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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07 12:30
노무현식 '한쪽서 먼저 양보'냐… 유시민식 '막판까지 버티기'냐
최문선기자 mo*****@hk.co.kr 입력시간 : 2012.11.07 02:38:06 수정시간 : 2012.11.07 02:38:06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룰 협상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어떤 모양새로 협상이 타결되느냐'이다. 예상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중 한 쪽이 선제적으로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협상이 조기에 판가름 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양측이 끝까지 대치하다 대선 후보 등록일(25, 26일)이 임박해서 가까스로 룰이 정해질 수도 있다.
전자의 경우는 2002년 노무현ㆍ정몽준 후보 단일화 때의 노 후보 식 '전략적 양보 모델'이다. 당시 11월 9일 협상이 시작된 이후 민주당 조직을 가진 노 후보는 경선 방식을, 여론조사에서 앞서 있던 정 후보는 여론조사 방식을 각각 주장해 한동안 평행선을 달렸다. 이에 노 후보는 11월 15일 'TV토론 후 여론조사' 방식을 전격 수용하는 승부수를 꺼냈다. 노 후보는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들에서 상승세를 타 곧 역전했고, 결국 정 후보를 누르고 단일 후보가 됐다.
문 후보와 안 후보 중 한 쪽도 여론조사 경선을 염두에 두고 노 전 대통령의 전략을 따를 가능성이 있다. 후보 단일화를 위해 통 크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는 쪽에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야권 지지층 및 새로운 정치를 원하는 중도층의 표심이 쏠릴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쪽이 큰 틀에서 양보한다고 해서 '룰의 전쟁'이 곧바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여론조사 문항과 조사 대상 등 구체적 룰을 놓고 줄다리기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2002년 당시에도 노 후보 측은 여론조사 문항 논란에선 끝까지 양보하지 않았다.
반면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도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만큼 양쪽이 양보 없는 샅바 싸움을 벌일 것이란 시나리오도 있다. 이는 2010년 6ㆍ2 지방선거에서 김진표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경기지사 야권 단일 후보를 차지했던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 식의 '버티기 모델'이다. 유 후보는 인지도가 높은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룰을 관철시키기 위해 내내 강경한 입장을 취했고, 협상이 한 차례 결렬되기까지 했다. 당시 선거를 20일 앞두고 여론조사와 경선을 50%씩 반영하는 방식으로 단일 후보 선출 룰이 결정됐다. 그러나 시간이 부족해 경선이 현장투표가 아닌 전화설문으로 대체되면서 사실상 '여론조사 100%'룰이 됐다. 문 후보와 안 후보 측도 룰을 놓고 사사건건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협상이 지연되면 2010년과 마찬가지로 여론조사를 선호하는 안 후보에게 유리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