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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07 08:44
단일화 '맞불'이 초점인 박근혜의 '참 나쁜' 개헌 제안 | ||||||
4년 중임제 개헌 논의할 수도? 불안감 노출한 '꼼수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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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차후 논의로 끌 수 있을까? 6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발표한 ‘정치 개혁안’을 요약하면 이쯤 될 것이다. ‘단일화 회동’이 전격적으로 성사되며, 박 후보가 정치부심 준비해온 ‘정치개혁안’이 사실상 주목을 받기 어렵게 된 상황을 맞았다. 이날 박 후보는 '초점이 아니다'라고 밝혔던 ‘4년 중임제 개헌안’을 꺼내들었다.
지난 주말 박 후보는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정치 개혁안’ 구상에 몰두했다. 분초를 다투는 대선 후보의 일정을 감안할 때,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여백을 두고 여의도 일각에서는 ‘박 후보가 4년 중임제 개헌론을 던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단일화 논의를 잠재우기 위해선 그보다 더 큰 카드를 던질 수밖에 없고, 이에 상응하는 수준은 4년 중임제 개헌론뿐이라는 논리적 연결이었다. 하지만 5일 낮까지만 하더라도 새누리당의 입장은 “정치 개혁안에 개헌론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었다. 불과, 5년 전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제안에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화답했던 박 후보의 전력을 감안할 때, 아무리 급하더라도 ‘개헌론’은 부담스런 주장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불과 반나절 만에 상황은 급변했다. 박 후보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정치개혁안이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회동에 완전히 묻혀버릴 위기에 처한 것이다. 애초 최종 공약 발표일인 10일 이후에나 단일화 협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던 안철수 후보가 전격적으로 ‘단일화 회동’을 제안하고 이에 문재인 후보가 적극적인 ‘화답’ 의사를 밝히며 하루 만에 회동 시간이 확정됐다. 박 후보 입장에서는 준비할 시간도 없이 사실상 대선 논의의 ‘블랙홀’이 될 단일화 논의에 무방비 상태에서 빨려 들어가 버리게 된 셈이다. 이에 부랴부랴 박 후보는 ‘4년 중임제 개헌안’을 꺼내들었다. 여론의 관심이 야권의 두 후보에게 집중되는 상황을 최대한 지연해보겠단 전략적 판단이자 의지적 주장로 판단된다. 하지만 밀도가 떨어진다. 박 후보는 "집권 후 4년 중임제와 국민의 생존권적 기본권 강화 등을 포함한 여러 과제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국민적인 공감대를 확보해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개헌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는데, 이건 하나마나 한 얘기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정치 쇄신에 대한 후보 본인의 실행력이지, 집권 후 논의해보자는 맥 빠진 약속이 아니다. 박 후보의 정치 개혁안은 ‘4년 중임제 개헌안’이 필요하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렇지 않다는 것인지를 알 수 없는 ‘맹탕’일 뿐이다. 박 후보는 정치 개혁안을 발표하기 하루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헌은 쇄신안의 초점이 아니다"고 했는데, 박 후보 말마따나 정말 초점이 어긋났다. 국민이 원하고 필요하면 개헌을 할 수도 있다는 박 후보의 ‘같기도 화법’은 그야말로 정략적이다. 오히려 관심을 모았던 ‘중앙당 폐지’ 같은 의제는 아예 포함되지도 않았다.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안대희 위원장은 “오늘 발표한 게 전부가 아니다”며 “여전히 숙고 중”이라고 말했는데, 이 말 자체가 박 후보의 당일 발표가 성급했고 성에 차지 않는다는 것을 웅변할 뿐이다. 박 후보가 그 밖에 발표한 내용은 문 후보나 안 후보가 발표한 내용에 미치지 못한다. 정치 쇄신안이라고 부르기엔 한참 부족한 의례적인 약속일 뿐이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안철수 후보를 "정치가 실망스럽다 해도 정치를 없앨 수는 없다"고 비판한 박 후보가 역설적이게도 안 후보보다도 더 ‘정당 정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단 사실을 드러냈단 점이다. 박 후보는 ’국회의원 후보 선출을 여야가 동시에 국민참여경선으로 하는 걸 법제화하겠다‘고 했다. 이걸 법제화 한다는 것 자체가 전혀 현실성이 없는 얘기다. 또한 당원제에 기반한 정당 정치의 원리를 무시하는 정치 개악적 발상의 다름 아니다. 정치를 강화하려면 진성 당원에 기반해 정당을 강화해야 하는데 박 후보의 방안은 정당의 권한을 사실상 해체해 '인기투표'에 맡기자는 것의 다름 아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선대위원장은 단일화 회동에 대해 “정치적 쇼이자 야합”이라고 단칼에 평가절하했다. 그런데 이 발언을 도로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에게 돌려줘야겠다. 개헌이 포함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박 후보의 정치 개혁안이야말로 단일화 이슈에 맞불을 놓겠다는 ‘꼼수’만 돋보이는 ‘정치적 쇼이자 야유’일 뿐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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