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 안철수 vs 다윗 문재인
글쓴이 : 그래도희망/ 날짜 : 2012-11-05 (월) 22:36
일차전은 끝났다. 서로를 의심해 가는 과정이 이쯤에서 끝난 건 다행이다. 일차전이 끝난 건 나름대로 의미있다. 가장 큰 불확실성이 제거된 소득도 있고, 상대의 맷집과 공격방식을 탐색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있었다. 손실도 있었다. 서로 상당한 내상을 입었다. 그 중 가장 큰 내상은 스스로에 대한 인격적 편협함이다.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우리는 간절하기 때문에, 그들은 미숙하기 때문에 생긴 어쩔 수 없는 상처이다. 서로 인정할 건 인정하고 다음 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모두들 정신챙기자. 이겨야 하지 않겠는가!! 실력과 자격이 있는 사람이 이기는 건 “사람사는 세상”의 기본 중에 기본 아니겠는가!!
일차전 소고
1. 아주 전략적인 안캠과 아주 간절한 문캠
여기서 “전략적”이란 말은 부정적이 아니다. 부정적은 아닌데 기분은 더럽다. 어쩔수 없다.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 나의 입장이 “간절해서” 생긴 더러운 기분이다. 안캠은 문캠보다 잘 조직화 되어있다. 그리고 상당히 노련하다. 그리고 민주당의 간접적 지원도 감지된다. 문캠은 반대다. 대부분의 스텝은 자신의 정치적 영달을 위해 움직인다. 자신의 후보의 장점이 뭔지, 또 어떤 점을 보완해줘야 하는지 신경쓰는 이들은 아무도 없다. 김부겸이든 박영선이든, 또 그 밖에 누구든 문재인을 위해 뛰지 않는다. 모든 인터뷰에서 “자신”을 먼저 앞세운다. 털끝만큼도 자신의 정치적 위상에 타격이 오는 어떤 책임도 지지않으려 한다. 486은 거의 쓰레기적 행태를 취한다. 문재인의 어떤 실질적 권한도 없는 비서진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마녀사냥하듯 날릴 때 정상적인 진용이라면 누군가 나서서 막아줘야 했다. 적어도 선거에서 자당의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를 바랫다면...
내가 민주당이 싫은 이유 중에 가장 큰 이유는 정말 치가 떨리도록 “얍삽하다는 거”다 이건 의리는 눈곱만큼도 없고 거기다가 실력도 없다는 거다. 사람들이 왜 민주당을 싫어하나!! 새누리당 지지자를 빼고는 대부분 이런 느낌 때문에 싫어할 거다...
이제야 하는 말이지만 안철수 출마이후 지금까지 내가 가장 싫었던건 민주당의 쓰레기들이다. 욕하면 안철수한테 붙어서 뭔 짓을 할지 몰라 참았지만 이제부턴 조준사격한다.
암튼 외형적 규모와는 정반대로 양쪽캠프의 전력은 문재인캠프가 훨씬 부족하다. 내부의 스텝이 문재인을 돕지않을뿐더러 자신의 정치적 이익만 추구한다. 스발**들... 변하지도 않는다. 10년전이나 지금이나..
2. 불명확한 미래와 레벨업된 현재
안철수캠은 스스로를 미래로 상징화하려는 듯하다. 좋은 태도이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그들이 보여준 어떤 현재의 업적도 없다. 기존 정치세력이 잘못해서 만들어진 공간이라고는 하지만 그들이 그곳을 점유할 어떤 근거도 없다. 쿠데타를 제외하고 정치의 영역에 이런 방식으로 진입하는 경우는 없다. 정치의 영역뿐 아니라 사람사는 모든 영역에서 이런 경우는 없다. 구조적 모순이 상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의 시공간에서 일정부분 업적을 쌓고 그 업적을 바탕으로 미래를 이야기해야 한다. 어떤 업적도 쌓지 않고 기존의 판을 무조건적으로 비판해 들어오는 것은 포플리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문재인의 경우 김대중과 노무현의 업적과 한계를 체화한 상징이다. 그는 철저히 현재를 극복하고자 한다. 김대중의 부족한 점을 노무현이 극복했듯이, 노무현의 부족한 점 또한 극복하고자 한다. 그는 충분한 실력과 자격을 가졌다.
3. 뭐가 미래인가? 그리고 뭐가 미래세력인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구체적인 몇몇 바로미터를 제시해 보자
정의=도덕적 삶
안철수의 말대로 “정의로운 사회”의 관점을 개인에게 투영하면 “도덕성”이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문재인이 너무 깨끗해서 문제라고만 하지 않는다면 문재인은 안철수의 도덕성에 비길바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사는 사람은 모두 잘 알 것이다. 부모가 힘들게 살면 스스로 법지키며 살기가 얼마나 힘든지... 안철수에 비해 문재인은 스스로 도덕성을 유지하기가 훨씬 힘든 위치에서 성장했다. 그럼에도 안철수보다 훨씬 도덕적으로 우월한 삶을 살았다. 안철수의 도덕성도 나는 아주 높게 평가한다. 안철수가 이룬 사회적 업적에 비하면 그는 아주 우월한 도덕성을 견지했다. 인정한다. 하지만 문재인의 그것과 비교하면 사실 좀 그렇지 않은가? 안철수가 이룬 도덕성은 지도자로써 “그나마” 인정해 줄 수 있는 정도이다.
문재인은 “그이상”은 없을 정도이다. 적어도 미래세력이라고 하면 이정도 도덕성은 견지해야하지 않는가?
미래의 두 번째 바로미터는 “실력”일 것이다.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참여정부의 거의 모든 정책들은 정책입안 당시 각각의 정책 지지율이 대부분 60%가 넘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정책은 성공적으로 안착하였다. 안 믿기면 찾아봐라.이명박과는 반대이다. 참여정부의 정책 중 이루지 못한 건 대부분 기득권의 저항에 의한 것들이었다. 이건 참여정부의 실력미숙이다. 훨씬 더 세련되게 훨씬 더 기술적으로 뚫어내야 하는 건데 이점은 아쉽다. 하지만 그 정책이 성공적으로 안착했던 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지 못해 중도에 포기했던 그 모든 것이 경험이다. 안철수가 나쁜 경험은 안하는게 좋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의도는 이해하나 적어도 정부를 이끄는 행정부의 수장이 되려고 하는 사람 입에서는 나오지 말아야 하는 소리다. 의사라서 잘 알 것 아닌가? 집도의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안철수 말대로라면 책 열심히 읽은 인턴이 대수술을 전담하는 것이 맞지 않은가?
“교수님... 그런 방식은 아닌 것 같아요,,, 책에 이렇게 써 있어요? 제가 실패한 경험도 없고하니 제가 할께요^^”
4. 골리앗 안철수 vs 다윗 문재인
안철수는 지금까지 보았던 어떤 정치세력보다 힘이 쌘 상징이다. 그를 둘러싼 집단은 정말 유복한 환경의 자녀들 같다. 부럽다. 폼나게 살수 있는 터전에서 스스로 삶을 선택하면서, 정말 꾸중물이 혼천지에 진동하는 정치판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스스로 정치에 가담하지 않고 “정치는 더러워” 이렇게 말해도 자신의 삶에는 별지장 없을 듯한 고귀한 사람들의 집단같다.
그들에겐 정치는 “사회적 책임”이자 “명예로운 시혜”이자 “즐거운 게임”이다. 존중한다. 미래에 정말 우리 자식시대에는 누구나 정치적 행위를 “사회적 책임”이자 “명예로운 시혜”이자 “즐거운 게임”으로 하는 시대가 오길 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누구는 평생을 학생운동으로 전과자로 인권변호사로 목숨을 걸고 싸웠다. 또 누구는 죽을 고생을 다해 자신의 모든 것을 그 더러운 정치에 던졌고 그 엄청난 책무를 다하고도 자기의 고향에서 자신의 남은 삶을 던졌다. 누군가를 위해서... 안철수 같은 미래세력을 위해서...
문재인은 그냥 문재인이 아니다.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역사에, 시대에 던진 이들의 상징이다. 그 더럽다는 정치에 의미를 부여하고, 정말 최선을 정말 최선을 다해 살아온 이들의 상징이다. 안철수처럼 재미난 게임 즐기듯, 전략적으로, 내할것만 하면 된다는 쿨함을 가질수 없는 이유가 그들에겐 간절함이 있어서이다. 누군가 이 더럽하고 패대기치는 정치환경을 만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살고, 또 또 죽었기에...
나는 이겨야겠다. 난 문재인이 이기는 것이 정의로운 사회의 시작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