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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6 21:55
"중소상인을 경제질서의 중심에 놓는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협동조합법' 시행으로 소상인들의 공동 거래, 홍보, 협상 가능해져"
한종수(미디어콘텐츠 팀)
문재인 후보의 '골목상권 보호정책간담회' 장소는 서울의 대표적인 서민 밀집지역인 강북구 ***에 위치한 ‘만만한 카페’였다. 카페 앞에는 많은 지지자들과 기자들이 진을 쳤고 유대운 의원과 박용진 대변인 등 지역 정치인들이 후보를 맞이하기 위해 모여 있었다.
카페의 분위기는 특이했다. 칠판에 씌여있는 메뉴가 정겨웠고 인테리어도 동네 분위기처럼 서민적이지만 누추하지는 않았다. 특히 벽에 포스트 잇으로 만든 나무모양의 벽 장식은 담쟁이를 연상시켰다.
카페에 도착한 문 후보는 문 밖에서 간단한 인터뷰를 마치고 바로 웃옷을 벗고 주방에 들어가 대담자들의 커피를 손수 만들기 시작했다. 늘 그답게 진지하게 바리스타의 코치를 받으면서 꽤 오랜 시간을 들여 한 잔 한 잔 정성스럽게 커피를 만들었다. 누군가가 “처음 해보시는 거지요?”라고 묻자 바로 “예”라는 대답이 나왔다. 문후보는 그 커피를 직접 서빙했다.
추어탕 집 여사장님, 20년 넘게 동네서점을 운영하셨다는 할머님, 슈퍼마켓 사장님, 풀빵집 사장님 등 그야말로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는 분들이 손님으로 초대되었다.
5분 거리에 대형마트가 생겨 시장은 물론 식당까지 어렵다는 이야기부터 대자본의 강력한 힘을 도저히 당해낼 수 없다는 하소연이 이어졌다. 남편과 함께 서점을 운영하시는 할머님은 인터넷 서점과 스마트 폰 때문에 사전은 말 그대로 한 권도 못 팔고 주위 동네 서점은 모두 문을 닫았고 혼자 서점을 운영하고 계신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독서광이기도한 문 후보는 이 분의 말에 공감을 표하면서 예전에 지역 문화의 중심이었던 부산 서면의 동보서점이 문을 닫았을 때 무척 아쉬웠다는 기억을 털어놓았다 . 모두들 조금씩 사정은 달랐지만 생활비를 벌기도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어려운 것은 매한가지였다.
문 후보의 답변은 타운미팅 때처럼 거침이 없었다. 우선 과거에는 사업자라는 이유로 국가의 보호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발상을 전환해 피폐해진 영세 자영업자들을 사회안전망안에포함시켜야 한다는 거대 담론부터 휴일 영업에 대한 과징금을 수입의 몇 배 수준으로 물려야 한다는 구체적인 정책대안까지 내놓았다. 대형유통업체의 입점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고, 독일처럼 주변 재래시장과 골목상권에 대한 매출영향평가를 받도록 해서 그 결과에 따라서 허가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못 박았다.
뿐만 아니라 소상인들의 자구 노력도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연말부터 협동조합법이 시행되면 모든 형태의 협동조합이 가능함을 설명하면서 소상인들끼리 협동조합을 만들어 공동 거래도 할 수 있고, 혼자서 하기 힘든 전자상거래나 홍보도 공동으로 할 수 있고, 신용카드 수수료 협상 등도 공동으로 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론은 중소 상인들, 골목 상권들을 경제질서의 중심에 놓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복지 차원이 아니라 그들을 중심에 놓아야 중산층, 서민들의 소득이 높아지고, 소득이 높아져야 소비능력이 커지므로 그만큼 소비가 진작되고 내수경제가 살아나는 선순환이 작동된다는 이야기였다. 이는 개인적인 주장만은 아니고, 다보스포럼이나 OECD경제이사회에서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문 후보는 포용적 성장을 가장 중요한 성장방안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우리 사회와 국가가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이를 이루기 위해 다함께 노력하자고 대화를 마무리 했다.
소상인들은 후보의 시원시원한 답변에 만족했고 특히 서민들의 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꼭 대통령이 되시라는 덕담으로 문후보를 배웅했다.
출처/ http://www.moonjaein.com/with/2695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