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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먼저, 임으로 해서 그 나라 사람 모두가 잘 살고 행복한 나라 이야기

댓글 2 추천 6 리트윗 0 조회 158 2012.10.15 22:07

 

‘사람이 먼저이다’라는 말이 대선 후보에게 나왔다는 것에 반가운 김에 몇 마디 덧붙이고 싶다. ‘사람이 먼저이다’를 받아들이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가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눈앞에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민주화’라고 하지만 ‘사람이 먼저이다’를 출발점으로 삼는 경우와 사람을 이야기 하지 얺고 구호로만 경제민주화를 이야기 하게 되면 현실에서는 많은 차이가 나게 된다.

 

전 세계가 월스트리트 발 금융위기에 크게 당황해 하고 있던 2009년 3월 22일 노키 아 회장이자 로열 더치 쉘 회장인 요르마 올릴라는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북구 국가들의 정치 사회 경제 모델이 자본주의의 새로운 미래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왜 그는 북구 국가들에게서 자본주의의 새로운 미래, 자본주의 이후의 자본주의를 발견한다고 하고 있었던 것일까? 북구 국가들의 강한 인간자본과 사회자본의 힘이 자연자본과 화폐자본 이상으로 얼마만큼 한 나라 경제를 강하게 하고 있는가를 확인한 데에 따른 것이다.

 

덴마크의 예를 들어보자. 덴마크 인들은 좌우 할 것 없이 평등(equality)과 현대성(modernity)을 동일시하고 있다. 평등하지 않으면 현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불평등은 곧 후진성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들이 불평등을 특징으로 하는 자유시장경제의 앵글로 색슨 모델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들은 그들의 길을 걷고 있다. 이것이 그들의 정치문화토양이다. 이 토양 위에서 그들은 사람의 자질을 다른 무엇보다 우위에 두고, 인간자본에 대한 투자를 끊임없이 늘리고 있다.

 

그래서 덴마크의 작은 시골마을 사람들까지 교양인의 얼굴을 하고 있으며, 지방도시의 기차역 신문 판매대에는 미국이나 영국 대학의 구내 서점에서 팔리고 있는 책들이 진열되어 있다. 사람의 자질, 국민의 마음속에서 성장과 발전의 원동력을 그들은 찾고 있는 것이다. 국민 모두가 스스로 만족해하는 교육을 받고, 스스로 만족해하는 직업을 갖는 것은 그 자신만을 위해서만이 아니고 국가와 사회 전체를 위해서도 유익한 일로 본다. 여기에 국가와 국민간의 기본관계가 설정된다. 그리고 고용자와 피고용자, 기업과 노동조합이 동반자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노동자가 자기에게 맡겨진 일을 다 할 때 이는 노동자 자신과 노동조합만이 아니라 사회 파트너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으로 본다. 노동윤리가 노동의 질에 그대로 반영되며, 평등에의 욕구가 사회개발의 중심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사회 파트너 모두가 인정한다. 사람이 먼저이며, 사람을 최고의 자산으로 여기는 정치문화 토양 위에 그들의 삶의 방식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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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법 제도 형식으로서의 민주주의가 아닌 생활 속에서의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있다. 이때 그들의 현실을 꿰뚫고 있는 것이 휴머니티이다. 무엇이 휴머니티인가? 타인에 대한 존중과 평등의 권리, 자유와 책임, 자기 결정권을 인정하는 것이 휴머니티이다. 교육과 직업훈련, 직업선택에 있어서 휴머니티의 원칙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자본주의의 앵글로 색슨 모델이 부자 감세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면 부자 증세와 인간 자본에 대한 높은 투자가 북구 자본주의의 특징이다. 그들 사회에는 연대의 원칙이 관통하고 있고, 내부 장벽이 없다. 그들은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자, 넘어진 자가 내미는 손길을 뿌리치는 자를 경계한다. 우승열패의 세계관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도 그들의 기업들은 역동적이며, 금융시장은 깨끗하고 투명하다. 국제 투기자본이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08년 반부패지수(Transprency International, 2008 Corruption Perception Index)에서 스웨덴, 뉴질랜드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부패가 없는 나라로 조사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행복하고 평화롭다. 국민건강과 복지, 교육 상태에 근거하여 도출한 ‘2006년-2008년 행복지수’(ABC News, The Geography of Happiness)에서 세계 1위이며, 2008년 ‘글로벌 평화지수’(Global Peace Index)에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평화로운 땅으로 기록되고 있다.

 

자본주의라고 해서 다 같지가 않고, 시장경제라고 해서 다 같지가 않은 것이다. 정치문화 토양과 정치 지형에 따라 시장경제가 서로 다른 내용과 형식을 갖고 있고, 이에 따라 국가와 시장, 시민사회 간의 관계 또한 서로 다르게 설정되고 있다. 덴마크는 물론 선진 자본주의 국가이고, 자유 민주주의 국가이다. 그렇다면 사고방식과 삶의 방식은 우리와 비교하여 양의 차이는 몰라도 질적 차이는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우리가 나쁜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그곳에서는 좋은 것으로 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강한 노동조합과 세금 많이 내는 것을 나쁜 것으로 치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그곳의 노동조합은 아주 강하고, 세금을 아주 많이 낸다. 조세 부담률이 거의 50%에 달한다. 번 돈의 절반을 세금으로 낸다는 말이다. 조세 부담률이 우리나라는 19.3%(2010),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은 26.6%(2008)이다. 덴마크는 조세 부담률이 높을뿐더러 누진세제이다. 누진세제라는 것은 소득이 높을수록 세율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조세 부담률이 높고, 노동조합이 강하면 당연히 기업 환경이 나쁜 나라거니 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덴마크는 그런 인식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 경제금융 주간지 포브스가 2009년 3월 발표한 기업하기 좋은 나라 순위에서 덴마크가 2008년에 이어 세계 1위이다. 한국은 29위이다. 여기서 그들의 말은 벽에 부딪친다.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덴마크 사람들은 소득의 거의 절반을 세금으로 낸다. 그러나 그들은 거의 완벽할 정도의 의료보험과 육아지원, 무상교육, 노후생활을 보장받고 있다. 그들의 국제 경쟁력 또한 낮은 것이 아니라 아주 높다. 다보스 포럼이 발표하는 글로벌 경쟁력 지수에서 덴마크는 미국과 스위스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들의 노조는 강하고, 조세 부담률은 높은 반면 무역장벽은 아주 낮으며, 기업들의 해외 아웃소싱을 수용한다. 아웃소싱을 함으로써 그들의 기업들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면 국가 경쟁력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본다. 말하자면 단순 노동의 부품 생산은 중국이나 동유럽 국가 등 저임금 국가 노동자들에게 넘겨주고, 그들 노동자들은 지식 기반의 엔지니어링이나 산업 디자인과 같은 고부가가치 창출에 자신들의 노동력을 집중한다는 것이다.

 

덴마크 노조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지지하면서 권리에는 의무가 따른다는 것을 인정한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덴마크 노동시장의 유연성에 대해 자주 말한다. 덴마크가 작지만 강한 나라인 것은 사용자가 언제든지 노동자를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정말 사실과 다르다. 기업의 해고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 법 조항은 어디에도 없다. 그들의 노사관계는 법이 아니라 노사 간의 자율에 의존한다. 기업의 해고 권리는 법에 의해서가 아니라 노사 간의 단체협약에 따른 것이다. 단체협약 조항만 보면 사용자는 오늘 노동자를 불러 내일부터 회사에 나오지 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체협약에는 사용자의 해고의 권리와 함께 해고 사유와 절차가 규정되어 있다. 노동조합과 협의하지 않거나 합의가 없는 해고는 있을 수 없다. 그래서 그들 노동시장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유연성(flexibility)을 특징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유연 안전성(flexicurity)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유연하나 기본적으로 인간안보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실업기금이 있어 실업자가 되어도 생계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실업 중 국가와 노동조합이 재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실업수당과 임금 보조, 직업 재교육에 국내총생산(GDP)의 4%를 지출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이 비율은 0.3%에 불과하다. 재교육을 통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익히고 숙련도를 높여 다른 일자리를 구한다. 실업자가 되어도 기업별 노조가 아니었기 때문에 노조원의 자격은 유지되고, 사회보장 혜택도 그대로 받는다. 그래서 해고와 실업에 대한 공포가 없다. 그들의 직업 재교육 시스템은 세계에서 가장 창조적이며, 그들의 실업수당은 평시 봉급의 90% 이상에 달한다.

 

그들의 실업률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편인 2.8%이고, 노동자들의 임금은OECD 평균 수준보다 70%가 높다. 2008년 추정 1인당 명목상 국내총생산(GDP)은 62,625 달러로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보다 높을뿐더러 미국보다는 20%가 높으며, 지니 계수는 세계 최저의 24.7이다. 이는 전체 가계 지출비 중 식품비 지출에 나가는 돈이 그만큼 적다는 뜻이자 문화와 교육 등 그 밖에 지출되는 돈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그들만의 비밀 방정식이라고 있는 것인가? 그렇지 않고서야 우리가 알고 있는 정답과는 전혀 다른 길을 가면서도 우리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번영과 안녕을 어떻게 누릴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 비밀 방정식의 해법 찾기에 나섰고, 해법을 찾아냈다. 찾고 보니 그 해법은 먼 곳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었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것이다. 인간자본과 사회자본 강화가 비결이었다. 다시 말해 사회가 튼튼하고 건강하며, 사람도 튼튼하고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갖고 있을 때 그 나라 경제도 튼튼하고 건강해진다는 지극히 소박한 진리 속에 그 비밀 방정식의 해법이 있었던 것이다. 인간자본과 사회자본의 힘을 강화시키는 것이 만남과 참여이다. 만남과 참여 속에서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고, 인간의 능동성이 강화되며, 내 안에 잠들어 있던 모든 능력들이 개발되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이다.

 

이정옥[대구가톡릭대학 사회학과 교수]

 

출처/ http://www.moonjaein.com/ivy_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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