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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0 21:42
최지현 기자 cj*@vop.co.kr
입력 2012-12-20 17:16:37수정 2012-12-20 18:06:51
ⓒ양지웅 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캠프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해 자원봉사자들의 소감을 듣고 있다.
18대 대선에서 낙선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캠프의 해단식은 눈물바다가 됐다. 캠프 간부들을 비롯한 지지자들은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끝내 감추지 못했다.
문 후보 캠프는 투표 바로 다음 날인 20일 오후 영등포 당사에서 문 후보와 선대위 관계자들, 지지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해단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 후보는 "개인적으론 참 힘들 때도 있었지만 캠프 덕분에 늘 행복했다. 그 덕분에 제가 부족한데도 훨씬 잘 할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그는 "사실 제가 캠프에는 '고맙다'는 인사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해냈다'는 보람을 드려야 하는 건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며 "특히 선거 막판에는 분위기도 놀라울 정도로 좋아졌고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그런 결과가 나타났기 때문에 더 기대를 했다가 그만큼 아쉬움이 더 클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전적으로 제가 부족했기 때문이지 우리 선대위의 부족함 때문에 그런 것은 전혀 아닌 것 같다"며 "오히려 선대위는 정말 잘해주었고, 결과만 보더라도 정말 엄청난 성과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투표율도 정말 더 이상 높을 수 없을 정도로 최대한 끌어올렸다. 그리고 그동안 받아왔던 지지보다 훨씬 많은 1460만 표를 받아냈다"면서 "그것은 전적으로 우리 선대위가 정말 크게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해도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들은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 우리의 희망, 새로운 출발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는 다만 "우리가 그렇게 많은 노력 기울였고 성과도 있었지만 여전히 결과는 1% 부족했다"면서 " 우리가 노력하는 동안 저쪽도 우리 못지 않게 노력했고, 결국 1% 부족한 차이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그 부분을 우리가 어떻게 성찰하고 앞으로 해결해 나갈지, 그것이 우리의 과제인 것 같다"며 "후보의 부족함 외에 우리에게 부족한 게 무엇인지, 그게 친노의 한계일 수도 있고 민주당의 한계일 수도 있다"고 털어놨다.
또 "우리가 우리 진영의 논리에 갇혀서 중간층의 지지를 좀 더 받아내고 확장해나가는데 부족함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여전히 바닥 조직에서는 부족하고 빈팀이 많아 공중전에 의존하는 우리 역량의 한계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이런 부분들을 제대로 성찰해내고 거기에 대해서 해결해나간다면 이번 선거 패배야 말로 오히려 새로운 희망의 출발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자평해 본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새로운 정치, 새로운 시대를 제가 직접 만들어 보겠다고 생각했던 꿈은 끝이 났다"며 "(그러나) 민주당은 더 발전해서 다음 정부 국정에 협조하면서도 오만이나 독선을 견제하면서 다음에는 보다 더 좋은 후보와 함께 세 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 내는 일을 반드시 성취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후보는 "그렇게 개인적인 꿈은 접지만, 민주당과 함께 했던 시민사회, 국민연대 등 전체가 더 역량을 키워나가는 노력들을 앞으로 하게 된다면 저도 거기에 늘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캠프의 좌장을 맡았던 정세균 상임고문은 "문 후보를 18대 대통령으로 만들어서 더 좋은 대한민국으로 가고 싶었는데 저희들 힘이 부족해 성공하지 못해서 후보에게 송구하다"면서 "정말 많은 국민들께서 문 후보를 지지하고 성원해주셨는데 저희들이 승리로 만들어내지 못해서 참으로 큰 죄를 지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거는 끝났지만 지금부터 새로운 시작이 펼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정말 좋은 정치로 국민의 민생을 돌보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역할을 새로 시작하는 책무가 오늘 이 자리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고문은 "비록 우리가 집권하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 문 후보를 통해 국민에게 드린 약속은 잘 실천해나가는 노력이 꼭 있어야 한다"면서 "새로운 정치, 국민이 기대하는 정치를 민주당이 앞장서서 해나갈 것이고, 그렇게 하다보면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 후보 캠프에서 선거운동을 도운 자원봉사자들이 소회를 밝혔다. 해단식에 모인 본부장급 간부들을 비롯한 캠프 관계자와 지지자들은 곳곳에서 눈물을 훔쳤고, 박영선·김부겸 선대본부장 등은 참석자들에게 "죄송하다"며 인사를 건넸다.
문 후보는 해단식을 마친 뒤 선대위 간부들을 격려하고 지지자들을 다독였다. 그리고 나서 그는 지지자들의 응원을 받으며 곧바로 당사를 떠났다.
ⓒ양지웅 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캠프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해 정동영 상임고문과 악수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캠프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마친뒤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위로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캠프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마치고 차량으로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