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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슬렁슬렁 주말걸봉

댓글 19 추천 6 리트윗 0 조회 455 2013.03.23 21:04

일산지역이 개발되기 10여년 전에 그곳에서 교회를 찾은 적이 있습니다.
막 분당되어 퀀셋으로 된 가건물이었는데 밭 한가운데에 동그마니 세워져 있었고.
미사시간은 오전이었는데 당시 근본주의자 수준의 믿음으로 무장된 이 사람
훨씬 일찍 교회를 찾아 아무에게나 인사와 기도를 하고 다녔었을 겁니다.

 

문득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 싱그런 아침 햇살과 안개가 춤추는 들판에
사람들의 모습이 여기저기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합디다.
혼자 또는 부부인 듯 팔짱을 끼고, 아이를 업거나 손을 잡고
뛰어오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느릿느릿 또는 꾸부정한 어른들도 있고
고요한 교외의 들판 위에 홀로 서있는 교회를 향해 미사시간에 맞춰
엷은 안개를 사각사각 제치며 사방에서 나타나기 시작하는 풍경
만종(晩鐘)의 기도만큼 가슴 벅차고 렘브란트의 빛보다 큰 울림이었던
그 광경은 여전히 한 편의 파노라마로 마음속에 새겨져 있습니다.

 

작년 여름부터 계단을 올라갈 때 왼쪽 무릎에 미세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그후 등산을 할 때는 반드시 무릎보호대를 차고 스틱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4주기를 앞두고 나무숲산님이 다시 마라톤 하프에 도전하고
알흠다운 한 여성 회원님이 감히 15킬로에 도전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마음과 육체가 서로의 처지를 위로하고 이해하는 이 중늙은이
제멋대로 가을을 준비하는 요 육신을 위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의미 있고 보람된 혼자만의 방식으로 의식을 거행하고 싶었습니다.

 

통으로 날짜를 잡기도 그래서 여유가 되는 대로 공휴일이나 주말에
몸 상하지 않으면서 맛집도 만나면서 낭만 있는 걸봉을 하자고.
2월 중순부터 나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백두대간 종주하듯
가다가 집에 오고, 다시 간 지점까지 또는 그 비슷한 지점까지 가서
걷다가 다시 전철 타고 집에 오고 그렇게.
전체 코스를 확정한 것도 아니고 목적지로 봉하만 확정해 놓았지요.
한 주 걸을 구간만 그때그때 정해놓고 하고 있습니다.

일이 생겨 다 못 할 수도 있겠지요. 괘념하지 않으려고요.
마감일을 맞추면 좋겠지만 4주기에 맞추려 무리하지 않으면서 말입니다.

공휴일 하루를 걷다보면 이게 뭔 짓? 묻게 되고
그러면 자연히 우리 노짱님 생각이 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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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9일

 

집에서 도곡역까지 일직선으로 도로를 따라 걸었다. 지갑을 놓고 오는 바람에 왕복으로 6.2km가 되었다. 운동화를 신고 편안한 마음으로 한 시간 정도 강남의 야경을 즐겼다.

 

 

한티역과 선릉역 사이에 있는 한 아파트 구내에 있는 조각상이다. 자전거는 보통 1인용 아니면 2인용으로 알고 있는데 이 건 3인용이다. 짐칸용이다. 엄마의 앉은키 높이로 상품 보따리가 한가득 앉아 있다. 동네 모백화점에서 이 아파트에 기증한 것은 아닐까. 정원 공간에 여유만 있었다면 승용차가 올라가 있었을 텐데 백화점 측에서 얼마나 서운했을까. 딸내미는 무동 태우고 환호하는 아내의 방향타 노릇을 하는 터보엔진 아빠의 뒷모습에서 자신감이 넘친다. 우리 가족을 위해서라면야 ~ 으싸.

 

 

타워펠리스 2차의 위용이다. 오후 8시도 안 된 시간인데 도로에는 사람 한 명 보이지 않는다. 이 길을 사이에 두고 중대부고와 단대부고 등 고등학교가 있지만 보도 폭은 딱 2인용으로 만들어놓았다. 대신 도로는 시원하게 뻥 뚫린 왕복 6차선이다. 아이들은 어디에서 군것질을 할까. 아파트 왕국은 대낮의 당당함과 밤의 위용 중 어느 모습이 더 뽀대나게 위엄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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