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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9 09:18
2040세대 나꼼수 역풍, 분노의 총선 투표 나서는 이유
어제 '나는 꼼수다(나꼼수)'가 대번개 모임이 공지되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야말로 '우발적' 번개였지요. 시사인 주진우 기자가 자신의 트위터에 "우발적으로 집결하라! 4월8일 오후 4시11분. 서울광장. 나꼼수 삼두노출 대번개"라는 글을 올리자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이날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는 '나꼼수 삼두노출' '새누리당 환생경제' 등 단어가 상위권에 랭크됐습니다. 그리고 오후 2시, 벌써부터 서울광장 잔디밭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지요. 오후 4시경이 되자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수는 무려 1만명을 훌쩍 넘겼습니다.
여기서 '삼두노출'이란 '나꼼수 멤버 세 명이 머리를 내밀고 하는 카퍼레이드'를 뜻하는 용어이지요. 현재 이명박 대통령의 과거 BBK 사건 폭로로 감옥에 수감 중인 정봉주 전 의원을 제외한 김어준 주진우 김용민이 총출동하는 셈이지요. 더욱이 김용민이 막말 논란 이후 등장하는 터라 더욱 관심이 높았습니다.
그리고 나꼼수의 삼두노출이 깜짝 이벤트가 시작됐습니다. 이는 새누리당 박근혜와 손수조의 카퍼레이드 불법 선거운동 논란을 패러디한 것이지요. 지난 3월 13일 부산 사상구의 손수조 후보가 박근혜 새누리당 위원장과 함께 자동차로 이동 중 선루프로 머리와 몸을 내밀고 군중들을 향해 손을 흔든 것이 발단이 됐습니다. 당시 선관위는 "인파가 몰려들어 어쩔 수 없이 인사한 것이라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해석했지만 나꼼수는 "미리 준비된 것이다. 쌍두노출 프로젝트"라고 비판한 바 있었습니다.
드디어 4·11 총선을 상징하는 4시 11분이 되자 김어준 총수과 주진우 기자, 그리고 김용민 후보가 자동차를 타고 서울광장에 나타났습니다. 나꼼수 3명은 정봉주 전 의원의 대형 사진을 들고 함께 했지요. 이어 김어준과 주진우는 아예 선루프 밖으로 나와 자동차 위에 올라서며 '쌍두노출' 퍼포먼스를 패러디했습니다. 다만 차량 조수석에 앉아있던 김용민은 선거법 논란을 의식한 듯 차량이 멈춘 후 머리를 살짝 내밀었지요.
이날 하이라이트는 '조!' 퍼포먼스였습니다. 나꼼수는 "이번 선거는 민주당을 위한 선거도 아니고, 통합진보당을 위한 선거도 아니고, 나꼼수를 위한 선거도 아니다. 이 선거는 우리들을 위한 선거다. MB정권 하에서 우리들을 못살게 괴롭힌 모든 사람에게 외친다."라고 말했지요. "조!" 8일 오후 5시 정각, 약 1만명의 시민들이 서울광장에 일제히 엎드리면서 "조!"를 외쳤습니다. 그중 일부는 자리에서 일어나 하늘을 향해 두 손을 활짝 폈지요. 공중에서 보면 '조'자가 그려지는 장면입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순식간에 모여 감동적인 플래시몹을 연출한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조!' 퍼포먼스가 진행되는 동안 배경음악으로 퀸(Queen)의 'We Are The Champions'가 울려퍼졌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박수와 환호를 보냈지요. 이 장면을 본 김용민 후보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마이크도 사양하며 눈물만 흘렸지요. 8년전 막말 발언을 끄집어낸 새누리당과 사익언론들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던 터라 김용민은 이날이 서럽고도 감격스러웠겠지요.
이날 나꼼수는 "(4월 11일은) 4년 안락하게 지내며 민생을 파탄시킨 당과 정부를 심판하는 날이지 김용민을 심판하는 날이 아니다"고 MB정권 심판론을 강조했습니다. 주진우 기자는 "가카가 김용민의 뒤에 숨었다. 찾아달라. 선거일은 '가카 데이'라는 사실을 기억해달라. (MB는) 친인척 측근 다 감방에 보내고 이상득씨는 감옥이 눈앞에 있을 정도로 심판해달라고 하는 상황이다. 가카를 숨긴 세력에게 여러분들이 민주주의를 얼마나 갈망하는지, 시민의식이 얼마나 높은지 보여달라"라고 말했습니다.
김어준은 "김용민이 사찰을 했나? 4대강을 만들었나? 이렇게 모여 꼭 투표를 하자고 외칠만큼 잘못했나?"라고 반문한 후 "4월 11은 김용민이 아닌 가카데이다. 김용민에 대한 심판은 노원주민들이 하고, 우리는 가카를 심판하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김어준은 "투표율 70%면 세상이 바뀐다. 70%가 되려면 옆 사람을 때려서 (투표장에) 끌고 가야 한다"며 투표를 독려했습니다.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이번 선거는 민주당이나 통합진보당, 나꼼수를 위한 게 아니라 나와 여러분 우리 모두를 위한 선거다. 우리가 이 자리에 왜 왔는지, 선거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4.11 총선에서 시민들이 권력에 대항하는 투표에 나서는 이유이겠지요. 이러한 분위기는 나꼼수 대번개 이후 '개념찬 콘서트 바람'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저녁 7시가 되자 서울광장은 2만명이 넘는 시민들로 가득 찬 상태였습니다. 미국 현재 순회 공연 중인 김제동은 영상 메시지로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했지요. 김제동은 "권력이 국민을 사찰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권력을 사찰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투표를 통해 저들에게 알려주자."라며 투표 참여를 호소했지요.
이날 김제동은 "투표율 65%를 넘으면 상반신을 완전히 공개하겠다"는 깜짝 선언도 했습니다. 그리고 김제동은 "투표율 70%를 넘으면 권력이 70%의 국민을 두려워하게 되고, 80%를 넘기면 80%의 국민을 두려워하게 된다. 또 90%를 넘으면 국민이 직접 정치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제동은 총선의 의미에 대해 "4월 11일은 이 나라의 주인이 국민임을 선포하는 날이다. 당당한 주인이 돼서 다시 만나자"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투표는 곧 민주주의 대한민국 주인인 국민의 책임인 셈이지요.
이러한 투표 독려는 가수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밴드 '뜨거운 감자'의 김C는 "국민들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의 현실을 돌아 볼때 부끄러운 말이다. 투표는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야만의 시대를 투표로 응징할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했습니다. YB밴드의 윤도현도 노래를 부르 던 중 "투표하십시오!" "투표해서 착한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세상 만들어 봅시다"라고 투표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나꼼수 대번개의 열기는 오프라인 현장 뿐만 아니라 트위터를 비롯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도 뜨거웠습니다. 실시간으로 현장 분위기가 올라오는 동안 트위터에는 '반드시 투표하자'는 글들이 폭발했습니다. 특히나 20대 30대 40대 세대를 아우르는 '2040 세대'의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김용민 막말이 공개된 직후 애매한 분위기와 비교해 2040 세대는 엄청난 분노로 들끓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2040대의 투표 참여 분위기는 새누리당과 조중동을 비롯 기존 기득권 사익언론들의 무리수가 결정적 작용을 했습니다. 김용민의 '사생팬'이라는 조롱을 받는 새누리당과 조중동이 연일 김용민 공격에 나서자 2040세대는 '너무 심한 것 아니냐'라는 반응이 생겼습니다. 2040세대의 역풍이 시작된 것이지요. 서울 강북 변두리 노원 지역구 후보에 불과한 이른바 '시사돼지' 김용민은 이명박근혜에 버금가는 대권반열에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다시 지지율이 급상승했습니다.
더욱이, 김용민 막말 동영상의 출처가 새누리당 이노근 후보측에서 익명을 빙자해악의적으로 편집해 제공된 사실이 알려지며 분노는 더욱 커졌습니다. 또 그 당시 막말은 8년전 서른 살의 김용민이 성인방송에서 한 이야기에 국한되고, 당시 미군이 이라크전의 포로들을 비참하고 야만적으로 성적 학대한 범죄 만행 사실에 분노한 발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여론은 김용민 옹호론으로 급변했습니다. 당시 미군은 이라크 여성포로를 하루에 17차례 강간하고 네 자녀의 어머니를 그녀의 남편앞에서 강간해 자살케 하는 등 잔혹했습니다. 2040세대는 동영상을 편집해 일반 포털에 유포한 새누리당과 이를 확대재생산해 십자포화 공격에 가담한 조중동을 비난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나꼼수 열혈 팬들도 분노했습니다.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를 시청한 국민은 1천만명이 넘습니다. 나꼼수는 주로 2040세대가 주요 시청자층입니다. 영상도 없는 라디오 방송이 이토록 인기를 끈 것은 기존 언론이 다루지 못하는 시사 문제를 시원시원하게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주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현 정권은 정봉주 전 의원을 구속시키고 주진우 기자를 고소하는 등 온갖 박해를 해왔습니다. 2040 세대는 분노의 게이지를 높여왔는데 김용민 사건으로 폭발한 셈입니다.
결국 새누리당과 조중동은 자신들의 프레임에 빠져 엄청난 실수를 한 것입니다. 단순히 해프닝으로 끝날 김용민의 막말에 대한 새누리당과 기득권 언론의 집중 공격은 오히려 나꼼수와 2040세대라는 벌집을 건드린 것입니다. 어버이연합이 김용민 사무실을 습격해 욕설 난동을 피운 것도 문제였지요. 처음에는 김용민의 막말이 심했다고 판단했던 사람들도 이제는 김용민이 불쌍하다는 반응입니다. 그리고 새누리당(구 한나라당)이 8년전 노무현 대통령에게 '육시랄 놈' 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저질 변태 욕설로 일관했던 '환생경제' 연극을 분노했습니다. 그것도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작당해 벌인 일이었습니다.
트위터를 포함 인터넷에는 2040세대의 역풍이 강하게 불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네티즌은 트위터에서 "김제동에 대한 최고의 위로는 투표다. 김용민에 대한 최고의 응원은 투표다. 이명박에 대한 최고의 응징은 투표다. 조중동에 대한 최고의 복수는 투표다. 선관위에 대한 최고의 공격은 투표다."라고 현실을 직시하면 투표의 중요성을 밝혔습니다. 2040 세대는 투표로 이명박근혜 정권을 응징하자는 글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도를 넘는 네거티브 공격을 감행한 새누리당은 2040 세대의 역풍에 직면한 것이지요.
이번 총선은 구시대에 대한 새로운 시대의 심판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위원장은 미래를 이야기하면서도 투표 참여를 독려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젊은이들이 투표장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이야기하려면 젊은이들이 투표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과거 구시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기존 지지층인 노인들과 경상도 지역색 그리고 색깔론에 기대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지요. 미래와 희망을 이야기하려면 탈이념 탈지역주의 그리고 젊은이들을 향해야 하는데 말이지요.
과유불급의 이치입니다. 어떤 일도 지나치면 반드시 역효과, 즉 역풍이 일어나는 법입니다. 김용민과 나꼼수에 대한 기존 기득권 권력의 무차별적 파상 공세는 2040세대를 뭉치게 하고 투표로 응징하겠다는 분노로 나타났습니다. 단지 김용민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사악하고 비열한 권력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다짐입니다. 부끄럽지 않는 부모가 되지 위해 투표하겠다는 40대, 아이들에게 희망찬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투표하겠다는 30대, 그리고 상식이 통하는 희망의 세상을 염원하는 20대가 하나된 것입니다.
어쩌면 한 대 때려주기만 기다리는데 기득권 권력이 뭉둥이질을 해댄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미 그 변화는 예견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부재자 투표소가 3곳에 불과했던 대학가가 이번 18대 총선에서는 무려 29개 대학에 부재자 투표소가 설치될 정도였지요. 20대는 반값등록금 투쟁을 거치면서 정치권에 대한 분노가 투표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30대도 나꼼수의 50% 이상이 주시청자일 정도로 정치에 대해 관심을 높힌 상태입니다. 40대는 1987년 민주화 세대의 경험을 갖고 있어 다시 정의를 생각할 시기입니다.
그런데 아주 상식적인 투표 독려도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투표하라는 말도 곡해하는 기득권 세력이 있으니까요. 투표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당연한데 말입니다. 과연 우리가 민주주의 세상에 살고 있는지 자괴감을 갖게 합니다. 결국 이러한 사회 구조적 모순은 우리 모두가 스스로 투표 참여를 통해 바꿀 수 있겠지요. 우리는 현 정권의 경험에서 정치에 대한 혐오감이나 냉소주의는 곧 자기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백번 정치인 욕하는 것 보다 한번 투표하는 것이 더 낫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지요.
만약 투표율을 낮추려는 정당이 있다면 이는 민주주의를 하지 말자는 이야기입니다. 2040세대는 새로운 시대이고 미래입니다. 과거 구시대가 아닌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열어나가야 하는 것이지요. 도올 김용옥 선생은 투표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명료하죠.무조건 투표장으로 가야합니다. 전국민이 가야하고 특히 젊은 사람들이 사회의식 강하고, 그들이 역사의 물이 적게 들어서 이념적 편견이 적습니다. 그래서 이들이야 말로 모조리 19세 이상은 100%로 투표장에 가야한다. 왜냐면 그들이 투표장에 안가면 역사가 볼 게 없어요. 우리가 정치하는 건 미래 위한 거고, 그들 위한 건데 그들 스스로 정치에 주체 될 수 있는 권리, 의무를 포기한 건 인간이 되지 말자 이거야. 그러니까 반드시 투표장에 가라. 꼭 투표하세요."
내일 모레이면 4.11 총선 투표가 있는 날입니다. 구시대 구태 정치 행태를 바꾸고 새로운 변화로 만드는 힘은 바로 투표에 적극 참여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생전에 국민들에게 이야기했던 메시지를 다시 되새겨 봅니다. 4월 11일, 꼭 투표해 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주인이 되고, 역사의 주인공이 되어야 겠습니다. 특히 심판의 날을 기다려온 2040세대는 반드시 투표해야 겠습니다. 투표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니다.
"정치가 썩었다고 고개를 돌리지 마십시요. 낡은 정치를 새로운 정치로 바꾸는 힘은 국민 여러분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