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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1 20:59
먼저 이 땅에 방송 장악이란 반민주적 행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길게는 두 달째에 이른 MBC와 KBS, YTN 직원들의 파업이 좋은 결실을 거둬 하루 빨리 방송이 정상화되기를 간절하게 기원해 봅니다.
야권의 총선 패배로 퇴로가 차단된 최악의 상황이지만,
여러분이 없는 방송이란 대한민국 언론사의 치욕으로 기록될 것을 믿기에 저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MBC 뉴스데스크가 몰락한 관계로 어쩔 수 없이 KBS 9시 뉴스를 보는데,
재임 기간 중 잘한 일이라곤 아랫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기로 유명한 조현오 경찰청장 인터뷰가 나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인터뷰 내내 변명으로 일관했습니다.
태생이 그런 사람이려니..무시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습니다.
헌데, 그의 인터뷰를 특별 편성해 내보는 방송이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이고,
게다가 9시 뉴스라는 사실이 떠오르자..
이건 아니다, 이럴 수는 없는 일이다..하는 생각에 숨이 턱 막혔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보셨는지요?
이런 인터뷰가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의 메인뉴스에 나올 수 있다고 보십니까?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소리 소문없이 물러나도 모자란 인물을 공영방송인 KBS가 변명의 장을 만들어줘야 했었는지,
문대성이 논문 표절로 새누리당을 탈당한 소식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물론 MB의 낙하산 사장이 조직을 장악하고,
방송을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이건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십니까?
권불십년이라 했습니다.
그런데도 김인규와 그의 수하들은 보수 정권이 영원하리라 생각하는 것일까요?
방송의 역사에 그들의 이름이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않는 것일까요?
아니면, MBC사장 김재철처럼 아예 방송국을 통째로 말아먹을 심산인가요?
MB정부와 함께 물러나는 순간까지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겠다는 것일까요?
도대체 어떤 이익들을 챙겼고,
퇴임 후에 어떤 보상들이 남아 있기에 이러는 것일까요?
저도 작은 신문사의 기자 생활을 했고,
짧은 기간이나마 편집장도 해봐서 언론인의 사명의식에 대해서는 조금은 압니다.
그것은 양보할 수 없는 최후의 보루이자, 유일무이한 명예입니다.
언론인은 진실을 보도하겠다는 사명의식을 놓는 순간 죽은 목숨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얻은 방송사 신뢰도 1위의 영광은 어디에 버렸을까요?
갈수록 떨어지는 언론의 자유는 그 바닥이 어디일까요?
기자로서의, 저널리스트로서의 직업정신은 무엇과 바꿨을까요?
언론감시국 명단에 오른 대한민국 공영방송의 자존심과 명예는 언제쯤에야 돌아올 수 있을까요?
국민들은 언제 가야 제대로 된 뉴스를 볼 수 있을까요?
뉴스를 리셋해서 듣지 않아도 되는 날은 언제야 가능할까요?
뉴스를 타파해야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날들이 언제쯤이면 끝날 수 있을까요?
이문열이 문학작가로써 자연과 생명 파괴의 대명사로 등극한 4대강 공사를 찬양한 어제,
조현오 경찰총장 인터뷰를 내보낸 KBS 9뉴스를 보고 있는 오늘,
문학인의 본질과 언론 자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봅니다.
P.S. 늙은도령이란 닉네임으로 아고라에 올린 글입니다. 여기에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