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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식

명계남의 눈물, 안희정의 미소

2010.11.02





명계남, 여균동, 탁현민 3인방의 재기 넘치는 정치풍자 모노드라마 <아큐(阿Q), 어느 독재자의 고백>이 한달 간의 항해를 끝내고 10월 31일 잠시 정박을 위해 닻을 내렸다. 

10월 1일 첫 회 공연을 시작으로 매주 6일, 모두 27회를 숨가쁘게 달려온 <아큐>는 독재자의 시선으로 우리시대의 갈등과 모순, 진보세력의 나아갈 길을 때로는 유머와 농담으로, 때로는 독설의 화법으로 역설하며 예술성과 상업성, 여기에 사회성까지 삼위일체 시킨 2010년의 문제작이다.

시대를 향한 명계남식 저항 ‘아큐’

주인공 ‘아큐(아르피무히 마쿠)’를 연기한 명계남은 처음 이 연극의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만 해도 극구 사양했다고 한다. 아큐의 내면에 들끓는 독재에 대한 욕망과 자기모순, 극을 달리는 히스테리는 배우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매력 있는 캐릭터 요소지만, 극에 스며 있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통한과 그리움이 인간 명계남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시련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출연을 결심하게 된 데에는 여균동-탁현민이라는 절친한 연출-기획자의 끈질긴 구애도 있었지만, 고통의 발원지이자 노무현 대통령을 세상 밖으로 내몬 현실의 부조리에 대한 자기 방식의 저항이 필요하다는 결심이 크게 작용했다.



<아큐>의 10월 마지막 공연을 이틀 앞둔 지난 29일 저녁. 홍대부근 '예' 소극장에는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노무현 대통령의 삶과 정치, 신념의 동반자였던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선배 명계남이 무대로 귀환한 것을 축하하고, 소문난 공연을 직접 관람하러 온 것이다.

<아큐>는 주연배우 한사람이 80여 분이 넘는 시간을 통째로 채워나가는 형식이기 때문에 배우의 컨디션이나 그날 공연장 분위기에 따라 사뭇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날 공연에는 안희정 지사의 온라인 팬클럽 ‘안희정 아나요’ 회원들과 트윗 팔로어(tweet follower)들이 함께 해 객석의 열기가 한층 뜨거웠고, 아끼는 동료-후배에게 좀더 멋진 공연을 선사하겠다는 의지 때문인지 명계남의 연기는 신들린 듯 거침이 없었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 그래서 세상에 분노한다”

연극이 끝난 뒤에는 배우와 기획자의 무대인사와 관객과의 대화시간이 이어졌다. 공동기획과 연출을 맡은 탁현민은 <아큐>가 이뤄낸 뜻밖의 반응과 성공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듯했다.

관람료를 관객이 정해서 내는 ‘후불제연극’ 방식은 명계남이 배우 초년시절인 30년 전에 호기로 시도했던 방식이라고 한다. 관람료 방식도 모험이었지만, 극에서 다루는 주제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주위에서는 거대한 자본과 정치권력에 위협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소리가 많았다.

<아큐>를 만들어낸 세 명의 주인공들이 극중 대사 속에서, 그리고 무대인사에서 수시로 건넨 “이러다 잡혀가면 어떡하냐”는 농담에 그저 웃을 수만은 없는 현실, 그래서 이들의 과감한 도전은 상업적 성공 이상의 커다란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일까? 탁현민의 성공 소감이 남다르게 들렸다.

“노무현 대통령이 생전에 ‘나는 나를 사랑한다. 그래서 세상에 분노한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이 연극을 보면서 아큐에게 분노하고, 자신에게 분노하고, 세상에 분노했다면 이 연극은 성공한 공연이 될 것입니다.”



배우 명계남, 인간 명계남

이날 공연의 또 다른 주인공은 단연 안희정 지사였다. 객석 한가운데서 선배의 신들린 연기에 눈을 떼지 못하던 안희정 지사는 공연이 끝난 뒤 “연극을 본 손감이 어땠느냐”는 연출자 탁현민의 질문에 엉뚱하게도(?) ‘인간 명계남’에 대한 소회로 답변을 대신했다.

“계남이형 공연에 찾아와준 여러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TV와 스크린을 통해서만 보았던 배우 명계남이 아닌 ‘인간 명계남’을 처음 만났던 때가 생각납니다. 2000년으로 기억하는데, 노무현 대통령께서 부산 북·강서 국회의원 후보로 거리유세를 하던 때입니다. 어디선가 많이 본 사람이 우렁찬 목소리로 좌중을 압도하는 명연설을 쏟아내는데, 그 아우라가 노무현 대통령을 넘어설 듯하더군요. 덕분에 노무현 대통령께서 두 배로 힘든 연설을 해야만 했죠.(웃음)”

배우 명계남은 대학에 다닐 때조차 이른바 ‘운동’하고는 거리가 멀었던 사람이었다. 그랬던 그가 연고도 별로 없는 부산의 유세장은 물론 광화문광장의 촛불의 물결 속에서 목청 높여 “노무현과 민주주의”를 외치게 되기까지, 지난 10년이 그에게 어떤 시간이었는지는 굳이 그의 입을 빌리지 않아도 알 만하다.

안희정 지사의 ‘인간 명계남’에 대한 소회는 계속되었다.



명계남의 눈물, 안희정의 미소

“<아큐>는 계남이 형의 연기 인생 가운데 정치색을 가장 노골적으로 내비친 공연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그가 겪었을 슬픔과 고통은 우리들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저는 형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습니다. ‘형! 내가 도지사가 되어 형의 공연장에 찾아왔습니다. 예전에는 상상도 못한 일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부질없어 보이는 것일지언정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한다는 걸 형도 잘 잘 알고 있잖아요. 민주주의는 한철의 수확으로 얻을 수 없습니다’ 라고요. 나는 이 순간에도 노무현 대통령을 향한 형의 슬픔과 그리움을 봅니다. 그 마음을 잘 알기에 더욱 예전의 명계남을 다시 보고 싶습니다.”

대화의 시간 내내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관객을 위해 ‘아큐’의 표정을 짓거나 우스꽝스러운 포즈로 V자를 그리던 명계남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지면서 고였던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동안 애써 참으며 감춰왔지만 고락을 함께한 후배의 격려에 굳게 닫았던 감정의 자물쇠가 스르르 열리는 순간이었다. 2002년 10월 20일 개혁국민정당 창당식에서 보았던 노무현 대통령의 눈물도 바로 이런 눈물이 아니었을까?
때마침 탁현민이 재치 있는 농담으로 객석에 웃음보를 터트리면서 명계남은 슬쩍 눈물을 감출 수 있었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그가 다시 웃었고, 웃는 선배의 모습을 보며 안희정 지사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안희정 지사의 ‘트위트 번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각지에서 모여든 ‘안희정 마니아들과 명계남, 여균동, 탁현민 그리고 '100만 민란 프로젝트'로 쉴 틈 없이 바쁜 배우 문성근이 가세하면서 이날 뒤풀이는 공연의 열기 못지않은 뜨거운 ‘긴 밤 지새우고~’의 시간이었다.




관객과의 대화 시간은 주로 주인공 ‘아큐’의 독설 속에 자주 등장하는 ‘진보의 한계와 숙제’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관객들이 건넨 질문과 소감 가운데 몇 가지를 추려보았다.


관객 1 :
“과연 진보세력들만 득실거리는 이런 공간에서 한결 같은 푸념만 늘어놓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관객 2 :
“진보와 보수를 적과 동지라는 이분법으로 보는 것이 지금의 현실에서 과연 옳은 시각이라 할 수 있는가? 나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20대에는 전두환과 노태우, 30대에는 김영삼, 그리고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까지 보수와 진보진영의 여러 대통령을 경험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이에 대해서 설명해야 할 때 난감함을 느낀다.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가르쳐야 할 것이 과연 분노뿐인가?”

관객 3 :
“극중 ‘아큐의 명계남’이 아닌, ‘명계남을 연기하는 명계남’의 대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묘역 앞에 주저앉아 통곡하는 할머니 이야기가 나온다. 극에서는 쓴웃음의 장치로 쓰였지만, 그 할머니처럼 사실관계에 어둡고 정보의 통로가 막혀 있는 소외계층들을 어떻게 끌어안을지 고민하는 것이 오늘의 진보세력이 가장 관심 가져야 할 부분이다.”

명계남 :
“굉장히 좋은 지적들이다. 그렇다면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질문을 한 당신에게서 먼저 답을 찾고 행동해야 할 문제다. 이 모노드라마를 그동안 지치고 힘들었던 우리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용기를 얻는 동시에 새로운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예술적 동원’의 또 다른 출발점이라 생각해주길 바란다.”



※ <아큐>는 잠시 휴식을 하고 11월부터 지방 2개 도시와 대학로 등 연장공연을 통해 다시 한 번 시대를 모순을 꿰뚫는 힘찬 항해를 시작합니다. 11월 5일에는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11월 20~21일에는 원주의 살구나무예술촌, 11월 26~28일에는 부산의 일터소극장에서 <아큐>를 만날 수 있습니다. 12월 5일부터는 대학로에서 한 달 간 연장공연이 예정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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