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14
진영역-봉하-진영터미널을 오가는 10번 버스와 닉네임 ‘봉하버스’ 권순현 기사가 화제인 가운데, 전에 없던 버스 노선 덕분에 봉하로 가는 길이 한결 편해졌다며 좋은 반응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참에 또 하나의 ‘봉하버스’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서울과 봉하마을을 한달음에 잇는 ‘노랑개비 봉하버스’입니다. 그 시작은 그리움이었습니다.
1년간 30여 차례 서울․수원과 봉하 오가
2009년 12월 12일 밤 11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귀가하고 행인의 발길마저 뜸한 서울 명동성당 앞에 20여 명의 사람들이 뭔가 좋은 일이 있는 듯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함박웃음으로 모였습니다.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도 보이고, 저녁 설거지를 마치고 오랜만에 배낭을 짊어진 주부, 금실 좋아 보이는 중년부부, 부모님을 따라 기대에 부푼 어린 학생들도 섞여 있습니다. 모두가 하나의 그리움, 하나의 기대로 모인 사람들입니다.
이날은 그동안 돈이 없거나 시간이 없어서 또는 학원수업, 야근, 집안일 등 갖가지 이유 때문에 봉하를 찾지 못하고 마음의 발을 동동 굴렀던 이들이 뜻을 모아 마침내 서울과 수원에서 출발하는 첫 번째 봉하버스를 탔던 날입니다.
“45인승 버스를 빌렸는데 절반이 채 안 되는 인원으로 첫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적자가 날 것이 뻔했지만 먼 길 마다않고 가겠다는 여러분들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결심을 굳혔습니다.”
첫 운행부터 지금까지 노랑개비 봉하버스의 운영을 맡고 있는 ‘한나무’님은 “한 번 다녀오고 나면 한 달이 내내 즐거웠다”며 지난 1년을 회고합니다.
쭈뼛하던 ‘알몸 인사’의 기억, 어느새 가족 같은 사이로
불행인지 다행인지 노랑개비 봉하버스는 두어 차례를 빼고는 매 운행마다 수십만 원의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도 지난 1년간 매달 서울과 봉하를 오가는 운행을 한 번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적을 때는 10명도 안 되는 인원으로 운행한 날도 있습니다. 대통령님 1주기가 있던 지난해 5월 20일부터 23일까지 4일 동안은 하루에 적게는 1대, 많게는 6대까지 봉하버스를 운행했습니다. 그렇게 오간 것이 벌써 30여 회입니다.
초반에는 주말에도 일하는 직장인을 배려하느라 토요일 밤 늦게 출발, 밤새 버스를 달려 새벽녘에나 봉하에 도착하곤 했습니다. 당시는 변변한 숙박시설을 이용하기도 어려웠던 때라 정토원 수련원 2층 강당에 스티로폼을 깔고 잠시 눈을 붙이거나, 김해 인근 마을 사우나에서 두어 시간의 선잠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사우나를 이용할 때는 초면인 사람들끼리 알몸으로 첫 인사를 하느라 쭈뼛했던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거쳐 지난 여름부터는 토요일 아침 일찍 출발해 다음날 밤까지는 집에 돌아올 수 있도록 시간을 조정해 운행하고 있습니다. 잠자리는 봉하 마을회관 등을 이용합니다. 식사는 인근식당에서 주문을 하거나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조리해 해결하는데, 특히 ‘봉하입학생’님과 ‘레몬림이’님 등 밀양과 김해, 인근 마을에 사는 회원들이 ‘바리바리 싸들고 오는’ 음식 후원이 큰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운행횟수가 쌓이면서 이른바 ‘봉하버스 마니아’들도 생겨났습니다. 이들 가운데는 매달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버스에 올라 1박2일 봉하 일정을 온통 자원봉사로 보내는 사람도 여럿입니다. 어린 자녀부터 연세 지긋한 부모님까지 온가족이 함께 오르는 경우도 있고, 버스에서 여러 차례 인연을 쌓은 덕분에 출발부터 돌아오는 버스 안이 가족적이고 화기애애합니다.
“매달 넷째 주말 운행, 누구나 탈 수 있습니다”
“서울과 봉하 왕복에 숙식까지 전부 합해서 어른은 5만원, 유아부터 대학생은 2만원을 받고 있습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요. 어쩌면 앞으로도 적자운행이 계속될지 모르지만, 어차피 돈 벌자고 시작한 것도 아니고, 변함없이 함께 하는 이들이 곁에 있어서 보람 있고 든든합니다. 묘역 참배를 한 뒤 여유롭게 봉하 곳곳을 만끽하셔도 좋고,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것도 환영합니다. 이번 달에는 화포천 주변을 청소할 계획입니다.”
‘한나무’, ‘풋맨’, ‘화원’ 등 운영진은 “봉하버스가 노무현 대통령과 봉하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버스가 되기를 희망”하는 뜻에서 형편이 여의치 않은 이들이나 학생들은 전화나 쪽지를 남기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1월에는 22~23일에 다녀옵니다. 매달 넷째 주말은 고정으로 운행하고, 그 밖에는 봉하마을 일정에 따라 그때그때 추가할 생각입니다. 사랑은 만남을 지상과제로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숨결이 머무는 곳, 그가 사랑한 곳으로 함께 떠나면 좋겠습니다.”
※ 서울과 봉하를 오가는 봉하버스를 이용하려면 ‘봉하버스 예약 페이지’ 나 ‘노랑개비 카페 ’의 ‘봉하/버스’ 게시판에 댓글로 신청하면 됩니다.
![]() |
![]() |
![]() |
---|---|---|
공지 |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대하여 (656) | 2009.06.12 |
공지 | [전문] 대통령님이 마지막으로 남기신 말씀 (1717) | 2009.05.27 |
496 | [신청마감] ‘노란수첩’을 회원들께 특별 판매합니다 (182) | 2011.01.26 |
495 | [4회 봉하캠프 후기] “말로는 다 표현을 못하겠습니다” (16) | 2011.01.26 |
494 | [봉하장터] 친환경 '봉하쌀'로 설 선물 준비하세요~ (12) | 2011.01.24 |
493 | DVD가 재생되지 않는 경우 이렇게 하세요 (5) | 2011.01.23 |
492 | “균형발전 반토막 내고 웬 지역발전 타령”…“지방은 우리의 미래다” (21) | 2011.01.21 |
491 | 트윗 생중계로 안희정 지사와의 열린인터뷰에 참여하세요 (3) | 2011.01.18 |
490 | [1주기 추모공연 DVD] 'Power To The People 2010' 그때 그 감동을 (234) | 2011.01.17 |
489 | 해외 후원회원, ‘북한 아이들 돕고 싶다’ 5만 달러 기부 (12) | 2011.01.17 |
488 | 새해 첫 대화마당 ‘발상전환-머리를 가지고 노는법’ (37) | 2011.01.14 |
487 | 서울-봉하마을 한달음에 잇는 ‘노랑버스’ (66) | 2011.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