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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골생태농업연구소 방문기] 봉하가 만난 ‘특별한 이웃들’

2011.04.08


봉하가 만난 ‘특별한 이웃들’
- 깨어있는 농촌공동체 ‘갓골생태농업연구소’...‘친환경 주점과 빵집’ 이야기

이한인 /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부 사업팀장




<노무현재단>과 <봉하재단>, <영농법인 봉하마을>은 봉하 친환경농업과 화포천, 봉화산 등 지역 생태연구와 보존에 관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친환경농업은 사업 시작 3년여 만에 질적․양적으로 크고 의미 있는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단시간에 이러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여러 요인이 있지만 가까이는 충남 홍성군이나 순천 주암, 멀게는 일본과 브라질, 유럽 여러 나라 등 친환경농업의 성공사례를 꾸준하게 연구하고 이를 봉하 현장에 반영하는 노력을 함께 해왔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수한 친환경 농산물 생산은 물론, 나아가서는 농촌공동체의 존속과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과제이기도 합니다. 그 노력들 가운데 하나로, 얼마 전에는 충남 홍성의 ‘갓골생태농업연구소’를 찾았습니다.

갓골생태농업연구소는 문당리 마을종합개발사업의 하나로, 지역의 유기농업/친환경 마을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에서 만든 마을연구소입니다. 연구소는 △지역 농민단체와 함께 지역을 현장으로 하는 생태농업연구, △다른 연구 집단과의 연계와 지원,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새로운 연구를 위한 보육과 지원, △학교와 지역이 함께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역량이 축적되어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되고 있는 문당리 권역의 다양한 단체, 기업, 학교 등의 연대를 위한 통로가 되는 곳입니다.

이날은 갓골생태농업연구소에서 실무를 맡고 있는 정민철 선생을 만나 이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가운데 귀농을 꿈꾸는 분들이 한번쯤 들어보면 좋을 법한 사례를 몇 개 소개합니다.

- 갓골생태농업연구소는 어떤 일을 하는 곳입니까?

“이해가 쉽도록 간단한 예를 들어 말씀드리겠습니다. 홍성 문당리에 사무장을 하던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가 3년 정도 사무장을 했죠. 사무장 3년이면 정말 대단하다고 여기서는 말합니다. 사무장이라는 게 가만히 책상에 앉아 일을 할 수도 없고, 일종의 ‘잡부’라고 할 수 있죠. 이일저일 가리지 않고 온갖 일을 혼자서 다 해야 합니다. 그 친구가 사무장을 그만 둔다고 해서 물었습니다.

‘넌 뭐하고 싶냐’고. ‘저는 목수가 되는 게 꿈이었습니다’라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그럼 목수일은 잘 하냐?’고 물었더니 ‘이제 배우려고요’ 하더군요. 그래서 ‘그럼 배워봐라’ 했습니다. 1년 정도 목수 일을 배우더라고요.

목공소를 차리고 싶다던 그 친구에게 또 물었죠. 얼마가 필요하냐고. 2천만 원 정도 장비를 구입해야 한다기에 1천5백만 원은 그 친구가 준비하고 5백만 원은 마을 주민들에게 투자를 받아 목공소를 열게 했습니다. 장소는 1년간 임대료 없이 제공해 주었죠. 목공소가 첨에는 장사가 안 되죠. 그래서 1년 정도 도와줬습니다. 책상도 주문해 주고 책장도 주문해 주고요. 마을 주민도 ‘여기에 목공소가 장사되겠나?’ 했죠.

그러다 동네 할머니가 손녀 책상 주문한다고 찾아오고, 이집 저집에서 주문이 이어지면서 마을에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물론 마을 주민의 시설과 기금이 들어갔으니 주민에게는 원가만 받고 원목가구를 만들어 주라고 했죠. 마을에서는 귀농자가 잘되는 것도 도움이 되죠. 그렇게 2년 정도 목공소를 하면서 방과후학교 등의 교육 사업을 하더라고요. 학생들에게 문패 만들기도 하고 하다 보니 자리를 잡더라고요. 이렇게 귀농자가 안착할 수 있게 도와주는 작업을 하는 곳이 갓골생태농업연구소입니다.”

- 목공소를 하시는 분이 사람이 좋은 분이라 그럴 수도 있지 않나요? 공동체라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모였다 하더라도 지내기 힘든 사람들이 있을 수 있을 텐데요.

“맞습니다. 실제로 그 사람도 3년 정도 봐온 사람이죠. 귀농, 귀촌이라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저희가 도울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고. 귀농자들이 쉽게 생각하는 것도 문제죠. 저희는 그 간격을 좁혀주는 역할을 합니다.

'자력갱생', 잘할 수 있는 것 스스로 계발하게 돕는 것

귀농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일종의 인턴의 역할을 하게 도와주는 거죠. 사무장을 하고 싶으면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사무장과 같이 일해보고, 다른 일을 하고 싶으면 그 일에 맞는 사람과 같이 일을 해보도록 하죠. 귀농자들이 자신이 무엇으로 돈을 벌어 생활할지 생각해야 합니다. 일을 만만하게 보면 안 됩니다. 저희는 그 분들을 지켜보고 함께 할지말지를 결정합니다. 실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도 제법 있었고, 돈을 가지고 도망간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한 10년 정도 일하다보니 알겠더라고요. 노하우가 생긴 것이죠.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볼까요? 저희와 같이 일하던 어떤 사람이 있었는데, 어릴 적부터 헌책방을 운영하는 것이 소원이었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일정 기간 무료로 공간을 빌려주고 운영해보라고 했죠. 동네사람들이 웃었습니다. 이 촌동네에 무슨 책방이냐고. 그것도 헌책방이냐고요. 저희가 돈을 지원해서 헌책을 구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사람의 열의가 대단한 게, 여기저기서 좋은 헌책을 구해서 헌책방에 들여놓더라고요.

그러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환경이나 농업, 농촌에 대한 좋은 책이 한 곳에 있는 멋진 책방이 되는 거죠! 여기에 견학을 오거나 체험을 오는 사람들이 놀라는 거예요. ‘내가 원하는 책이 여기 다 있네?’하며 수십 권을 사가는 거예요. 장사가 되는 거죠. 동네사람들도 손자나 손녀가 놀러오면 아이들을 데리고 다닐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헌책방에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책을 사주는 겁니다. 책도 비싸지 않고 좋은 책을 아이들에게 줄 수 있으니 동네사람들도 좋아하죠.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죠.



또 어떤 분은 바느질을 잘 한다고 한 번 해보겠다고 해서 약간의 도움을 줬죠. 그랬더니 여기를 방문하시는 사람들이 그분이 만든 것들을 보고 놀랍니다. ‘인사동에 있는 규방공예품이 여기 있다’고 말이죠. 알고 보니 고가에 판매가 되는 공예품이더라고요.

(물론 집적효과는 있습니다. 문당리라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곳이 인근에 있고, 갓골 자체가 귀농자의 특별한 공간이여서 플러스 효과를 본 것이 많았을 것입니다. 헌책방이나 규방공예 하는 곳, 천연비누 만드는 곳이 어울려 있지 않고 이 가운데 하나만 있으면 운영이 어려웠을 것입니다. 집적효과뿐만 아니라 귀농, 귀촌자들을 도와주는 단체와 마을주민들이 있어 가능한 부분도 있었을 것입니다. -글쓴이 주-)

지역 농산물로 ‘누이 좋고 매부 좋게’

다른 얘기를 해보죠. 여기는 작은 마을인데 마을에 유일한 술집이 있었습니다. 닭하고 생맥주를 파는 그런 집이였죠. 장사는 그다지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문을 닫았는데, 마을 주민들 입장에선 술을 마시려면 읍내까지 나가야되는 상황이 된 거죠. 그래서 마을 주민들과 출향민들 다섯 분 정도를 설득해서 돈을 모았습니다. 인테리어를 좀 하고 마을 술집을 열었죠.

그 대신 그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이나 가공품을 구입해서 파는 것으로 합의를 봤습니다. 지금도 가보면 맥주집인데 떡(유기농)이나 기타 등등 술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음식을 팔아요. 타지 사람들이 맥주안주는 없냐고 하면 ‘없다!’고 하고 안 팔아요. 인근 지역의 농산물을 구입해 주니 사람들도 읍내에 가는 대신 자기 물건 팔아주는 데서 술을 마시는 거죠. 그러면서 선순환이 되는 겁니다. 이런 일들을 이끌어 내는 것이 저희들의 역할이구요.



하나 더, 빵집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여기 이 촌에도 빵집이 있습니다. 시작한 지 6년 정도 되었나요. 하여튼 그 사람도 특이한 사람이죠. 그래서 저희가 제안했습니다. 친환경 농산물을 구입해서 빵을 만들면 어떻겠냐고. 일정 부분 저희가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대신 지역주민에게는 싸게 팔아달라고 했죠. 그래서 지금과 같은 빵집이 되었습니다.

여기서는 지역에서 나는 친환경 제품을 구입해서 유기농 빵을 만들어 팔고 있죠. 인근의 좋은 제품이 있으면 그것도 사다가 팔고요. 빵집이 지역의 작은 유통센터가 된 거죠. 그랬더니 친환경 빵을 만드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겁니다. 학생들이 직접 친환경 빵을 만들어보고 견학도 많이 오구요. 지금은 교육 사업이 더 바쁩니다. 한 번 가보세요.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 아니겠습니까.

“농촌다운 모습일 때 경쟁력 있어”

저희는 농업기술센터나 관공서에서 온 사람들에 대해서는 철저히 받을 돈은 다 받고 진행합니다. 지역의 유치원 등에는 원가에 가깝게 제공하구요. 농촌은 관광지가 아닙니다. 그 사람들은 농촌다운 모습을 보러 오는 겁니다. 동네 어르신에게 짚신 만드는 강사를 해달라고 해서 체험하는 사람들을 그 집에 보냅니다. 어르신이 집이 엉망이라고 해도 어르신 사시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교육을 받게 합니다.

농촌은 관광지가 되어서는 안 되고, 도시의 어떤 것을 따라가려고 해서도 안 됩니다. 따라갈 수도 없고요. 농촌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저희가 그 중심이 되어 지역의 발전 방향과 내부 동력을 지역 스스로 만들어가는 시작점이 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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