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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문재인 인터뷰’ 진실을 밝혀주십시오
2011.07.12
MBC의 ‘문재인 인터뷰’ 진실을 밝혀주십시오
MBC 뉴스데스크는 10일, <노무현재단> 문재인 이사장 관련 보도를 방송했습니다. 문제는 이 보도의 시작과 끝이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이 보도가 일선기자들의 정상적인 판단과 소신에 의해 나간 방송인지 심각한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습니다.
MBC 정치부는 여러 차례에 걸쳐 문 이사장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몇 가지 이유로 계속 고사했지만 그 요청이 간곡했습니다. 인터뷰 보도가 나가는 일시와 포맷까지 제시하면서 부탁이 들어왔습니다. 7월 10일 일요일 뉴스데스크에서 방송하겠다며, ‘데스크 인터뷰’ 형식으로 비중 있게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난색을 표하는 문 이사장을 주변에서 설득해 인터뷰가 어렵게 이뤄졌습니다.
부산까지 내려간 취재기자는 2분도 안 되는 방송분량을 위해 무려 1시간 40분 가까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좀 과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해했습니다.
그러나 10일 보도된 방송은 ‘문재인 인터뷰’ 기사가 아니었습니다. 통상적인 기자 리포트에 당사자 쿼트를 두 문장 딴 것에 불과했습니다. 그것도 수많은 답변 가운데 당사자가 가장 피하고 싶어 했던 대선 출마 답변만 딱 두 문장을 인용했습니다.
더 의아한 것은 기사의 결론 부분입니다. 문 이사장 본인의 “내 자신이 선수가 될 가능성, 이런 것은 아예 생각 않는 것이 바람직하죠”라는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놓고서도, 기자는 곧바로 “문재인 이사장이 현실 정치에서 혹독한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선주자로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있습니다”는 멘트를 이어 붙였습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한 대학교수의 말을 인용해 “정운찬, 고건 전 총리가 유력한 대권후보였는데 불구하고 중도에 하차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대권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약했기 때문”이라는 코멘트를 갖다 붙입니다.
이 보도에 대해 유감스러운 대목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애초에 인터뷰를 요청하면서 설명했던 방향과 형식 및 취지가 완전히 변질됐다는 점입니다.
둘째, 문 이사장 본인이 대단히 신중하게 밝힌 자신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무시했다는 점입니다. 그럴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더 나아가 그걸 기정사실화 시킨 후 반박하고 망신을 준 건 무례하기까지 합니다.
셋째, ‘인터뷰’라고 해놓곤 ‘엉뚱한 사람 인터뷰’를 2:1 분량으로 섞어 반박 내용으로 구성한 건 상식을 벗어난 보도태도입니다.
이 보도는 MBC가 요청해 이뤄진 것입니다. 책 출간과 내용, 최근 근황, 야권통합이나 정국에 대한 입장, 그리고 정치적 선택 등 현안 전반에 대해 묻고 싶다는 것이 인터뷰 요청 취지였습니다. 한 꼭지 인터뷰 포맷에 그 많은 내용을 담는 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언제부터 방송 인터뷰가, 방송사 스스로 짜놓은 프레임에 한 사람을 가둬 놓고 멋대로 재단하는 ‘짜맞추기 보도’의 취재수단으로 악용됐습니까. 그건 문재인 이사장이 아니라 뉴스가치를 가진 누구에 대해서든 보편적으로 적용돼야 할 일반 원칙이고 예의입니다.
의문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인터뷰를 부탁했던 정치부의 일선 책임기자도, 인터뷰를 진행한 기자도 일을 진행하는 내내 성실하고 진지했습니다. 얕은 수로 누군가를 골탕 먹이려는 의도를 발견하기 어려웠습니다. 보도가 나간 후엔 미안해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묻습니다. 이번 보도는 일선기자들의 정상적인 판단과 소신에 의해 나간 방송이 맞습니까. 국장, 혹은 본부장, 혹은 사장, 그것도 아니면 외부의 압력으로 뒤틀린 보도는 아닙니까. 그걸 확인해 주길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부디 MBC 내부에서 MBC 기자들이 MBC의 양심을 걸고 책임 있는 절차를 거쳐 사실관계를 파악해주면 좋겠습니다.
문 이사장은 이 보도에 항의할 생각이 없습니다. 우리도 항의하려는 차원이 아닙니다. 다만 진실을 알고 싶은 겁니다. 이번 보도가 일선기자들의 정상적인 판단과 소신에 의해 나간 방송이 맞는지 진실을 밝혀주면 좋겠습니다.
절차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면 어쩌겠습니까. 앞으로 MBC 취재에 응하는 모든 취재원은 스스로 MBC에 대한 극도의 불신과 경계와 자기방어의 태세를 갖추고 응하면 될 일이니 뭐라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부당한 외압에 의해 이런 기이한 보도가 나왔다면 MBC 구성원들에겐 심각한 문제가 될 것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사실확인을 요청합니다. 성의 있는 자체조사와 적절한 후속조치로 MBC가 신뢰를 스스로 지켜가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11. 7. 12.
<노무현재단> 사무처
<노무현재단> 사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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