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05
<노무현시민학교>에게 6월 1일은 의미 있는 날이다. 오월특강을 마치고 숨을 고르는 것도 잠시, 바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매주 토요일 봉하에서 열리는 토요강좌와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서울 회원카페 [한다]에서 열리는 꼬리에 꼬리는 무는 재능강좌(이후 꼬꼬강좌)가 그것이다.
지역과 컨셉은 다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새로운 모습으로, 더욱 많은 이들에게 다가서겠다는 시민학교의 각오가 듬뿍 담겨 있다는 점에서 같은 날 출발하는 두 강좌는 서로 닮았다. 지난 토요일 여러 참석자들의 호응 속에 대장정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꼬꼬강좌의 첫날 풍경을 살펴본다.
아는 만큼만 보이는 여행
“알고 가야 눈에 보이고, 눈으로 봐야 이해가 되고, 머리로 이해가 되어야 가슴으로 감동이 내려옵니다.”
지난 토요일 오후 3시, 서울 광흥창역 인근의 노무현재단에서는 서병로 한국지역문화콘텐츠연구원장이 통유리 창을 통해 쏟아지는 햇살만큼 [한다]를 가득 메운 수강생들을 만나고 있었다. 이날 참석자는 새내기 후원회원 초청행사를 통해 참가한 분들을 포함해 50여명 이상으로, ‘가치•나눔•힐링’을 추구하는 꼬꼬강좌에 대해 회원들이 갖는 기대의 크기를 짐작하게 했다.
꼬꼬강좌의 제안자이자 첫 강연자인 서 원장이 선택한 주제는 바로 ‘아는 만큼만 보이는 여행’.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하던 그는 이 자리에서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지도를 놓고 보면 안양, 영월, 태백, 속초, 곡성, 산청, 제주 같은 국내에서부터 바다 건너 중국, 일본, 동남아, 유럽, 미국,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곳곳까지. 지역문화콘텐츠를 즐기는 수요자 입장과 개발자 입장의 견해까지.
그리고 여행에 관한 거시적 안목에서부터 미시적인 세세한 방법론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최소 15년 이상 현장에 매진하며 보고, 듣고, 느낀 경험과 지식을 모두 전하려는 듯, 그의 이야기는 한 시간 반 동안 종횡무진 숨가쁘게 흘러갔다.
에펠탑 중간에 레스토랑 있는 거 아세요?
“파리에 다녀온 두 사람이 에펠탑 중간에 레스토랑이 있다 없다 서로 싸우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한 사람은 아래서 사진만 찍고 오고, 다른 사람은 에펠탑 위에서 아래까지 걸어서 내려와 본 거죠. 여러분은 에펠탑 중간에 레스토랑이 있는 걸 아셨나요?”
많이 보고 돌아오는 여행을 하기 위해서 단순히 소지품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진짜 준비’가 필요하다는 건 알면서도 막상 실행에 옮기기는 어렵다. 갑자기 시간이 나서 떠나도 재밌게 노는 여행, 아이가 또 가고 싶어 하는 가족여행을 하기 위해서 서병로 원장이 소개한 노하우 몇 가지를 살짝 공개한다.
첫째, 여행 적금을 들라. 일본에서는 보편화된 방법인데, 이렇게 자금을 모으면 적어도 일 년에 한 번씩은 꼭 여행을 다녀 올 수 있다.
둘째, 그 지역 가서 어떤 콘텐츠를 보고 올 것인지 미리 목적을 정하라. 준비 없이 떠나면 그 지역의 오경, 십경만 보고, 아빠가 먹고 싶은 맛집만 간다. 그러면 다음부터 아이가 가족여행을 가지 않으려고 한다. 투어토커(http://www.tourtalker.co.kr)이라는 사이트는 질문만 하면 현지인들이 그 지역의 모든 정보를 알려준다.
셋째, 관공서 사이트와 모바일 웹을 활용하라. 한국관광공사에서는 매달 한 곳씩 여행지를 추천하고 있다. 그것을 다운받은 후 수첩에 붙여 읽으면서 다니기만 해도 훨씬 깊이 있는 여행을 할 수 있다. 또 국가에서 수십억을 들여서 ‘충청여행’이라는 모바일 앱을 만들었지만 홍보부족으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 어디서든 가고자 하는 지역의 위치와, 숙소와 맛집 정보를 알려주는 좋은 프로그램이다.
넷째, 해설의 힘을 느껴라. 관광객들이 던진 쓰레기로 가득 찬 이집트 마라의 샘에서 사람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이유는 이스라엘 자원봉사자의 해설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하동군 청학동에 가면 갓을 쓴 지역 전문가가 안내를 해준다. 섭지코지같은 관광지만 돌고오는 제주여행과 용암길을 콘텐츠로 잡아서 숲해설가의 해설에 따라 오름의 생태와 그 지역의 역사 이야기를 듣는 여행 중 아이가 어떤 것을 더 기억하고 감동을 느낄지 생각해보라.
'노무현 이야기'가 한번도 나오지 않는 강좌
강연이 끝난 뒤 참석자들과 대화시간에는 추천 여행지가 어디인가에 관한 질문이 많았다. 서 원장이 보증하는 1급 정보가 공개된 것은 당연지사. 짧은 시간에 1회로 끝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월례강좌를 통해 다시 만나자고 제안하는 회원도 있었다. 서병로 원장 자신도 준비한 이야기의 40%밖에 다하지 못해 아쉬움을 전하는 가운데, 꼬꼬강좌 1탄은 막을 내렸다. 서병로 원장의 입담을 더 즐기고 싶은 분은 삼성경제연구원이 운영하는 옥답CEO(http://www.okdabceo.com)를 방문하면 그가 소개하는 지역특산물 소개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수강생 으뜸벗님은 ‘노무현시민학교에서 노무현 이야기가 한마디도 나오지 않는 강좌는 처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많은 기대와 우려 속에 시작한 꼬꼬강좌. 6월 강연은 강사의 지식 재능기부와 참가자들의 수강비로 모은 금액이 모두 54만원. 이중 27만원이 연말에 있을 나눔행사에 자동 기부된다. 그리고 나눔행사에 직접 참여하겠다고 한 수강생은 63%에 이르렀다.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된다는데, 꼬꼬강좌가 진행되는 동안 차곡차곡 마음을 쌓고 나누면 행복이 10배, 100배로 커질 것 같은 생각은 지나친 것일까. 노무현 대통령 이야기를 직접 하지 않더라도, 모두가 사람사는 세상을 느낄 수 있고 다른 이들에게도 느끼게 하는 꼬꼬강좌가 되었으면 하는 희망으로 더 즐거운 7월의 만남을 기대해본다.
![]() |
![]() |
![]() |
---|---|---|
공지 |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대하여 (656) | 2009.06.12 |
공지 | [전문] 대통령님이 마지막으로 남기신 말씀 (1717) | 2009.05.27 |
1296 | [봉하토요강좌②] 도종환 “바람에 머리칼과 아픈 영혼을 맡기자” | 2013.06.12 |
1295 | [초대] 명계남 1인극 ‘콘트라베이스’ 단체관람 | 2013.06.12 |
1294 | [민주주의 전략⑥] 노무현은 변혁적 리더인가, 거래적 리더인가 | 2013.06.12 |
1293 | ‘사랑의 손글씨 엽서’ 자원봉사 모집 | 2013.06.12 |
1292 | [기증사연] 옥중서화, 그리고 어머니의 유품 | 2013.06.11 |
1291 | [오월특강⑤] 언론·정치·자본 끊어낼 ‘슬기로운 해법’은?? | 2013.06.07 |
1290 | 세 번째 ‘사랑듬뿍나눔’ 행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2013.06.07 |
1289 | “알고 가야 보이고, 이해돼야 감동이 온다” | 2013.06.05 |
1288 | [꼬꼬강좌 2탄] ‘공공’을 넘어 ‘공익’을 꿈꾸다 | 2013.06.05 |
1287 | ‘푸른 다도해, 목포 별밤, 남도맛’ 한꺼번에 즐기는 법 | 2013.0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