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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전략⑥] 노무현은 변혁적 리더인가, 거래적 리더인가

2013.06.12

변혁적 리더십(Transforming Leadership)은 평생 리더십 연구에 헌신했던 미국학자 제임스 맥그리거 번스가 처음 사용한 개념이다. 그는 자신의 저서인 <역사를 바꾸는 리더십>에서 변혁적 리더십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이번 강의는 그의 저서를 많이 참고했다. <역사를 바꾸는 리더십>은 리더십에 큰 관심을 지녔던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후 읽은 책이기도 하다.

노무현은 왜 ‘역사와 리더십’을 탐구했을까

먼저 리더십과 인류의 역사에 관하여 살펴보자. 과연 역사와 리더십 사이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류 역사를 지배하는 것은 특정한 구조인가 아니면 인간 스스로인가?”라는 질문부터 해결해야 한다.

많은 역사학자들은 마르크스와 다윈의 영향을 받아 “역사의 흐름과 역사 발전의 여러 유형들 속에서 개별 사건들이 이해되어야 한다”는 관점을 견지한다. 역사의 흐름 속에서 수많은 법칙을 찾아내려 한 것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역사란 어떤 특정한 법칙에 따라 흘러가는 것이다. 실제로 그들이 다양한 법칙을 찾아내긴 했다. 하지만 기나긴 인류 역사 속에는 그러한 법칙에 딱 들어맞지 않는 사건 또한 많았는데, 역사학자들은 이러한 것을 단순히 ‘우연’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19세기까지는 우연으로 분류되는 사건의 수가 적었지만, 20세기에 이르러 그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으로서 역사의 법칙을 강조하는 주장들은 파탄에 이르게 된다. 법칙으로서의 힘을 잃어버린 것이다.

Morton White는 역사 법칙이 파탄하게 된 이유를 ‘규칙적인 것을 선호한 나머지, 사람들을 지배하는 광범위하고 설명할 수 없는 비인격적인 힘을 배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번스는 그 비인격적인 힘이 바로 리더십이라고 주장했다. 역사적 인과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리더십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변혁적 리더십, 거래적 리더십

번스는 자신의 저서에서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철학, 심리학, 역사학, 정치학 등 어떤 하나의 분과 학문만으로는 역사적 인과관계를 적절하게 다룰 수 없다. 우리가 관심을 가진 주제는 이 모든 학문 분야의 안과 밖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현존하는 지적 자원들을 차용하여 종합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지적 자원들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다변학문이 필요하다. …(중략)… 그 학문이 리더십이다.”

리더십을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요소를 넘어서 일종의 학문으로 규정한 번스의 주장이 흥미로웠다.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이자 학문으로서 리더십을 주장한 번스는 리더십을 두 가지로 분류한다. 하나는 변혁적 리더십(Transforming Leadership)이요, 다른 하나는 거래적 리더십(Transactional Leadership)이다.

이 두 개의 리더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저서인 <군주론>에 등장하는 표현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군주론> 18장에서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갖추어야 할 모습을 설명하며 다음과 같은 표현을 사용한다.

“(중략)… 하나는 법에 의하는 방법이요, 다른 하나는 폭력에 의하는 방법이라는 사실을 전하께서는 아셔야 합니다. 첫째 방법은 인간에게 적절한 것이요, 둘째 방법은 동물에게 적절한 것입니다. …(중략)… 군주야말로 이 두 존재의 성격을 모두 부릴 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라면 인간의 모습뿐 아니라 동물의 모습까지도 갖춰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그는 특히 동물 중에서도 사자와 여우의 모습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우와 사자의 행태를 취해야 합니다. 사자는 덫에 대하여 자신을 보호할 수 없고 여우는 이리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없기 때문에, 함정을 피하는 방법을 알기 위해서는 여우처럼 처신할 필요가 있고, 이리를 쫒기 위해서는 사자처럼 처신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우와 사자’ 특성을 모두 가졌던 루즈벨트

번스는 ‘사자와 여우’라는 마키아벨리의 표현을 자신의 연구에 사용했다. 그는 미국의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을 깊이 연구했는데, 마키아벨리의 표현을 빌려서, 루즈벨트는 여우와 사자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었으나 점점 사자의 특성이 강해진 리더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번스는 여우의 특성을 갖춘 리더십을 거래적 리더십, 사자의 특성을 갖춘 리더십을 변혁적 리더십이라고 불렀다.

동물적 비유를 넘어서 두 가지 리더십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거래적 리더십은 리더와 추종자 간에 근본적으로 상호 이익관계라는 거래에 기반을 둔 리더십이다. 번스는 “실질적이고 주고받는 식의 리더십을 표현하는 데는 ‘거래적’이라는 단어가 가장 적절하다”고 말했다. 거래적 리더십에는 이익관계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변혁적 리더십은 사회와 정치과정에 큰 변혁을 도모하는 리더의 리더십이다.

그렇다면 변혁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여기서 변화(change)와 변혁(transform)이라는 단어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변화란 어떤 것을 대체하는 것, 주고받는 것, 맞바꾸는 것 등을 의미한다. 번스는 거래적 리더십에 이러한 특성이 있다고 보았다. 거래적 리더십에는 변화(change)의 특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변혁은 보다 심층적으로 파고드는 것을 의미한다. 형식이나 구조의 대변신을 일으키는 것, 사물의 상태나 본질 그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번스는 변혁적 리더십에 이러한 특성이 있다고 보았다.

그렇다고 해서 번스가 여우의 리더십, 즉 거래적 리더십을 비하하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본 것은 아니다. 마키아벨리가 “군주라면 여우와 사자의 모습을 모두 갖추어야 합니다.”라고 말한 것처럼 번스 또한 훌륭한 리더라면 변혁적 리더십과 거래적 리더십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변혁적 리더십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변혁적 리더=노무현 리더십

그렇다면 변혁적 리더십의 핵심은 무엇일까? 번스는 지도자와 추종자 간의 맹렬한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일명 ‘힘 실어주기(Empowerment)’가 변혁적 리더십의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번스에 따르면, 변혁적 지도자들은 위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대신 추종자들을 옹호하고 고무한다. 사람들을 변화의 과정에 참여시키고, 집단정체성과 집단 능력감을 고무시키는데 앞장선다. 변혁적 리더의 이러한 면이 노무현의 리더십과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노무현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권했다. 추종자들의 머리 위에서 권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라 그들을 옹호하고 고무했다. 번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는 추종자들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다.

그런데 힘 실어주기는 지도자가 추종자에게만 할 수 있는 것일까? 번스는, 많은 예를 볼 때 추종자들 또한 리더에 대해 힘 실어주기를 한다고 보아야 하며, 더 적극적으로 리더는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추종자들에게 힘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어느 한쪽에서 다른 한쪽으로의 수직적․일방적 관계가 아니라 리더와 추종자간의 수평적․상호적 관계를 강조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힘 실어주기 때문에 추종자들이 지도자를 앞질러 나가려 하거나 추종자 스스로 지도자가 되려하는 시도를 하는 수도 있게 되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변혁적 리더십을 참여적이고 민주적으로 보이게 한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 중 가장 민주적이고 가장 참여를 강조한 대통령이었다는 점과 연결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욕구와 필요, 그리고 변화

번스는 변화가 시작되는 곳에서 리더십이 시작된다고 보며 변화는 사람들의 욕구(want)와 필요(need)의 역동성과 얽혀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욕구는 무엇이고 필요는 어떤 것인가? 필요란 일정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본성이 충족되지 못하는 상황이고 욕구란 필요를 충족할 목적으로 구체적인 대상물을 원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사람은 성장하면서 점점 욕구가 증가하는데 어린 시절에는 부모가, 성장해서는 사회가 그러한 점증하는 욕구를 ‘필요’로 인정해 주거나 기각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사람들에게는 아주 많은 욕구가 있는데 그러한 욕구가 진정 ‘필요’한 것으로 받아들여질지 혹은 거부될 지는 궁극적으로 사회가 결정한다는 것이다.

번스는 자신의 저서에서 매슬로(Maslow)가 주장한 ‘인간의 욕구 5단계’를 언급했다. 매슬로에 따르면, 육체적․생물적 욕구는 인간 욕구 체계의 최하위에 놓이며, 그 위에는 안전에 대한 욕구가, 그 위에는 사랑과 귀속감에 대한 욕구가, 그 다음에는 자존심이 그리고 최상위에는 자아실현 욕구가 존재한다고 한다.

 

출처 http://wellbeing4u.snu.ac.kr/html/mental/mental04.html?type=1&mType=4

번스는 5단계 욕구 중에서 최상위에 위치한 자아실현 욕구는, ‘자아’라는 단어의 뉘앙스가 나타내는 것과는 달리 자신의 잠재력과 관련된 욕구만이 아니라 ‘타인과의 상호실현 과정을 통해 추구’되는 ‘사람보다 상위에 있는 가치와 목적’에 대한 헌신’에 의해 추동되는 것이라 주장한다.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 최상위 욕구

번스에 따르면, 리더는 추종자들의 ‘욕구’를 감정이입을 통해 이해하고 그것을 하나의 가치로 정립하여 정당한 ‘필요’로 바꾼 뒤 이에 대처한다. 변혁적 리더라면, 인간의 욕구 중에서도 최상위에 위치한 욕구를 사회의 중요한 필요이자 가치로 승화시켜야 한다. 이 점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이 변혁적 리더의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그가 2002년 대선 당시에 내걸었던 가치를 상기해보자.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 번스가 말한 대로, 이것은 인간의 욕구 중에서도 ‘다른 사람과의 상호실현 과정을 통해 추구’되는 최상위 욕구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번스는 또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변혁적 리더는 사람들이 최상으로 여기고, 또 영속적인 행동원리를 포괄하는 공적 가치들의 테두리를 규정한다. 이러한 가치들은 헌법과 법률, 그리고 그것들에 대한 해석의 이면에서 사상을 형성한다. …(중략)… 그것은 사건의 핵심을 찌르며, 이 사건에 무엇이 걸려있는지를 규정해준다. 그러한 가치들은 대개 일반시민들의 일상적 대화의 일부가 되지는 않는다.”

여기에서도 노무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노무현은 평범한 사람들이 말하지 않는 가치를 당당히 말하는 리더였기 때문이다. 그는 변혁적 리더로서, 하위에 위치한 욕구가 아닌 최상위에 위치한 욕구를 사회적 가치로 승화시키려 했다.

국정목표에 ‘경제’를 걸지 않은 노무현

먹고 사는 문제, 돈, 이익 같이 평범한 사람들이 자주 꺼내는 주제가 아닌 누구도 용기 있게 말하지 못하는, 더 품격 있는 가치를 말한 것이다. 번스가 말한 변혁적 지도자의 모습이 바로 이런 것 아니겠는가? 2002년 대선에서 뿐만 아니라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에도 그는 일관된 모습을 보였다. 저서 <진보의 미래>에 나오는 내용이다.

“나는 국정 목표에 경제 문제를 걸지 않았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서 …(중략)… 경제 문제가 다른 모든 가치를 덮어버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이다.” <진보의 미래> 33~34쪽

그는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줄곧 인간의 욕구 중 최상위 욕구를 사회적 가치로 표방했다. 그가 경제를 국정 목표에 걸지 않은 이유는 그것이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경제를 말함으로써 그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묻히는 것을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더 품격 있는 가치를 이야기하길 바랐던 것이다.

<맹자>의 첫 머리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맹자가 양혜왕을 만나니 양혜왕이 말하길, “선생! 천리 먼 길의 노고를 사양치 않고 오셨으니, 이는 장차 우리나라에 큰 이익이 되지 않겠습니까?” 맹자가 대답하되, “왕이시여! 하필이면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다만 우리에겐 추구해야 할 인의가 있을 뿐입니다. 왕께서 만일 ‘어찌해야 우리나라에 이익이 되겠는가?’라고 말하신다면, 공경대부도 ‘어찌해야 나의 봉지에 이익이 있을까?’라고 말하고, 일반 관리와 백성들도 ‘어찌해야 나 자신에게 이익이 될까?’라고 말할 것이니, 이와 같이 위아래가 서로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면 나라에는 위험이 생길 것입니다. (중략) 왕께서도 단지 인의를 말씀하시면 그만이지 하필이면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노무현의 좌절...그의 리더십을 공부하는 이유

노무현은 돈, 이익 같은 하위 욕구를 말함으로써 더 상위에 위치한 가치들이 묻히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는 달리 많은 이들이 눈에 보이는 것을 중요시했다. 사람들을 탓하려는 것이 아니다. 최상의 가치를 말하기엔 아직 시대가 그만큼 성숙되지 않았다는 게 안타깝다.

번스의 변혁적 리더십과 노무현의 리더십을 연결시켜 공부하면서 노무현이야말로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중 변혁적 지도자의 모습을 갖춘 유일한 인물이 아니었나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변혁적 지도자였던 그가 모든 면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이룬 것도 많았지만 이루지 못한 것도 많다.

그럼에도 왜 노무현의 리더십을 공부해야 하는가? 성공한 지도자여서가 아니다. 모든 것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그는 처음으로 우리 사회에 메시지를 던져준 리더다. 사회를 완전히 변혁하지는 못했지만, 변혁을 가장 적극적으로 시도했던 인물이다.

그 누구도 말뿐이지 실천의지가 없던 가치의 문제를 처음으로 당당히 전면에 끄집어낸 대통령이다. 많은 면에서 ‘처음’이었던 그와 그의 리더십을 공부해야만 ‘두 번째’, ‘세 번째’에, 우리가 ‘처음’보다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오늘도 노무현과 그의 리더십을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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