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가로수에도,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의 옷깃 속에서도 가을이 물씬 풍겨나는 요즘입니다. 절정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단풍들을 보자니 이러다가 자연이 전해준 아름다운 선물의 포장을 채 뜯기도 전에 겨울이 와버리는 건 아닐까 마음이 성급해지기도 합니다.

11월 문화탐방은 ‘소통’을 주제로 한 작품들로 세계무대에서 활동 중인 작가 4인의 ‘소통의 기술’ 전시회와 ‘도심 속의 오아시스’로 불리는 가을 덕수궁을 거니는 ‘낭만 투어’로 떠나보려 합니다.

덕수궁 미술관에서 전시중인 ‘소통의 기술’은 알바니아 출신의 미디어 작가 안리 살라(Anri Sala), 서술적인 영상과 설치미술의 작가 함양아(Yang Ah Ham), 필름메이커이기도 한 필립 파레노(Philippe Parreno), 쿠바의 디자인 예술가 호르헤 파르도(Jorge Pardo) 등 뚜렷한 개성과 작품세계를 가진 작가들의 뉴미디어, 필름, 설치, 디자인 등 크로스 장르 예술품을 만나는 자리입니다.



전시회를 관람한 뒤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물인 석조전, 덕수궁의 정전(正殿)인 중화전, 역대 궁왕들이 지혜를 얻고 선조(宣祖)를 추모하던 석어당, 고종이 자주 찾아 커피를 마셨다는 정관헌 등 가을색이 깊이 스민 덕수궁을 만납니다.

노란 단풍잎이 흐드러진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며 깊어가는 도심의 가을을 함께 느껴보았으면 합니다.



▶ 덕수궁 찾아오시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