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04
“의혈과 용기의 땅에서
노무현 정신이 들불처럼 번질 것”
- 2일 전북지역위 발족 "상식이 승리하는 세상을 여는 일이 우리들의 운명"
저녁 7시. 450석이 넘는 객석이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꽉 들어찬 가운데 퓨전 국악그룹 ‘나니레’의 흥겨운 북소리, 가야금 등의 장단과 가락에 맞춰 객석에선 “얼씨구, 좋다”라는 추임새가 절로 나온다. 예향의 도시, 전주라는 명성에 걸맞게 맛깔스런 공연으로 품격과 흥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국민시인’ 안도현이 노래한 ‘우리들의 운명’
‘국민시인’ 안도현 전북지역위원회 상임대표가 단상에 올랐다.
“30개월 전, 우리 곁을 떠났지만 더욱 더 선명해지는 그 이름 ‘노무현, 우리들의 대통령’을 자랑스럽게 기억하는 것이 첫째 목적이며, 당신이 남겨놓고 가신 유지를 받들어 상식이 승리하는 세상을 위해 떨쳐 일어서자는 것이 두 번 째 목적입니다.”
전북지역위원회 발족선언문을 읽는 안도현 시인의 목소리가 가볍게 떨린다.
“우리가 사는 이 땅 전북은, 불의한 권력에 맞선 민초들이 동학농민혁명의 깃발을 높이 치켜세운, 의혈과 용기의 땅입니다. 흘러가는 대로 안주하고, 그 속에서 소소한 이득이나 구하는 소인배들의 땅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들의 역사를 바로 찾아야겠습니다. 우리가 또 새로운 역사가 되어야겠습니다.”
시인은 ‘우리들의 운명’을 이야기한다.
“상식이 승리하는 세상을 여는 일이 바로 우리들의 ‘운명’임을, 거듭 깨닫는 그 날입니다. 노무현을 사랑합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사랑합니다. 더 나은 조국의 내일을 기대합니다. 운명처럼 다가올 희망의 내일을 향해, 이곳 전북에서 먼저 출발합시다.”
남성중창단 T&B의 축하공연과 임원진 인사, 그리고 김승환 전북교육감의 축사가 이어졌다. 김연 명창의 창작 판소리 <운명이다>의 구성진 가락에 맞춰 서예가 여태명 선생이 커다란 흰 광목의 뒤편에서 앞쪽의 관객들이 “사람사는 세상”이라는 문구를 볼 수 있게 글을 쓰는 퍼포먼스는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노 대통령과 얽힌 절절한 기억들, 흐뭇한 추억들
박수와 환호 속에 등장한 문재인 이사장은 “노 대통령과 관련해서 전북을 생각하면 늘 가슴이 짠하다”며 안도현 시인을 이야기한다.
“제 머리 속에 가장 강렬하게 박혀있는 장면은 그 분을 마지막으로 떠나보내던 서울광장 노제 때 안도현 시인께서 직접 낭독했던 추모시입니다.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 아아~ 노무현 당신’ 그 마지막 구절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 때 서울 광장을 가득 메운 추모인파의 마음, 분노 미안함 다짐이 다 섞인 절절한 추모의 마음을 그렇게 잘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노 대통령과의 추억도 나눴다. 원광대에서 국내 첫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는데, 전북에 있는 대학이고 원불교에서 운영하는 대학이었기 때문에 사양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 때 전주에서 하룻밤을 묵었는데 이른 아침 호텔을 나서 시장거리 식당에서 콩나물국밥과 모주를 먹고 왔다가 대통령께서 이 사실을 알고 당신만 떼놓고 갔다고 섭섭해 했다는 이야기들이 하나씩 풀려나왔다.
문 이사장은 재단 창립 이후 지금까지 해온 사업들을 하나씩 설명하며 그동안의 성원에 감사를 한 후 야권통합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대목에선 다소 목소리가 높아졌다.
“노무현 대통령이 추구했던 가치와 참여정부가 지향했던 가치, 민주정부 10년 동안 우리 국민들이 힘들여서 쌓아왔던 가치들이 그냥 무너지는 지금의 현실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었습니다. 정권교체만이 노 대통령의 정신과 가치를 되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돌발대화, 그리고 ‘문변’이 깨우친 삶의 지혜
“30년 동안 해온 변호사가 천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문변’(문재인 변호사)이 가장 정겹고 편안합니다.”
바로 이어진 돌발대화에서 변호사, 대통령 비서실장, 혁신과 통합 상임대표, 그리고 어릴 때 별명 ‘문제아’까지 들먹이며 그동안 불려졌던 호칭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호칭을 묻자 나온 답이다. 그렇다면 힘들 때마다 스스로에게 힘이 되는 말은 무엇이냐는 질문이 이어진다.
“살다보면 잠시 어려움을 피해갈 생각으로, 눈앞의 이익을 생각해서 어려움을 회피하는 것은 그 때는 좋은 것 같아도 지나고 나면 늘 후회가 듭니다. 특히, 어려울 때일수록 원칙으로 맞서는 것이 오히려 세상을 쉽게 사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제 나름대로 깨우친 삶의 지혜입니다.”
노 대통령께서 기타를 연주하며 부르는 상록수 노래에 참석자들의 목소리가 함께 더해져 긴 여운을 남기며 울려퍼진다. 기념촬영은 무대를 향해서가 아니라 객석을 향해서다. 모두가 이날 나눠준 자료집의 노란 뒤표지를 피켓처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노란 물결이 객석에서 출렁인다.
행사장을 나서는 이들의 표정은 살짝 상기돼 있었다. 누군가 했던 말이 회오리처럼 우리를 감아온다.
“사람사는 세상이 우리 안에 뜨겁게 살아있음을 오늘 다시 느꼈습니다.”
문재인 이사장이 한 말이 오버랩 된다.
“노무현 대통령께선 동학혁명의 정신이야말로 바로 그게 사람사는 세상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들불처럼 번졌던 동학혁명의 정신처럼 노 대통령의 정신이 전북지역위원회를 통해서 들불처럼 번져나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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