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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식

11월 봉하마을의 ‘그날’

2011.11.15


11월 봉하마을의 ‘그날’
- ‘내마음속 대통령’ 유색벼 수확, 봉하마을 새 단장…“자원봉사자들께 감사드립니다”



“자기야 너무 무리하지 마라”
“이기 을매나 좋은지 모른다, 니는.”


혹시나 몸이라도 상할까 걱정하는 아내의 말이 남편에게는 그저 바람소리 같았을 겁니다. 물먹은 논바닥이 걸음을 삼키는 듯 발이 푹푹 빠져들어도 남편은 뒤뚱뒤뚱한 걸음을 열심히 옮기며 폈던 허리를 다시 바닥으로 향했습니다. 한 손에는 낫이 또 한손에는 막 베어낸 벼 포기가 한 움큼 쥐어져 있습니다. 행여 옷자락에 흙먼지라도 묻을까봐 무릎과 팔꿈치 위로 동여매듯 걷어 올렸던 옷가지는 이미 질퍽한 논흙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습니다.

옆에는 또 다른 가족의 대화가 이어집니다. 도시에서 온 초등학교 5학년 아이와 아빠입니다. 부자(父子)가 모두 ‘난생처음’ 벼를 벱니다.

“논에 들어가니 느낌이 어때?”
“발바닥 느낌이 억쑤로 좋아요.”
“맨 처음에는 저길 어떻게 들어가나 싶었는데 여럿이 함께 하니까 아무것도 아니네. 아주 좋네!”

가을을 맞아 봉하마을 생태연못가에서 열린 ‘전통 벼 베기 체험’ 현장의 모습입니다. 유치원에 다니는 꼬마부터 나이가 지긋한 할아버지까지 남녀노소 나이불문으로 많은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지난 6월 전국에 사는 사람사는 세상 회원들이 생태연못 체험논에 심은 벼가 다섯 달 만에 옹골진 이삭을 포기마다 주렁주렁 매달았습니다.



지난 6월 회원들이 직접 손 모내기한 벼 수확

이번 체험행사에 참여한 가족들은 벼 베기가 처음이거나 어릴 때 이후 수십년 만인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당연히 처음에는 차가운 진흙바닥에 들어가길 주저하는 모습이 영력했습니다. 그런데 한 10여분 지났을까요? 싹둑 싹둑 낫질의 손맛을 느낀 뒤부터는 아이고 어른이고 없이 수확 삼매경에 빠져 모두가 논에서 나올 줄을 몰랐습니다.

그물망 한가득 메뚜기를 잡아들고, 우렁이와 미처 동면에 들지 못한 개구리를 발견하곤 환호하는 아이들, 전통 탈곡기에 벼 포기를 훑어 내릴 때마다 쏟아지는 낱알처럼 여기저기서 박수와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퇴임하고 고향에 돌아와 화포천을 정비하고 생태연못에 둠벙을 파며 친환경농사를 준비하던 때 대통령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잠시 <운명이다>를 펼쳐봅니다.

“가능한 일이라 생각했다. 자연 생태계가 복원된 농촌에 아이들이 찾아와 할아버지 할머니와 지내다 가는 날을 꿈꾸었다. 논습지 체험캠프를 스무 차례 넘게 열었다. 처음에는 시험 삼아 했는데, 나중에 유치원생들이 단체로 왔고 가족 단위 참가자가 늘어났다. 반응이 좋았다. 아이들이 수생곤충을 채집해서 기록하고 그림을 그렸다.”

마치 마술처럼 그날의 독백이 현실이 되어 봉하마을에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신기하면서 참 가슴 벅찬 순간이었습니다.



사자바위에서 바라본 11월의 ‘내마음속 대통령’

11월 둘째 주 봉하마을은 전통 벼 베기 체험 외에도 갖가지 행사와 방문인파로 아주 분주했습니다.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로 노무현재단 부산지역위원회 대학생캠프가 열렸고, 참여정부에서 대통령님과 권양숙 여사를 보좌한 청와대 비서관들, 지역 노사모, 시민광장, 개성고 총동창회 서울-부산 이어달리기팀 등이 묘역을 찾아 대통령께 참배했습니다.

봉하를 아름답게 색칠해주신 분들도 계십니다. 김해시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200여 명의 고마운 손길이 봉하마을 곳곳을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채워주셨습니다. 검회색으로 오랜 세월이 그대로 묻어있던 마을 담벼락이 자원봉사자들의 정성어린 붓 터치로 크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냈습니다. 덕분에 마을 분위기가 아주 화사해졌습니다.

2011년 봉하 최고의 명물이었던 ‘내마음속 대통령’ 유색벼 수확도 있었습니다. 봉하의 풍년 들판은 올 한 해 동안 굉장히 많은 분들이 흘려주신 땀의 결실입니다. 특히 자원봉사자들의 변함없는 사랑과 헌신은 봉하의 많은 부분을 아름답게 바꿔놓고 있습니다.

재단과 영농법인 (주)봉하마을은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하는 뜻으로 올해의 유색벼 ‘내마음속 대통령’ 수확을 자원봉사자들에게 전격 일임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엄마 아빠를 따라온 아이들 서넛을 포함해 스무 명 남짓의 자원봉사단이 노란색 깃발을 들고 ‘내마음속 대통령’과 봉하 들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사자바위에 올랐습니다. 감격에 젖어 저마다 소감을 이야기하는데, 그렇게 봉하를 많이 찾은 분들인데도 사자바위에 오른 것이 대부분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습니다. 봉하에 올 때면 짐을 풀기도 전과 산과 들로 나가 땀을 쏟는 일로 하루를 다 보냈던 탓입니다.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지난 계절 내내 그랬던 것처럼 자원봉사자들의 땀이 다시 봉하 들판에 뿌려졌습니다. ‘내마음속 대통령’ 유색벼는 3주 연속 주말마다 내린 비 때문에 논과 벼가 마르지 않아 모퉁이만 수확을 하고 며칠 더 햇살 아래 두기로 했습니다.

“자원봉사자는 봉하의 일을 거들어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봉하를 직접 만들어가는 사람입니다. 봉하의 주인입니다.”

아주 오랜만에 자원봉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저녁 밥상을 나누던 시간, 술이 두어 순배 쯤 돌았을 무렵 좌중에서 흘러나온 말입니다. 대통령님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평소에도 자원봉사자들의 노고와 땀의 가치를 늘 소중하게 여겨왔습니다.

내 집처럼 봉하를 가꿔가는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봉하를 찾는 여러분들은 모두 봉하의 주인입니다. 좀 이르지만, 올 한 해 봉하를 다녀가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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