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들어 가장 포근하고 청명했던 지난 27일(일). 봉하마을 친환경쌀 방앗간에서는 사람사는 세상 회원들과 지역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눔을 실천하고 봉사의 기쁨을 주고받는 ‘2011 봉하 나눔밥상’이 열렸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참가자들이 직접 담근 친환경 봉하김치와 봉하우렁이쌀을 진영읍과 한림면에 사시는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에게 전달하는 자리입니다. ‘나눔’이라는 행복한 전제가 깔려있어서인지 많은 분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행사에 동참을 해주셨습니다.

공윤권 경상남도의회 의원, 권요찬 김해시의회 의원, 김규봉 한림면장, 김종구 진영농협 조합장, 장순관 한림농협 조합장 등 내빈을 비롯해 진영중학교학부모협의회, 한울타리봉사단, 사람사는세상 동호회 ‘봉하가는길’ ‘봉하노삼모’ ‘사랑나누미’, 다음 카페 ‘내마음속봉하’ ‘노랑개비’까지 13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오전 10시. 전국에서 모인 남녀노소 참가자들은 노란색 노무현재단 로고가 새겨진 앞치마와 위생모자, 장갑 등으로 위생안전에 만전을 기한 뒤, 안데스 호수염으로 잘 절여진 친환경 봉하배추와 조우했습니다.



준비운동을 마치고 본격적인 김장 담그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경험자들의 능숙한 손놀림이 절반, 어설프지만 바지런한 무경험자들의 도움이 절반이었습니다. 팔다리는 물론 허리까지 저려오는 고된 김장행군이 1시간을 넘어설 무렵엔 여기저기서 ‘아이구!’가 연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표정은 모두 밝고 보람에 차보였습니다.

840여 포기에 달하는 절임배추는 두 시간 만에 맛있는 봉하김치로 전원 탈바꿈을 했습니다. 시늉에 그치거나 짜증을 내는 사람 없이 모두가 자기 역할에 충실한 덕분입니다. 단지 내가 먹을 것이었다면 이런 정성과 열정이 나올 수 없었을 겁니다.

값진 노동 뒤에 차려진 또 다른 ‘나눔밥상’은 봉하마을의 일급 요리사 ‘데비트’님과 자원봉사자들의 솜씨였습니다. 친환경쌀밥과 우거짓국, 진영단감 샐러드, 봉하김치, 잘 삶은 돼지고기, 그리고 봉하쌀막걸리를 곁들여 풍성하게 차려졌고, 김장으로 땀 흘렸던 자리에 다시 옹기종기 모여앉아 맛있고 배부르게 나눠 먹었습니다.



행사 진행을 맡은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부 직원의 말에 의하면, 엄청난 양의 설거지와 행사장 뒷정리도 자원봉사자들의 능숙한 솜씨로 깨끗하게 마무리되었다고 합니다. 늦게까지 봉하에 남은 어느 회원은 멀리서 오느라 차 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서둘러 귀경했던 다른 참가자들에게 “절대 미안해하지 말라”며 “너무너무 반갑고 고마웠다는 인사도 꼭 전해 달라”고 했습니다. 

나눔 참가자들 덕분에 300여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들이 조금은 덜 추운, 조금은 덜 배고픈 겨울을 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행사 소식을 듣고는 “서울이나 다른 지역에서도 ‘나눔밥상’을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신 분들도 계십니다.

좀 더 많은 관심과 참여가 이뤄진다면 우리 이웃들의 겨울이, 그리고 세상사는 일들이 그리 혹독하지만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봉하를 비롯해 우리가 사는 곳 어디서나 많은 분들이 함께하는 나눔밥상이 수시로 차려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봉하 나눔밥상’ 참여자 수에 오류가 있어 정정합니다. 자원봉사자 100여 명, 주요 내빈 및 행사 관계자 30명 등  모두 130여 명이 함께하셨습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 [봉하사진관] 2011 나눔의 봉하밥상 - 봉하쌀,봉하김치 나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