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12
사람사는 세상 회원 ‘님아 님아’
대구경북. 지난 30여 년간 편향된 정치성향으로 오래 경직되어있던 이 지역에 들불처럼 변화에 대한 열망이 번져나간다. 더욱 희망적인 것은 기성세대에 묻어 대물림되다시피 하는 생각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가하면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청년’들이 일어서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주 노무현재단 대구경북지역위원회가 주최하는 노무현 청년학교가 막을 올렸다. 3월 7일부터 4월 4일까지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경북대학교 인문대 314호에서 열리는 이 강연에는 정연주 전 KBS 사장, 오완호 한국인권행동 사무총장, 이정우 경북대교수, 윤정원 대구여성인권센터 이사장, 고재열 시사IN 기자 등이 강사로 출연해 민주진보의 시대정신에 목말라 있던 대구의 청년들과 대화를 가진다.
지난 수요일에는 정연주 전 사장의 ‘아니오, 라고 말하지 못하는 청년들에게’라는 주제로 대구경북의 청년들을 만났다. 이날 강연은 청년들의 깊은 관심과 이어지는 질문으로 정해진 시간을 훌쩍 넘기면서까지 계속되었다.
강연은 정 전 사장의 애송시이자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로 시작되었다. 유신독재체제로 암울했던 1970년대에 동아일보 기자로 입사해 일하면서 언론자유를 외치다 쫓겨나기도 하는 등 30년 넘는 언론인 생활에서 겪은 일화들과 가슴앓이가 내 마음을 울렸다. 정 전 사장은 “그러나 지나고 보니 젊은 날은 물론 삶의 순간순간이 소중하기 그지없고, 심지어 실패한 일들까지도 오만함을 다스리는 좋은 스승이며 경험이었다”고 했다.
그래도 역사는 진보한다
“진보란 생산수단의 발달과 생산력의 증대로 측정되어지기도 하나, 진정한 진보는 그것이 사회든 개인이든 폐쇄에서 개방으로, 획일화에서 다양화로, 경직된 사회에서 유연한 사회로, 타율이 아닌 자율이 적용되는 사회로, 권력이나 권한의 집중에서 분산, 즉 나누어 갖는 사회로, 불평등에서 평등의 사회로 나아가는 모든 역사과정에 질적 변화가 적용되는 것을 말한다.”
정 전 사장의 강연은 그동안 내가 생각해왔던 진보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그는 역사의 진보를 위해서는 지식인들의 비판적인 시각과 깨어있는 정신이 필요한데, 이는 바닥에 깔린 마음, 나의 시선이 가는 지향점, 가슴에 품은 가치관이 인류가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자유, 평화, 사랑 등에 기초를 두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것만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 답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를 말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보수’다. 진정한 보수는 ‘개인’을 가장 소중히 여기며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유린하고, 권력의 독점으로 획일적인 사회가 전개되고, 다름을 인정 못하여 언론을 탄압하는 유신체제나 현 정권하에서 한마디의 이의도 제기하지 않음은 우리사회에 진정한 보수는 없고 수구기득권세력만 존재할 뿐임을 보여준다.”
소통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근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정 전 사장은 70년대 신문에 게재되었던 ‘한국의 간디’ 함석헌 선생이 <씨알의 소리>에 적은 문구를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아직도 마음의 신조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게 생각할 때 참 미운 것이 신문입니다. 신문이 무엇입니까? 씨알의 눈이요, 입입니다. 옛날 석가, 예수, 공자가 섰던 자리에 오늘날은 신문이 서 있습니다.”
종교와도 같이 중요한 신문이 제 기능을 못함을 탄식하는 말이었다. 불행하게도 세월이 흘러 강산이 몇 차례 바뀐 지금에도 딱 맞는 말이니 참 슬프다. 몇 년째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하는 4대강, FTA, 서울시장 선거, 강정마을, 해고노동자 등 이 시대에 절실하고 절박한 내용은 다 묻어 버리거나 왜곡해 보도하고, 심지어는 날조까지 하는 언론이 아닌가.
그런 점에서 ‘나꼼수’ 같은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덕분에 정치와 선거에 무관심했던 20~30대 젊은이들이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니 말이다.
정 전 사장은 “20대의 청년들이 10%만 더 투표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단, 내가 구경꾼이 아닌 역사의 주인일 때 가능한 일”이라며 도종환님의 시 ‘담쟁이’로 강의를 마무리했다.
밤늦은 시간 강의가 끝난 뒤에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모여서 대화를 주고받은 ‘대구의 청춘’을 보며 혹한의 계절을 지나 번져가는 이 들불 같은 기운이 봄과 함께 아름다운 변화를 가져오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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