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03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덜컹이는 기차에 기대어 너에게 편지를 쓴다
꿈에 보았던 길 그 길에 서있네
기차에 앉아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그곳으로 가는 마음이 딱 이랬습니다. 대통령님과 함께 언제나 큰 가슴으로 반겨주는 사람들, 같은 마음 같은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고 자연과 사람, 땀의 가치를 온몸으로 느끼며 채워가는 그곳, 봉하마을.
지난 30일(토) 사람사는 세상 회원 가족들과 함께 ‘1박2일 여름 봉하캠프’를 다녀왔습니다. 명계남 상임운영위원과 함께한 이번 캠프는 ‘생명과 쉼 그리고 노무현’의 시간이었습니다. 마침 캠프 기간 중에 알맞게 비가 왔고, 햇살 또한 넉넉해서 많은 시간을 자연 속에서 보냈습니다.
캠프 첫날 가장 먼저 묘역에 참배한 참가자들은 첫 일정으로 대통령님의 흔적을 따르는 ‘자전거 투어’에 나섰습니다. 대통령이 참모진과 함께 자전거로 다녔던 봉화산과 화포천 길에는 온갖 들꽃과 습지식물들이 빽빽한 숲을 이뤘고, 개구리 울음소리가 요란한 들녘을 지나 생태연못을 지날 때면 몸이 튼실한 붕어들이 팔딱팔딱 뛰어오르는 모습도 곧잘 보였습니다.
모내기를 마친 들녘에는 뜨거운 햇살을 머금은 벼가 무럭무럭 몸을 키워내고, 유색벼를 심은 캐릭터 논은 겨우 20여 일이 지났을 뿐인데도 글씨와 그림이 제법 뚜렷한 형태를 갖췄습니다. 이제는 대통령님의 표정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가 되어 있더군요. 봉하는 마치 손을 대면 녹색이 툭툭 터져버릴 것 같은 생명 넘치는 계절 속에 있었습니다.
저녁시간 방앗간 2층에서는 영농법인 봉하마을 김정호 대표, ‘명짱’ 명계남 위원이 함께하는 ‘여름밤의 대화마당’이 마련되었습니다. 김정호 대표가 구수한 봉하막걸리를 곁들인 ‘친환경생태농업 이모저모’로 대화의 포문을 열었고, 이야기 봇물이 터진 명짱은 유쾌 상쾌한 영화이야기, 대통령님과 있었던 가슴 시린 일화로 참가자들의 열띤 박수와 심금을 울리기도 했습니다.
난생처음 손모내기와 장군차 다도 체험
첫날 프로그램이 자전거 투어와 대화마당 등 참가자들이 서로 소통하고 봉하에 젖어드는 시간이었다면 이튿날은 봉하와 오롯이 하나되어 몸으로 느끼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채워졌습니다.
아침 일찍 생태연못 체험논에 모인 참가자들은 비뚤배뚤 서툴지만 정성을 다한 손모내기로 어엿한 ‘봉하 농군’이 되어보기도 했고, ‘장군차 유래와 다도 예절 배우기’ 시간에는 시원한 정자 그늘에 앉아 차를 음미하며 대통령이 친환경 생태농업과 장군차 재배를 시작한 까닭, ‘여럿이 함께 참여’의 뜻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스물 네 시간을 함께하면서 울고 웃고, 뛰놀고 대화하고, 어른이고 아이고 할 것 없이 순백의 마음으로 어울리는 모습을 보며 봉하 귀향 첫날 “야 기분 좋다”던 대통령님의 표정이 오버랩되기도 했습니다. 1박2일 동안은 벼를 심는 것도 쉼이요, 밥을 나누는 것도 쉼이요, 함께 땀 흘리는 것도 참 달콤한 쉼이었습니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여러분과 헤어지면서 했던 명짱님의 마지막 인사말이 생각납니다.
“저는 나 편하자고 봉하에 내려와 지내는데(웃음), 여러분은 왜 오셨나요? 노무현처럼 생각하고, 노무현처럼 행동하고, 노무현처럼 산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봉하에서 뜻 깊고 즐거운 1박2일을 보내는 동안은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겠죠. 그러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또 치열한 삶과 경쟁 속에 놓이게 됩니다. 그럴수록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잊지 않으려고 애쓰고 노력하면 적어도 여기 함께한 우리 아이들만은 좀 더 나은 세상을 살게 되지 않겠습니까. 여러분과 함께한 1박2일, 참 행복했습니다.”
첫날 대화마당에 이어 예정에 없던 이튿날 일정까지 내내 회원들과 함께하며-마치 봉하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대통령님이 그랬던 것처럼-하나라도 더 좋은 추억을 남겨 주려 애써준 명짱의 마음 오래 기억하게 될 것 같습니다.
“9월 봉하캠프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부산이나 통영 어디쯤 바람 좋은 여름바다로 가는 중에 잠시 들르는 연인과 가족들이 있고, 경상·전라·충청 등 곳곳에서 만원 전세버스에 올라 오랜만에 나들이를 나선 나이 지긋한 농촌 어르신들이 있고, ‘아방군, 호화골프장…과연 소문 그대로일까?’ 하는 호기심을 담은 이들, 미루고 미루다 끝내 못 뵌 미안함과 서러움으로 온 이들, 그리고 이젠 내 고향집 다녀가듯 한 달 한 주가 멀다하고 찾아오는 이웃 같은 이들까지….
사람사는 세상 봉하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입니다. 눈물이어도 좋고 웃음이어도 좋고, 이제는 그저 담담하게 지나는 일상처럼 굳이 큰 의미를 담지 않아도 좋은 곳. 무엇보다 노무현의 삶과 철학, 그 꿈이 생생하게 살아 숨 쉬며 자라나는 곳이 바로 봉하입니다.
9월에 예정된 세 번째 봉하캠프에서 더 많은 분들과 더 풍성한 이야기로 다시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건강한 여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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