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24
아직 겨울이 봄을 시샘하듯 쌀쌀하던 18일, 저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노무현재단으로 향했습니다. 바로 노무현 시민학교 월례강좌 이종구 교수님 강연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서거 1주기 기념으로 출간되었던 <노무현이, 없다>라는 책에서 이종구 중앙대 서양화 학과 교수님의 글을 읽고, 문장으로는 형언하기 어려울 만큼 감동을 얻었던 기억이 있었기에 제 발걸음은 평소보다 경쾌했습니다.
소박한 화가, 소탈한 대통령
더욱이 노무현재단이 새로이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나서는 첫 방문이었기에 설렜습니다. 한 사람의 글과 문장이 곧 그 사람이듯, 사람들의 거처에서는 머무는 이들의 향취가 전해지기 마련입니다. ''역시 노무현재단!'' 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만큼 새 보금자리는 대통령님의 품을 닮아 정겨웠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어느새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강연 시작 전에 시민학교 소개와 교장 선생님의 인사말, 그리고 '나는 후원회원이다!'라는 코너가 진행되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저도 마이크를 잡고, 노무현 장학생으로서 대통령님께 어떤 마음을 지니고 있는지 진심을 담아 말씀드렸습니다. 그 후 불은 꺼지고, 대통령님 공식 초상화를 그린 이종구 교수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있은 뒤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한 가지 놀랐던 점은 교수님의 옷차림이었습니다. 소박하고 검소하기 이를 데 없는 차림이셨는데, 온통 검은색인 옷에선 누추함이 아니라 청빈함이, 동네에서 흔히 뵐 수 있는 이웃 분들의 따뜻함이 전해져왔습니다. 봉하에서 함께 나누시던 대통령님의 소탈한 모습이 잠시 비치는 듯 했습니다.
불의한 시대, 예술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강의의 주제는 시대와 민중예술이었습니다. 이 교수님은 1980년대 군사독재 정권에 그림으로써 항거한 '민중아트'에 대해 주로 말씀해주셨습니다. 다양한 사상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민주주의를 간절히 갈망했다는 것만으로도 죄가 되어 압제의 사슬에 묶여야만 했던 엄혹함 속에서 피어난 민중아트는 시대의 새벽을 부르는 목탁이었습니다.
불의한 시대에 예술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개인의 존엄과 자존을 지키는 것을 넘어서서 아픔에 공감하며 마음을 표하는 것은 무엇인지 여러 그림을 통해 보여주셨습니다. 특히 현대사의 거친 질곡마다 함께 호흡해왔던 민중아트를 보면서는 전율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전태일-박종철-이한열로 상징되는 가치가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그것이고, 인간의 존엄이 그것입니다. 노동의 땀방울로 상징되는 가치가 있습니다. 이 나라의 경제를 이만큼 끌고 온 그분들의 꿈과 희망이 그것입니다. 놀랍게도 민중아트는 매번 그곳에 서있었습니다. 지금은 비록 민중아트가 예전처럼 쏟아져 나올 수는 없지만, ''한열이를 살려내라!''고 외치던 민중아트의 외침이 현재에도 유효한 까닭입니다. ''노동자의 아픔에 깊은 공감을 표하는'' 민중아트가 사라질 수 없는 이유입니다.
대통령님 그린 그림을 사랑하는 이유
이후 농촌과 그 농촌의 사람들에 천착해오신 교수님들의 작품을 볼 수 있었는데, 그 그림들에선 '사람의 향기'가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맥이 닿아 강의는 드디어 대통령님의 이야기로 흘렀습니다. 작은 부분까지 화가를 배려하던 낮은 사람, 권위 있는 모습보다는 따뜻한 모습으로 남고자 했던 대통령님의 진심에 가슴 한편이 아려왔습니다.
시종일관 진지할 때는 한없이 진지하시고, 지루하지 않도록 유머를 통해 편하게 만들어주신 교수님의 모습에서, 저는 대통령님의 미소를 보았습니다. 참 행복했습니다. 사람의 삶이 곧 자신의 얼굴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대통령님을 그린 그림을 사랑하는 이유가,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나는 이유가 그 때문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봅니다.
이제 5월이면 꽃이 흐드러지겠지요? 대통령님을 생각하면 꽃이 떠오릅니다. 그 꽃, 향기, 빛깔, 부드러운 몸짓까지 대통령님과 닮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노무현 시민학교에 더 많은 분들이 오셨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으로 글을 마칩니다.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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