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30
이 책은 매우 독특한 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자 성경륭 교수(한림대, 사회학)는 참여정부 시절에 국가균형발전위원장으로 일한 4년 반 동안의 기록을 토대로 이 책을 집필했습니다. 보통의 경우, 학자들은 자신의 이론적 연구 결과를 체계화하여 책으로 출판하거나 아니면 현장에서 활동하는 실천가들이 자신의 실무경험을 정리하여 단행본으로 출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대학교수의 신분으로 상당히 긴 시간 동안 국정과제 위원장을 맡아 균형발전 정책 전반의 기획과 집행을 담당한 뒤 다시 대학으로 돌아와 당시의 경험을 학문적으로 재정리하여 이 책을 출판했습니다. 이론과 실천이 폭넓게 융복합된 셈입니다.
내용면에서 볼 때, 이 책은 박정희 시대에 대한 강렬한 문제의식을 토대로 집필되었습니다. 세간에서는 박정희 정부의 등장으로 한강의 기적이 일어나고 한국이 선진국에 진입하는 기초가 만들어졌다는 주장이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박정희 정부의 빛이 강한 것 이상으로 그 그림자는 더욱 짙다는 것이 필자의 인식입니다. 무엇보다도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바탕으로 고속성장을 이루기 위해 선성장·후분배를 외치며 대기업과 영남권·수도권을 육성한 것이 결과적으로 되돌리기 힘든 모순과 갈등을 초래하였습니다. 그로 인해 중앙·지방의 불균형, 대·중소기업 간 불균형, 계층 간 불균형, 영남권·수도권과 여타 지역 사이의 불균형이라는 네 가지의 천형과도 같은 거대한 불균형이 한국사회에 구조화되고 말았습니다.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은 이 네 가지 모순 구조에서 첫 번째와 네 번째의 불균형을 극복하고자 한 국가기획이었습니다. 이 중 저자는 지역불균형의 문제를 해소하고 모든 지역이 특화발전과 연계발전의 새로운 틀 속에서 공동발전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공공기관의 지방이전과 혁신도시 건설, 1·2·3차 산업의 융복합화와 6차산업화를 통한 낙후지역 발전, 지역전략산업 육성, 지역별 혁신클러스터 조성, 생태문화적 발전을 위한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지역혁신을 위한 지방대학 육성, 수도권의 질적 발전 및 창조적 발전, 동북아 시대를 열기 위한 신국토구상 등 다양한 정책을 기획하고 추진하였습니다.
이러한 정책들은 선성장·후분배론, 불균형발전론, 양적·모방적 발전론을 추구한 박정희 모델에 대한 반명제로 기획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참여정부가 끝나고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등장하면서 참여정부가 추진했던 성장과 분배 병행론, 균형발전론, 질적·창조적 발전론은 폐기되거나 중대하게 훼손되고 말았습니다. 우려스러운 것은 박근혜 정부에 들어와 박정희 시대의 사고와 전략으로 회귀하는 듯한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그 결과는 지역불균형의 심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의 권한과 재정불균형의 심화, 나아가 대중소기업간 불균형과 계층간 불균형의 심화로 나타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박근혜 정부는 박정희 시대부터 양산되기 시작한 불균형과 불평등의 문제를 해소하기는커녕 한층 악화시키는 최악의 정부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자는 박근혜 정부의 등장이 역설적으로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정책적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입증할 것으로 예고합니다. 경제위기를 극복한다는 명분으로 너무나 쉽게 불균형발전론으로 회귀하고 창조경제를 주장하면서도 정부주도의 새마을운동을 부활시키겠다는 것을 보면 결국 앞으로 대중소기업간·계층간·지역간 분배불평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의 권력불평등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노무현 대통령의 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정책은 분배와 복지의 증진을 위한 <비전 2030>과 더불어 다음 시대에 더욱 빛을 발휘할 것임이 분명합니다.
정책노선의 흐름으로 볼 때, 한국의 현대사는 크게 국가주도의 불균형발전을 추구한 박정희 노선과 지방주도의 균형발전을 추구한 노무현 노선으로 대별해 볼 수 있습니다. 과거나 지금이나 박정희 노선은 과잉을 넘어서 한국사회를 위태로운 불균형과 지속불가능의 수렁으로 몰아가는 매우 위험한 노선입니다. 그래서 다음 시대는 균형, 공생, 지속가능성을 추구한 노무현 시대의 부활로 귀결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이런 점에서 노무현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니, 아직 만개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합니다. 이런 역사인식을 기초로 노무현을 계승하고자 하는 민주진보세력의 창조적 구상과 새로운 정책설계가 필요합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저자는 이 책에 대해 “노무현 시대와 다음 시대를 잇는 가교”라고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한울아카데미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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