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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대통령을 사랑한 바보 농민

2009.11.20

바보 대통령을 사랑한 바보 농민

 

 

e노마드/역사를 기록하는 사람들 회원

 

 

처음 만난 그 분의 표정은 참 맑았다. 흔히 관상이라고 표현하는 사람의 얼굴 표정. 그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의 심성을 대강 엿볼 수 있다는 건 어느 정도 사실인 듯하다.

11월 19일 오전 11시 10분. 예정된 시간보다 10분 정도 늦게 도착한 인천 사할린동포복지회관에는 특별한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님을 그리는 애절한 마음을 자신의 논에 커다란 글씨(“사랑합니다♡ 바보대통령 그립습니다 바보농민”)로 표현했던 ‘바보 농민’ 구재상(55세)씨다. 구씨의 첫 인상은 왜 그가 ‘바보 농민’인지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는, 그런 맑은 얼굴을 가진 사람이었다.

           농부 구재상씨가 한명숙 이사장 등 재안 임원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있는 모습


25일간 심은 벼, 거름도 주지 못하고...

구씨는 전라남도 장성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다. 그런 그에게 하늘이 무너지는 소식이 전해진 2009년 5월 23일. 한달음에 대통령님이 모셔진 봉하마을로 달려가려고 했지만, 주변의 동료와 부인은 만류했다. 그렇잖아도 한창 농사일로 바빠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을 해도 손이 모자라는 상황이었다. 

구씨는 괴로웠다. 봉하마을로 달려가고 싶지만 달려갈 수 없는 상황. 자신이 돌아가신 노 대통령님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사실이 괴로웠다. 무엇을 할까? 어떻게 할까?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다. 그리고 퍼뜩 생각이 떠올랐다. 대통령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벼를 심자는 생각이었다. 글씨로 새길 부분만 다른 품종의 벼를 심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2~3일이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벼를 심기 시작했다. 하지만 녹록치 않은 작업. 거의 25일 정도가 걸렸다고 한다. 벼를 심을 때 그는 자신이 개사한 노래를 반복해서 불렀다고 한다. 가수 조용필씨의 ‘일편단심 민들레야’를 개사한 노래다.

님 주신 밤에 씨 뿌렸네
사랑의 물로 벼를 심었네
처음 만나 맺은 마음
일편단심 나의 노짱
오월의 어느 봄날
그 봄날 이른 아침
낙엽처럼 가시었네

행복했던 장미 인생
비바람에 꺾이니
하는 힘없는 슬픈 바보 농민
긴세월 하루같이 하늘만 쳐다보니
노짱님 목소리는 어디에서 들을까

일편단심 나의 노짱
일편단심 바보 노짱
변하지 않으리

몇 번이나 불렀을까? 이 노래를 부르면서 그렇게 그는 “사랑합니다♡ 바보대통령 그립습니다 바보농민”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논을 만들었다.

노무현재단을 후원하는 바보들의 행진

          "사랑합니다 ♡ 바보대통령 그립습니다 바보농민"이라는 글이 선명하게 쓰여 있다 / 장성닷컴 이태정


글씨가 들어갈 부분에는 ‘녹미’를 심었다. 녹미는 일반 벼에 비해 키가 크다고 한다. 그래서 어느 정도 자라면 글씨가 훤히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키우는 데 어려움이 동반되었다. 일반 벼와 함께 섞어서 심은 결과가 되어 모내기하는 데 25일이나 걸리기도 했지만, 키우는 과정에서 거름을 주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

원래 키가 큰 품종이라서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불면 쉽게 쓰러질 우려가 크다. 그래서 구씨는 눈물을 머금고 글씨가 새겨질 녹미에게는 거름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비라도 내리면 하루에도 몇 번이나 논에 나가서 벼를 살펴봐야 했다. 그렇게 정을 주면서 키우다보니 녹미와 대화도 가능해졌다고 한다.

“미안하다. 너희들한테 거름을 주지 못해서. 그래도 내 마음을 잘 이해하겠지. 잘 커주기를 바란다. 고맙다” 

그렇게 땀과 눈물로 키운 벼 600kg을 싣고 그는 11월 19일 새벽 4시 전남 장성을 출발해 인천 사할린복지회관까지 달렸다. 사할린에서 영구 귀국한 어르신들께 드리기 위해서다. 5공 청문회에서 패기 넘치고, 정의롭고 지혜로운 초선 국회의원 노무현에게 반해 그를 지지했던 ‘바보 농민’의 정성은 또 다른 바보들이 기증한 봉하쌀 300kg와 더해져 어르신들께 감동을 전달했다.

‘바보 대통령을 사랑한 바보 농민’ 구재상씨. 그가 그렇듯이 어쩌면 노무현 대통령님을 사랑했던 그 모든 이들이 바보일지도 모른다. 이런 저런 방법으로, 이런 저런 능력으로, 그렇게 각자의 능력껏 노무현재단을 후원하는 바보들의 행진이 계속되는 한 희망을 능히 품어도 되지 않을까?


※ 이 글은 후원회원 가운데 ‘노마드’님이 행사취재 자원봉사자로서 참여해 써주신 내용입니다. 사진 역시 ‘이강연’님, ‘나라찬’님, ‘마당’님이 자원봉사자로서 참여해 촬영해 주신 것입니다. 모든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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