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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후기] 보문사, 그 특별했던 오후의 경험

2012.09.10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평소 템플스테이에 관심이 많아 기회가 오면 꼭 한번은 참여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서 하루 이틀을 통째로 뺀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았다. 다행히 9월 문화탐방은 반나절만 들이면 되는 ‘템플라이프’로 진행된다고 했다. 너무 반가웠다.

날씨도 제법 선선해졌고 이맘때면 가을이 섞인 사찰 분위기가 제법 근사할 것 같아 기쁜 마음에 냉큼 신청을 했다. 기대이상으로 좋은 경험이었고 아직도 여운이 남는다.

보문사는 서울 시내에 있는 사찰이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딴 세상 같은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다. 항상 차를 타고 근처를 지나다녔는데 여태 보문사를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두려웠던 108배, 기분 좋은 희망의 발견

첫 순서로 스님의 안내를 따라 보문사 이곳저곳을 소개받았다. 보문사의 역사, 각 법당의 의미와 쓰임, 절에서의 예절 등에 대해 들려주셨는데 자세한 설명이 아주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보문사의 명물 가운데 하나인 석굴암은 세워진 지 40년으로 그리 오래되진 않았으나 재료의 웅장함과 탁 트인 경치가 인상적이었다.

108배를 하기 전에 주지스님이 오셔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바쁜 와중에도 우리를 위해 시간을 내주셔서 너무 고마웠다. 여러 스님들을 만나 뵈었는데 성함을 다 기억하지 못해 너무 죄송하다. 어떠한 장식도 하지 않은 비구니 스님들 모습이 너무 평온하고 아름다워 보였다. 마음을 수련하며 좋은 생각과 절제된 생활을 해서 그럴까? 피부는 또 얼마나 좋으시던지.
가장 두려워(!)했던 108배는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테이프에서 흘러나오는 108개의 기도문을 마음속으로 새기며 절을 했는데 40분이라는 시간이 찰나처럼 휙~ 지나간 느낌! 기도문에는 나에게, 주위에,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을 위한 말씀이 들어 있는데 매일 이런 마음으로 살면 이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는 기분 좋은 희망을 갖게 해주었다.

다음은 다도시간. 팽주(烹主, 차를 다려내는 사람)가 되어보니 스님 말씀대로 내 자신이 얼마나 느낌 없이 빠르게 살아왔는지를 절실히 느꼈다. 물 한 방울 떨어지는 소리, 차가 우러나는 시간의 짧은 기다림, 그 향기…. 너무나 소소해서 지금까지 전혀 관심도 없었던 것들을 새로운 마음으로 경험하니 오감이 다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차 한 모금이 목으로 살살 내려갈 때조차 행복한 마음이 들었다. 뜻밖의 상황에 밀려드는 마음의 변화에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참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돌아보기, 다시보기, 받아들이기

평소에는 커다란 주전자에 찻잎을 마구잡이로 한주먹 던져 넣고 팔팔 끓은 물을 시원하게 콸콸콸 붇고는 큼직한 머그잔에다 벌컥벌컥 마시던 나의 모습이 자꾸 생각났다. 평소 나의 모습을 글로 쓰려고 하니 사용하는 단어들도 얼마나 자극적이고 급한지!!

마지막으로 우리는 모두 한자리에 둘러앉아 연꽃을 하나씩 만들고 헤어졌다. 똑같은 재료로 똑같은 시간을 들여 만들었는데 연꽃 모양이 다 제 각각이다. 누가 더 잘하고 못한 것이 없다. 모두 다 다르고 모두 다 예뻤다. 우리도 만들어진 연꽃과 다를 것이 없는데 왜 그 점을 인정하지 못하는 걸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아서 아쉬웠고 다음에도 이런 좋은 기회가 있다면 꼭 참석하고 싶다. 지금까지 문화탐방은 4번째 참가했는데 항상 알차고 좋은 프로그램을 준비해주시는 재단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이제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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