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05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오늘은 노무현 대통령께서 3년 전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에 서명을 한 뜻 깊은 날입니다. 바로 이 시간 즈음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으로 청와대에 남아서 역사적인 회담의 진행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가, 방북 수행단이 알려온 합의문 초안에 우리가 공을 들여 준비해간 내용들이 거의 그대로 담겨 있는 것을 보고 가슴 벅찼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평가한대로 10·4 선언은 기존의 남북 합의처럼 추상적이고 원론적인 합의에 그치지 않고, 남북 경제 모두에게 새로운 미래를 열어줄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참으로 가치 있고 소중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참여정부 내내 북핵 위기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역대정부가 한걸음, 한걸음 발전시켜온 남북관계를 결코 후퇴시키지 않고, 오히려 신뢰를 착실히 키워나간 노력의 결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이 소중한 합의를 헌신짝처럼 버렸고, 남북관계는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10·4 선언 1주년 기념식에서 10·4 선언이 ‘버림받은 선언’이 되어 말라비틀어진 나무처럼 된 서글픈 현실을 개탄하셨습니다. 마지막 참석이 되어버린 그 기념식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픕니다.
그러나 10·4 선언이라는 나무는 결코 그냥 말라죽지 않을 것입니다. 언젠가 다시 햇볕이 들면, 뿌리도 튼실하게 내리고 가지가 뻗고 잎이 무성해져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그때까지 이 나무에 물을 주고 가꾸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책무입니다. 오늘 우리가 10·4 선언 3주년을 기념하는 의미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깊은 골짜기가 봉우리의 높음을 돋보이게 하듯이, 지금 이명박 정부가 직면하고 있는 남북관계의 파탄이야말로 6·15 선언과 10·4 선언의 소중한 가치를 더욱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이제 우리 국민들은 값비싼 교훈을 얻었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6·15 선언과 10·4 선언을 존중하고 실천하는 자세로부터 새롭게 시작되어야 함을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오늘 이 기념식과 학술회의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특히, 남북관계의 발전을 위해 각계 각 분야에서 늘 앞장서서 노력하고 계시는 분들, 그리고 미래의 대북정책을 이끌어 나가실 분들께서 많이들 와주셔서 더 뜻 깊은 자리가 된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2010. 10. 4.
노무현재단 이사장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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