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02
“표적수사의 참담한 역사 더 이상 반복 안되길”
- 한명숙 이사장 최후 진술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이제 피고인으로서 치러야 할 마지막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까지도, 제가 왜 피고인으로서 이 법정에 서 있어야 하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저는 현장검증에서 오찬장 문이 열린 채 밖에서 누가 볼 수 있다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의자에 놓여진 5만불짜리 봉투 2개를 덥석 집어 들고 뒤에 있는 서랍에 집어넣고 재빠르게 문을 나가는, 마치 뇌물상습범처럼 만들어 놓은 현장재연을 보고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나는 세상을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습니다.” 이 고백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진실입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친절하면 돈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되고 식사를 하면 청탁과 이권이 오고가는 관계가 된다는 해괴한 논리를 저는 사실 잘 알지 못합니다. 총리를 지냈으면 훨씬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뚜렷한 증거도 없이 추정을 바탕으로 기소당해야 한다는 현실은 참으로 참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피고인석에 앉아 검사들을 바라보며 저는 마음속으로 그들에게 물었습니다. 왜 저를 그렇게 무리하게 잡아넣으려 하는지, 왜 저에 대해 그토록 망신을 주고 흠집을 내려하는지, 대체 어떤 절박한 필요성 때문에 그렇게 하는지 묻고 또 물었습니다.
저는 법률가는 아닙니다만 법관이 판결문으로 말하듯이 검사는 오로지 사실관계에 기초한 증거와 공소장으로 말해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진실을 다투는 과정은 오로지 재판정에서 이뤄져야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게 주어진 시련을 견뎌내는 동안 몸도 마음도 매우 고통스러웠습니다. 특히 아무 잘못도 없이 영문도 모르고 모진 일을 겪게 된 주위분들과 가족들의 고통을 바라보는 일이 무엇보다 힘들었습니다.
군복무를 마치고 유학을 가서 열심히 공부만하는 아이가 마치 부정한 돈으로 해외유학을 한다는 듯 보도되고 아이의 홈페이지까지 뒤져, 깊은 상처를 받았을 아이의 마음을 행각하면, 엄마로서 미안하고 제가 받은 모욕감보다 더 큰 고통을 느낍니다.
이러한 고통가운데서도 저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16차례에 걸쳐 공판중심주의의 이념을 법정에서 구현하여 충실하게 심리해 주신 재판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주신 변호인단과 그동안 변함없이 성원해 주신 수많은 분들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아무쪼록 이번 재판을 통해 정의와 진실이 반드시 밝혀진다는 믿음을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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