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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가 할게요는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고, 그 뜻을 기리기 위한 각계각층의 다양한 제안과 활동, 그리고 관련한 이야기를 올리는 곳입니다.
바보 대통령을 사랑한 바보 농민
추천 : 139 반대 : 0 신고 : 0 조회수 : 9150 등록일 : 2009.11.2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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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대통령을 사랑한 바보 농민

 

 

e노마드/역사를 기록하는 사람들 회원

 

 

처음 만난 그 분의 표정은 참 맑았다. 흔히 관상이라고 표현하는 사람의 얼굴 표정. 그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의 심성을 대강 엿볼 수 있다는 건 어느 정도 사실인 듯하다.

11월 19일 오전 11시 10분. 예정된 시간보다 10분 정도 늦게 도착한 인천 사할린동포복지회관에는 특별한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님을 그리는 애절한 마음을 자신의 논에 커다란 글씨(“사랑합니다♡ 바보대통령 그립습니다 바보농민”)로 표현했던 ‘바보 농민’ 구재상(55세)씨다. 구씨의 첫 인상은 왜 그가 ‘바보 농민’인지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는, 그런 맑은 얼굴을 가진 사람이었다.

           농부 구재상씨가 한명숙 이사장 등 재안 임원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있는 모습


25일간 심은 벼, 거름도 주지 못하고...

구씨는 전라남도 장성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다. 그런 그에게 하늘이 무너지는 소식이 전해진 2009년 5월 23일. 한달음에 대통령님이 모셔진 봉하마을로 달려가려고 했지만, 주변의 동료와 부인은 만류했다. 그렇잖아도 한창 농사일로 바빠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을 해도 손이 모자라는 상황이었다. 

구씨는 괴로웠다. 봉하마을로 달려가고 싶지만 달려갈 수 없는 상황. 자신이 돌아가신 노 대통령님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사실이 괴로웠다. 무엇을 할까? 어떻게 할까?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다. 그리고 퍼뜩 생각이 떠올랐다. 대통령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벼를 심자는 생각이었다. 글씨로 새길 부분만 다른 품종의 벼를 심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2~3일이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벼를 심기 시작했다. 하지만 녹록치 않은 작업. 거의 25일 정도가 걸렸다고 한다. 벼를 심을 때 그는 자신이 개사한 노래를 반복해서 불렀다고 한다. 가수 조용필씨의 ‘일편단심 민들레야’를 개사한 노래다.

님 주신 밤에 씨 뿌렸네
사랑의 물로 벼를 심었네
처음 만나 맺은 마음
일편단심 나의 노짱
오월의 어느 봄날
그 봄날 이른 아침
낙엽처럼 가시었네

행복했던 장미 인생
비바람에 꺾이니
하는 힘없는 슬픈 바보 농민
긴세월 하루같이 하늘만 쳐다보니
노짱님 목소리는 어디에서 들을까

일편단심 나의 노짱
일편단심 바보 노짱
변하지 않으리

몇 번이나 불렀을까? 이 노래를 부르면서 그렇게 그는 “사랑합니다♡ 바보대통령 그립습니다 바보농민”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논을 만들었다.

노무현재단을 후원하는 바보들의 행진

          "사랑합니다 ♡ 바보대통령 그립습니다 바보농민"이라는 글이 선명하게 쓰여 있다 / 장성닷컴 이태정


글씨가 들어갈 부분에는 ‘녹미’를 심었다. 녹미는 일반 벼에 비해 키가 크다고 한다. 그래서 어느 정도 자라면 글씨가 훤히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키우는 데 어려움이 동반되었다. 일반 벼와 함께 섞어서 심은 결과가 되어 모내기하는 데 25일이나 걸리기도 했지만, 키우는 과정에서 거름을 주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

원래 키가 큰 품종이라서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불면 쉽게 쓰러질 우려가 크다. 그래서 구씨는 눈물을 머금고 글씨가 새겨질 녹미에게는 거름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비라도 내리면 하루에도 몇 번이나 논에 나가서 벼를 살펴봐야 했다. 그렇게 정을 주면서 키우다보니 녹미와 대화도 가능해졌다고 한다.

“미안하다. 너희들한테 거름을 주지 못해서. 그래도 내 마음을 잘 이해하겠지. 잘 커주기를 바란다. 고맙다” 

그렇게 땀과 눈물로 키운 벼 600kg을 싣고 그는 11월 19일 새벽 4시 전남 장성을 출발해 인천 사할린복지회관까지 달렸다. 사할린에서 영구 귀국한 어르신들께 드리기 위해서다. 5공 청문회에서 패기 넘치고, 정의롭고 지혜로운 초선 국회의원 노무현에게 반해 그를 지지했던 ‘바보 농민’의 정성은 또 다른 바보들이 기증한 봉하쌀 300kg와 더해져 어르신들께 감동을 전달했다.

‘바보 대통령을 사랑한 바보 농민’ 구재상씨. 그가 그렇듯이 어쩌면 노무현 대통령님을 사랑했던 그 모든 이들이 바보일지도 모른다. 이런 저런 방법으로, 이런 저런 능력으로, 그렇게 각자의 능력껏 노무현재단을 후원하는 바보들의 행진이 계속되는 한 희망을 능히 품어도 되지 않을까?


※ 이 글은 후원회원 가운데 ‘노마드’님이 행사취재 자원봉사자로서 참여해 써주신 내용입니다. 사진 역시 ‘이강연’님, ‘나라찬’님, ‘마당’님이 자원봉사자로서 참여해 촬영해 주신 것입니다. 모든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추천 139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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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평 50
희망한아름 2009.11.20 19:52
그 분의 바보들은 그 분을 닮으셨네요. 뭉클합니다. 사랑이 얼마나 깊었으면.........
영원히 노짱 2009.11.20 20:14
그냥 감사합니다...
부처님마음 2009.11.20 20:44
아름다운 사람. 존경스럽습니다.
깐따삐아 2009.11.20 23:01
존경하고 감사합니다...너무 멋지십니다~
터진후라이 2009.11.21 01:10
전직 기자였던 포스가 쥘쥘 흐르더군요.노마드님..^^;
간간이 잡힌 이미지에서..기자의 역할을 성실히 하고 있는
모습을 눈 티이나오게 관찰했었어요.
마당님.나라찬님도 수고해 주셨네요.
이렇듯..소리소문없이 뒷배경으로 애써 달려 주시는
여러분들인것을 잘 알고 있어요.
현장의 모습들이며..기록들이며..구경하며 뭉클하고 있습니다.
짱나라 2009.11.21 04:28
구재상님 정말 얼굴이 맑은분이시더군요.
아름다운사람... 아름다운 일들을 보자니 기분 참 좋습니다.
늙은이 2009.11.21 08:19
장성 마을에 정말 멋진사람이 살고있네
NZ 2009.11.21 08:22
아름답고 따뜻한 글 잘 읽었습니다.
우리 대통령님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모두 고운 심성의 올곧은 심지를 지닌 듯 합니다.
구재상님 고맙습니다. 들판에 수놓은 님의 사랑을 보며 깊은 상처가 조금씩 치유되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노마드님 고맙습니다. 님의 멋진 글을 다시 보면서 희망이 샘솟기 시작합니다. 모두 고맙습니다..
영신 2009.11.21 09:43
감동였습니다.
감사 드립니다.
궁산 2009.11.21 11:37
제 고향이 장성옆 고창인데 내려가거든 한번 뵙고 싶습니다.
쌀갑하락등 요즘 농부님들 고생이 많으시다는데....
고맙습니다.
워싱턴불나방 2009.11.21 11:59
왜 이렇게 노짱님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거야~~~ 눈물나게 고맙습니다.
fact 2009.11.21 12:15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시고 실천 하셔는지 대단합니다 고맙습니다
잰탠맘 2009.11.21 12:25
추천을 눌러야 할것 같아 일부러 로그인하게 만드는 글이네요. 감동입니다.
행복한노짱 2009.11.21 13:01
또 눈물이 납니다.
바보 노무현님이 울리고 바보 농민님이 울리고!!!
들에핀꽃 2009.11.21 15:53
"일편단심 나의 노짱
일편단심 바보 노짱
변하지 않으리"ㅠㅠ

헌신적인 우리님들....고맙습니다
연꽃과인동초 2009.11.21 16:01
// 가수 조용필씨의 ‘일편단심 민들레야'를 개사한 음원을 갖고 싶어요.
개사한 음악파일을 만들어주세여.(혹 만들어진게 있나요?)
핸드폰벨소리도 하고싶고..듣고싶을 때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사는세상~ 2009.11.21 17:57
고생 많으셨겠어요 ...정말 고맙습니다ㅜㅜ
자랑스런 소현아빠 2009.11.21 20:21
정말 감동입니다.
찻물 2009.11.22 02:20
감동입니다.
모두 사랑합니다.
용과 무지개 2009.11.22 05:52
바보들이 넘쳐나는 세상....그 곳이 바로 사람사는 세상입니다.
바보 농민,구재상님,존경하고 사랑합니다
didfks 2009.11.22 10:01
또, 눈물이 납니다. 언제쯤 이눈물이 마를까요.
보고싶내요. 우리노짱님. 바보양란.
metrokim 2009.11.22 15:20
노대통령님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의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대통령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글이지만 너무 순수하고, 맑고, 겸손하고,
정의롭고 신뢰가 갑니다...저도 사랑이 무언지 알게되었습니다.
울트라 캡틴 2009.11.22 16:13
그저 가슴 먹먹하고 여전히 안타깝네요.
이제는 그 분이 영원히 우리를 지켜보고 계시겠지요.
현명한 바보들이 그 뜻을 이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님에목소리 2009.11.22 18:58
모두가 아름다운바보들이네요
충청도 아줌니 2009.11.23 06:11
농민 구재상님 고맙습니다,
얼굴이 맑으시고 멋있어요 ,
사랑합니다,,,
감동감동 받았어요 ,
세상에 이런일이 ,,또 있을까, 이렇게 아름다운일이,,,
위대한바보들의 행진은 세상을 바꿔놓을것입니다,
건강하시고 매년 풍년이길 기원합니다,()
서유니맘 2009.11.23 09:20
글씨는 처음보는데 정말 대단하십니다. 결코 쉽지 않았을 일을 해내신 님의 노고에 감동입니다.
진실을찾아서 2009.11.23 14:39
오랜만에 보는 노마드님의 글에 반가움이 앞섭니다.
노마드님 여행은 잘 다녀 오셨는지요...
도깨비풀 2009.11.23 17:47
존경스럽습니다.
이전도사 2009.11.23 19:50
가슴이 따뜻한 이야기 입니다.
용인 2009.11.24 14:44
구재상님 너무나 고맙고 존경스럽습니다........
한사람의 희생으로 모든분이 바보대통령님을 더욱 생각나게 하시네요
구재상님 항상건강 하시고 행복하세요..
세상에이런일이 TV출연하세요
앙녀4282 2009.11.24 16:53
신문에서 이 사진보고 울컥했었어요...아침 출근길에~~~~~ㅠ.ㅠ
여비네집 2009.11.24 17:02
눈물이................ ㅠㅠㅠ 대통령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리워하고 있는데... 어디계세요 ㅠㅠ
가슴으로 기억하다 2009.11.24 19:41
바보농민 구재상님께도 감사함과 존경을 표합니다.
캔디아기 2009.11.24 20:08
감사합니다. 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모두 모두 고맙고 또 반갑습니다.
이곳에 들어오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딸기공주엄마 2009.11.25 00:30
모두모두 행복할거에요
사랑해한국 2009.11.25 13:37
고맙습니다~!
파루 2009.11.25 15:51
바보들이 즐겁게 사는세상 사람사는세상입니다.
백하비 2009.11.25 16:50
이곳에 들를때마다 나도 모르게 울다가 가게되네요.
성통공완 2009.11.25 21:48
진심으로 노공이산님을 사랑하시는분이십니다.존경합니다.항상 합께 하시길 빌겠습니다.
데이지데이지 2009.11.26 12:33
아름다운 분들이 많으신 이세상 저도 바보가 되고자합니다.
정정이 2009.11.26 13:25
이곳에 오면.. 왜 자구. 맘이 아픈지...
거센 파도 2009.11.27 10:00
정말 사람사는 세상인것 같아요.
사람을 사랑 할 줄 아는 분들이 많네요.
천상촌놈 2009.11.29 21:02
여기만 들어오면 꼭 눈물이 나네요..고맙습니다..
묘한이 2009.11.30 15:54
구재상님께서 재배하신 쌀을 구매하거나 다른 후원방법은 없나요?
봉하쌀은 이미 30박스 정도 구매했습니다..^^;
노통머쩌 2009.12.02 13:49
바보 대통령에 ..바보 국민
너무 아름답습니다.
신혁 2009.12.04 07:51
구재상님 '바보쌀'은 어디서 살 수 있어요?
山形 2009.12.04 17:05
구재상님 사랑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노마드님의 따뜻하고 귀한 글...감사드립니다.
레다 2010.01.17 10:24
감사합니다
시간을되돌릴수만있다면 2010.02.27 03:43
죄송합니다...한동안 잊고지냈던것에...죄송합니다.
전왜이모양인지모르겠습니다.
사는것에 지쳐서라고 이해해주세요.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느지모르겟어요.
대통령님 사진만보면......너무 눈물이나요.
보고싶어요...정말...너무 보고싶어요...
이 못난 절...살아계실땐 왜...
소중함을 몰랐을까요..
이 소중한 서민대통령..서민을 위했던...
정말 죄송합니다....
마음은 청년 2010.03.06 11:03
사진만 보아도 눈물이...
구재상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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