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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1인시위-154차] 정치검찰 없는 나라에 살 권리, 검찰을 개혁할 권리

1인 시위 2011.11.21


정치검찰 없는 나라에 살 권리, 검찰을 개혁할 권리
- 3ㅅ, morakono, aliceinwonderland님 모녀와 함께한 154차 1인시위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조교수, 변호사 김인회



▲ 왼쪽부터 김인회 변호사, aliceinwonderland님과 어머니, 3ㅅ, morakono 님

검찰청 앞, 오랜만에 와보는 곳입니다. 변호사로서 법원과 검찰청을 드나들었던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라 기억도 가물가물합니다. 그런데 검찰청 앞에 1인시위를 하러 오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많은 글과 토론회에서 검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이렇게 물리적 공간에서 대면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약간 긴장되기도 하고 흥분되기도 했습니다.

11월 18일(금). 날씨는 흐렸지만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점심시간에 검찰청에서 많은 분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검사와 수사관, 직원들께서 잘 볼 수 있도록 팻말을 들었습니다. 핵심은 단 하나 “조현오 경찰청장을 수사하라.” 검찰청 직원들은 약간 부담스러워하는 표정이었지만 자신의 일이 아닌 듯 힐끗 한번 보고는 지나가 버렸습니다.

정치검찰의 문제가 지적된 지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멀게는 해방 이후부터 정치검찰의 폐해가 지적되었습니다. 최근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정치검찰의 폐해는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와 반대파 정치인에 대한 탄압, 언론과 민주주의의 탄압, 민중생존권 투쟁에 대한 탄압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정작 수사가 필요한 청와대와 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문제나 조현오 경찰청장의 명예훼손 사건은 아예 수사를 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국철 회장으로부터 비롯된 정경유착 사건도 이상한 방향으로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정경유착과 같은 거악은 아예 수사를 할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정치검찰의 영향입니다. 정치검찰의 폐해가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미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민주공화국의 국민으로서 정치검찰이 없는 국가에서 살 권리가 있습니다. 정치검찰을 개혁하고 검찰을 국민의 봉사기관으로 바꿀 권리가 있습니다. 정치검찰 없는 국가를 상상할 수 있고 또 만들 수 있습니다. 이것은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또 양보해서도 안되는, 양보되지도 않는 권리이고 자유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무엇보다도 검찰에게 의지하고 호소하는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검찰의 선의를 기대하고 검찰의 자제를 기대하는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공정하게 해 달라, 공평하게 처리해달라는 요구만 해서는 안 됩니다. 검찰에게 이러한 공정의무, 공평의무가 있으니 제발 이런 의무에 따라달라고 요구만 해서는 안 됩니다. 검찰 스스로 변화할 능력과 의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건국 이후 한 번도 개혁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법률이라는 이름하에 외부의 비판이나 견제, 감시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있는 것이 검찰입니다. 스스로 자신의 조직을 되돌아 볼 성찰의 기회도 갖지 못했습니다. 검찰 스스로의 개혁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아니 불가능합니다. 검찰은 이미 한국 사회에서 거대한 기득권 세력이 되어 정치적 편향을 스스로 보이고 있습니다. 그 편향은 이명박 정부의 편향과 사실상 동일합니다.



국민의 힘으로만 검찰을 개혁할 수 있습니다. 민주정부만이 검찰을 개혁할 수 있습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검찰을 개혁할 수 있는 것은 국민적 정당성을 가진 민주정부 뿐입니다. 다음에 설립될 민주정부는 검찰개혁을 첫 번째의 국정과제로 삼아야 합니다. 그래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확고하게 달성할 뿐 아니라 검찰권한을 분산하고 검찰권한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검찰개혁위원회와 같은 범국가적 기구가 필요합니다. 만일 이렇게 해서도 검찰이 개혁되지 않고 검찰이 개혁에 저항한다면 최악의 경우에는 검찰이 없는 시스템도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검찰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이고 민주주의와 인권이기 때문입니다.

1인시위로 조현오의 수사와 검찰개혁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여러 사람들의 힘이 모이고 모이면 검찰개혁을 우리 시대의 국가적 과제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한 조현오 청장의 수사는 가능합니다. 그리고 조현오 청장을 수사하지 않는 검사의 직무유기도 범죄로서 여전히 수사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작게는 조현오 청장의 수사, 크게는 검찰개혁을 위한 검찰청 앞 1인시위는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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