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료이야기 2012.05.07
오는 12월 19일이면 제18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집니다. 선거에 출마할 후보자 예비등록이 시작되면서 거론되는 예비후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언론에서는 대선 예비후보들의 동정과 지지도 조사 추이가 보도되고, 과거 선거에서처럼 ‘대세론’도 다시 등장했습니다. 이제 몇 달 뒤면 여야의 대선 후보들이 정해질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선출된 2002년 대통령선거 과정에서도 ‘대세론’이 횡행했습니다. 그것은 언론이 만들어낸 허상이었습니다. 당시 노무현 후보는 이 ‘대세론’에 승복할 수 없었고, 대통령후보 국민경선과 본선을 넘어 마침내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대통령제를 채택한 나라에서 대통령에게는 막강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됩니다. 어떤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느냐에 국가의 명운과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유권자들의 정치적 성향이나 지향에 따라 선택 기준은 다를 것입니다. 정당과 후보들은 선거과정에서 공약을 내걸고 검증 받겠지만,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의 자질을 따지는 것도 중요합니다.
얼마 전 대학교수들을 대상으로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라는 설문조사가 있었습니다(<교수신문> 2012년 4월 2일~6일 대학교수 550명 설문). 응답자들은 ‘통찰력’(22.4%)을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그리고 ‘소통능력’(15.3%), ‘신뢰’(14.0%), ‘정직’(8.9%), ‘갈등·이해관계 조정’(8.3%)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설문결과에 대해 조사기관은 “이명박 대통령의 통치행태가 시대적 반면교사로 투영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대학교수들이 대통령의 덕목으로 ‘정직과 신뢰’를 꼽은 걸 보면서 2007년 노무현 대통령후보 수락 연설의 한 대목을 새기게 됩니다.
“저는 정치를 시작한 이래 한결같이 원칙을 지켜왔습니다. 지도자가 반칙을 하는 나라, 국민이 지도자를 의심하는 나라는 절대 발전할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원칙을 지키면 저절로 신뢰가 뿌리를 내립니다. 원칙이 살아 있고 정부와 국민이 서로를 믿어야, 좋은 정책이 나오고 성공합니다. 실패한 정책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요즘 이 땅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거듭된 실정으로 국민적 불신이 팽배해 있습니다. 지난 4년 전 선거에서 경제를 잘 안다(?)는 말에 속은 결과입니다. 서민을 잘 살게 해주겠다는 약속은 사탕발림이었습니다. 민주주의의 위기가 거론되고, 민생경제 파탄, 남북 위기와 긴장 고조, 권력형 비리가 또다시 등장했습니다. 올해 대선을 통해 향후 5년 동안 이 나라에는 민주주의의 회복과 진전, 경제 현안의 해결과 민주적 복지국가의 실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사회의 진보와 국가 비전 창출 등 과제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선거 쟁점도 대세론이나 이미지가 아닌 시대정신이 무엇이고,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들이 어떤 역사인식을 갖고 있느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지도자의 오도된 역사인식과 잘못된 철학이 이 땅의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역사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는 오늘의 현실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진 지도자와 깨어 있는 시민이 역사의 진보를 만들어가는 것, 노무현이 꿈꾼 나라입니다.
그런 시대적 과제를 안고 치러지는 올해 대선에서 어떤 대통령이 뽑혀야 할까요? 앞서 언급된 것처럼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자질이나 능력은 여러 가지 있겠으나 노무현 대통령은 “지도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 역사인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도자가 어떤 역사인식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시대적 과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정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도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사적으로 이 시기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뭐냐?’ 라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역사에 대한 인식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저는 어떤 정치인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그 사람이 그 시기의 역사적 과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으며, 그 역사적 과제를 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를 가장 중요한 평가의 잣대로 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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