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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특집사료이야기④] “복지, 돈 거둬 나눠주는 숫자놀음이 아니다”

사료이야기 2012.05.21

▲ 2007년 3월 13일, 국민과 함께 하는 업무보고 ‘여성·아동·청소년이 함께 만드는 희망한국’

요즘 정치권에서는 여-야, 보수-진보 모두 ‘복지’를 이야기합니다. 과거 “복지는 망국병”이라며 부르대던 보수언론과 새누리당에서도 더 이상 그런 목소리는 나오지 않습니다. 참여정부를 ‘좌파정부’니 ‘분배정부’니 흔들어대던 일도 언제 그랬냐는 식입니다.

갈수록 심화되는 양극화와 경제 불균형 사회에서 ‘복지국가’의 비전이 나오는 것은 당연합니다. 차기 정부에서는 턱없이 부족한 복지재정도 확충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복지국가로 패러다임을 바꿔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98년 외환위기를 거치며 국가 부채를 갚느라 자본과 시장의 요구를 받아들여만 했습니다. 신자유주의 파고 속에 빈부격차는 점점 더 벌어졌고, 중산층은 붕괴됐습니다. 노동시장 유연화에 따른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양산 등으로 노동자와 서민들은 벼랑으로 내몰렸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국가가 서민과 경제·사회적 약자를 지켜낼 수 있는 길은 소득 분배 개선과 사회안전망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민주정부 10년 동안 복지제도의 주춧돌이 놓였고, 정책들이 추진됐으나 힘에 부쳤던 것도 사실입니다. 참여정부에서는 복지투자를 늘려 해마다 복지재정이 20%씩 증가했습니다. 국가재정 중 복지재정(순수복지뿐 아니라 주택·사회연금 포함) 비율은 2003년 41조 7천억 원(20%)에서 2008년 67조 7천억 원(29%)으로 늘었습니다. 참여정부 동안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지출 비중은 8%대였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복지재정국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참여정부에서 당장은 어렵더라도 미래를 내다보고 민주적 복지국가를 만드는 꿈을 꾸었습니다. 그 로드맵이 바로 ‘국가비전 2030’입니다. 과거 정부에서도 국가비전이나 장기계획이 제시된 바 있으나, ‘비전 2030’은 재정투자와 실천계획이 들어 있는 최초의 국가비전 전략이었습니다.

“2030 사회투자전략, 2030년 미래전략이라는 것이 누구한테 돈 좀 더 거둬서 누구에게 좀 더 나눠주는 이와 같은 숫자놀음이 아닙니다. 거기에는 우리가 고쳐야 될 제도를 빠르게 고치고, 기왕에 할 투자라면 좀 더 신속하게 선제적으로 투자해서, 가래로 막을 것을 호미로 막는 전략으로 해결해 가자는 것입니다.”

- [노무현 대통령 어록] : 2007년 1월 3일 신년인사회

‘비전 2030’에서 목표로 삼은 우리의 미래는 함께 가는 성장과 복지, 제도혁신을 전제로 한 사회투자를 통해 2030년까지 우리나라를 현재 OECD국가의 평균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비전 2030’은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정치권과 언론의 공격 속에 묻혀 버리고 말았습니다. 보수언론들은 “재정수요를 망각한 좌파정권의 허황된 탁상공론”이라고 여론을 호도했습니다. 정치권도 여론의 눈치만 살폈습니다.

참여정부에서 ‘비전 2030’ 마련을 이끌었던 변양균 전 정책실장은 얼마 전 사료편찬위원회와 가진 면담에서 “2030은 미래의 성장과 복지 프로그램이고, 정책구상 단계가 아닌 재정계획까지 만들어 놓은 것”이라며, “20~30년 후 우리나라를 현재의 OECD 수준까지 가져가겠다는 것이 공허하면 뭘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책 기조는 ‘성장지상주의’로 바뀌었고, 복지는 후순위로 밀려났습니다. 국가재정 대부분을 4대강 공사에 쏟아 붓느라 약속했던 영·유아 보육료나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등은 대폭 축소됐습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복지재정이 늘었다(2012년 92조 6천억 원)고 내세우고고 있지만, 이는 자연증가분일 뿐이고 증가율도 6~7%대에 머물렀습니다.

요즘 국민들과 정치권에서 복지가 화두가 된 것은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반증입니다.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지속가능한 경제가 필요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말처럼 “복지는 사람에 대한 투자이자 미래에 대한 투자”입니다. 성장과 복지의 이분법적 낡은 사고와 시혜적 복지에 매달려서는 이 땅의 99%들에게 ‘희망’은 없습니다.

“복지에 대한 우리의 생각도 바꾸자는 것입니다. 복지는 단순히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단순한 소모적 지출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투자를 통해 장기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일입니다. 다시 말하면, 국민 누구나 건강하고 안정된 삶을 누리고 질병과 노후, 주거에 대한 불안이 없고, 자라나는 아이들 누구에게나 교육의 기회가 공평하게 열려 있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회라야 창의와 활력이 넘치는 경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경쟁력 있는 복지국가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 [노무현 대통령 어록] :
2007년 4월 30일 국민화합을 위한 기원대법회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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