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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특집사료이야기⑤] “단기처방, 서민들 삶만 더 고달파져”

사료이야기 2012.05.23

▲ 2008년 1월 3일 노무현 대통령 신년인사회

새로운 정부에게 많은 국민들이, 또는 경제 꽤나 한다는 사람들이 기적을 만들어 달라고 합니다. 어제도 보니까 어떤 경제인이 “7% 꼭 달성해 주십시오.” 얘기합디다. “민생문제 금방 해결해 주십시오. 중소기업 문제도 금방 해결하고, 일자리도 금방 만들고.” 이 수많은 주문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게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 분위기가 그렇게 가고 있는데 지나친 요구는, 지나친 기대는, 말하자면 무리한 기대는 정부를 맡은 사람으로 하여금 무리를 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노무현 대통령 어록] 2008년 1월 3일 신년인사회


4년 전 출범을 앞둔 이명박 정부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경제대통령’을 자임한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공약은 ‘임기중 연 7%의 경제성장률 달성, 10년 내 국민소득 4만 달러 진입, 7대 선진국 도약’이었습니다. 이 목표 달성을 위해 이명박 정부는 각종 대기업 규제들을 풀었고, 고환율 저금리 정책과 부자감세를 추진했습니다. 성장 위주 정책이 몰고 온 결과는 양극화의 심화와 물가급등·고용불안으로 더 힘들어진 서민들의 가계입니다.

이명박 정부 임기말의 경제성적표는 초라합니다. 지난 4년을 지표로 돌아보면, 글로벌 금융위기를 감안하더라도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3.1% 증가에 머물러 참여정부 증가율 4.3%보다 오히려 둔화됐습니다. 국민 생활수준을 나타내는 1인당 국민소득(GNI)도 2007년 참여정부에서 2만 달러에 진입(2만 1,695달러, 11.6% 증가율)한 이후 2010년 2만 759달러(-1.4%)로 신장세가 꺾여 있습니다. 우리 경제규모도 2011년 국내총생산(GDP) 기준 1조 5,540억 달러로 7위는커녕 세계 12위(2007년 세계 11위)입니다.

소득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나 상-하위 계층간 소득 분배율 지표도 악화되고 있습니다. 소득 상위 1%가 전체 소득의 16.6%를 점하고 있습니다. 2006년 상위 20%의 총자산이 하위 20%의 33배에서 2011년 57배로 불평등 정도가 심화됐습니다. 실업률은 3.2%로 참여정부(연평균 3%대 중반) 때보다 개선됐다고 내세우지만, 고용의 질은 더 나빠졌다는 분석입니다. 한편, 소비자물가는 4%대로 치솟았습니다. 참여정부에서 연 3%대의 낮은 안정세로 관리해 오던 물가가 무너진 것입니다.

물가는 계속 오르고, 민생은 심각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공약했던 300만개 일자리 창출은 2011년 말까지 80여만 개로 1/3도 못 지킨 셈입니다. 아파트 분양원가 인하 등 서민 주거 안정 대책도 슬그머니 사라졌고, 유류세 인하, 통신비·사교육비 절감 등 생활비 경감 약속도 공수표였습니다. 그런 반면 이명박 정부의 친재벌 정책으로 재벌의 경제력 집중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은 더 위축됐고, 재벌이 골목상권까지 넘봐 영세 자영업자들이 하나둘 문을 닫고 있습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가 경제정책을 운용하면서 눈앞의 실적에 연연하지 않은 것은 인위적 경기부양 등 단기 처방이 결국 서민들의 삶만 고단하게 만들기 때문이었습니다. 참여정부의 정책 목표는 경제의 거품을 거둬내고, 경제구조를 바꿔내는 것이었습니다. 지속가능한 경제, 복지와 함께 가는 성장을 지향했습니다. 정치권과 언론에서 여론을 호도해 ‘경제를 포기한 대통령’이라는 공격까지 받으면서도 노 대통령은 원칙을 깨지 않았고, 경제의 체질을 튼튼히 하고 내실을 키웠습니다.

▲ 2008년 1월 9일, 참여정부 경제점검회의

그런데 지금 어떻습니까?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008년 새해에 했던 발언을 새기면서 지난 4년을 성찰하고 내일을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경제에도 법칙이 있고, 정책은 그 경제의 법칙을 존중하면서 법칙에 맞게 해 가야 하는 것이지, 단방 특효약이 어디 있습니까? 특효약은 있지도 않고, 쓰지도 않았습니다. 지금 우리 경제가 그런대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면 원칙의 경제를 해온 결과 아니겠습니까? (중략) 앞으로 5년 동안에 우리는 큰 실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진짜 경제가 특효처방만 하면 쑥 크는 것인지는 우리가 실험해야 될 것이죠? 토목공사만 큰 거 한 건 하면 우리 경제가 사는 것인지도 우리가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검증을 하게 될 것이고, 또 그렇게만 해서 경제의 성장률만 올라가면, 수출만 많이 되면 일자리가 저절로 생기는 것인지도 검증을 해야 될 것이고, 또 그것만 하면 복지는 저절로 따라오는 것인지도 앞으로 우리가 검증을 하게 될 것입니다.

- [노무현 대통령 어록] 2008년 1월 3일 신년인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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