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료이야기 2012.06.21

▲ 2007년 9월 3일 방송의 날 기념식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언론과의 갈등을 회고하면서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우리의 언론은 권력의 하수인 역할을 하다가 그로부터 해방된 다음에는 이 권력, 저 권력과 제휴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조중동입니다. (중략) 그들이 정치주체가 된 것입니다. 물론 모든 언론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점점 확산되고 있습니다. 모든 언론이 성격을 달리해서 게임을 관리하고 심판하고 있습니다. ‘당신들은 선수가 아니다’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87년 이후 군사독재정권의 압제에서 벗어난 언론은 이 땅의 ‘막강한 권력기관’이 되었습니다. 특히 과거 독재정권과 결탁했던 조선·중앙·동아 등, 수구보수의 가치 수호와 그 세력을 대변하는 이들 신문은 자본을 앞세워 신문시장을 장악했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의 역할이라 하면 정치권력과 시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조중동은 정치권력과 시장권력에 유착해 신문사와 사주의 영향력을 키우고 이익을 쫓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스스로 ‘정치주체’가 되어 자신들의 당파와 이익에 부합한 정치권력을 창출하기 위해 보도와 논평을 무기로 삼아 여론을 호도하고 사실까지 왜곡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그런 조중동을 향해 “당신들은 선수가 아닙니다, 제발 관중석으로 올라가 주십시오”라는 외침은 통렬합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현재 언론이 서 있는 자리는 어디입니까? 정치권력입니까? 시장권력입니까? 시민권력입니까? 이것이 제가 묻고 싶은 것입니다. 제대로 된 언론이 시민권력으로서 제 자리를 잡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또 그렇지 못한 언론은 시장권력의 대리인이나 정치권력의 대리인으로 자신의 본질을 드러내도록 사회를 투명하게 만들어가는 것, 이것이 제가 바라는 결과입니다. 언론의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작용을 투명하고 단순하게 시민들에게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들이 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시 대통령선거를 맞고 있는 2012년에 ‘언론’이 역시 문제입니다. 언론환경은 5년 전보다 더 나빠져 있습니다. 현 정부에서 특혜와 특권 속에 종편채널의 떡고물을 챙긴 조중동은 그렇다 치고, 한겨레·경향 등 몇몇 신문을 빼고 대부분이 보수세력과 자본에 포섭되어 있습니다.
방송은 또 어떻습니까? 줄기차게 시도된 방송장악 끝에 방송사 사장과 경영진을 현 정권의 친위인사들이 차고앉았고, 방송뉴스 등을 정권의 홍보도구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 시간에도 방송노조 등 기자와 PD들이 낙하산 사장 퇴진과 방송의 공정성 회복을 요구하며 유례없는 장기 파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나마 인터넷 팟캐스트 등과 SNS가 대항매체로 등장했으나 막대한 자본을 쏟아 붓는 신문·방송과의 싸움은 버거운 게 현실입니다. 이 땅의 민주주의가 발전하려면 이런 ‘언론현실’을 바꿔내야 합니다.
“언론도 달라져야 합니다. 더 이상 특권을 주장하고 스스로 정치권력이 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사실에 충실하고, 공정하고 책임 있는 언론이 되어야 합니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언론의 수준만큼 발전할 것입니다. 이것은 마지막 남은 개혁과제입니다.”
언론이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은 국민이 부여한 소명에 따른 것입니다. 그 소명을 저버린 언론의 영향력은 정당성을 잃게 되며, 국가와 국민을 불행하게 만듭니다. 권력교체기를 맞아 진보진영의 당면과제는 수구언론을 청산 극복하는 것입니다. 깨어 있는 시민의 참여만이 이 땅의 언론현실을 바꿀 수 있습니다.
“언론의 수준을 높이는 가장 강력한 힘은 깨어있는 시민의 참여입니다. 더 많은 시민들이 기사의 생산과 유통에 참여하고, 책임 있는 비판으로 언론의 정치권력화를 견제해 나갈 때 언론의 수준과 기사의 품질은 더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나아가, 시민참여언론 간의 활발한 연대는 전 세계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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