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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100재 추모사 / 명계남

조회 28,082추천 02009.09.01


노무현 대통령 100재 추모사 / 명계남 (2009.8.30 / 라디오21 영상 제공)


막무가내로 뛰어들어 당신 품에 매달려 볼 것을...
무작정 안겨라도 볼 것을...
손 꼭 붙잡고 흔들며 오랫동안 놔주지 않을 것을...
더 큰 소리로 당신 이름을 불러도 볼 것을...
시도 때도 없이 남이 뭐라 하든 말든
손이 아니라 팔을 아니 온 몸을 흔들며 세상사람 다 듣도록
사랑한다고 소리쳐 볼 것을...
아무 책이나 종이나 옷이라도 벗어들고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이라고 사인해달라고 조를 것을... 

100일입니다.
1부터 100까지의 숫자는 쉼 없이 한 달음에 욀 수 있는
숫자들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찌 무슨 말씀을 올려야 할는지요?

마치
꾸짖고 길을 가르쳐 주시던 집안의 어른들을 잃고,
그것도 우리 잘못으로...
그 어른이 없는 집안에, 이젠,
계실 적에 저 잘났다고 싸움질만 해대던 못난 형제들이, 아해들이 남아
멍하니 우두커니 서 있는 듯하여 부끄럽습니다.
행여 어른이 남기신 유산이나 상속꺼리를 찾아
집안을 뒤지고 있지나 않은지요?
짚어봅니다... 

전쟁 중이었습니다.
우리 장수가 죽었습니다.
비열한 적에 의해 살해되었습니다.
그를 따르던 우리 전사들은 어이 해야 합니까?
그를 따라 자결해야 합니까?
장수를 잃었으니, 졌으니, 적의 가랑이 아래로 투항해야 합니까?
남은 병기를 추슬러, 적진으로 뛰어들어 적장의 목을 베어
바칠 때까지 싸워야 합니까?
퇴각하여 고향으로 돌아가야 합니까?
어찌해야 할까요?

이 말도 안되는 슬픔과 미칠 듯 터지는 분노 속에
그 님처럼 정치할 자신은커녕, 그처럼 살아 갈 자신과 용기가
우리에게 있는지요?
그처럼 몸을 던져 역사를 삼킬 용기가 있냐고
우리에게 묻기조차 부끄럽습니다. 

100일 전
100일 전 그 새벽 

어느 시인의 말처럼
그 날 부엉이 바위위에서 떨어진 것은 노무현이 아니라
그날 죽은 것은 내가, 우리가 죽은 것입니까?
그와 함께 모욕당하고, 그와 함께 절망하고 그와 함께 바위 위로
나는, 우리는 올라갔었습니까?
그리고 허공으로 몸을 던졌습니까? 

아닙니다.
그렇습니다.
김정란 시인은 이렇게 이어서 목메어 웁니다.
노무현은 부엉이 바위 아래로 떨어져 내리지 않았다
노무현은 우리의 마음속 깊은 영혼 속으로 뛰어 내렸다
우리는 부엉이 바위 아래로 달려가 울며 떨어지는 그의 몸을 받는다.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래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늘 새벽
아무도 없는 묘소를 찾았습니다.
생전처럼 그렇게 외롭게 누워 계신 그 자리
어둠속에 불빛이 님을 지키고 있습니다.
담배를 건넵니다. 

님이 말씀 하십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
또 받아 적습니다. 

꾸벅이며 졸던 중 꿈에 님이 나타나셔서 말씀하십니다.
민주주의는 사상과 이해관계를 달리 하는 사람들을 포섭해서
그들을 하나로 융합하는 제도라고.
민주적 절차라는 것은, 상호 존중의 토대 위에서 대화와 타협,
경쟁과 승복. 그리고 재도전의 기회보장을 통해
이해관계를 융합하는 정치기술이라고
그리고
강물은 바다로 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잠에서 깨어
님의 뜻을 이어 정치하려는 후배에 100재 때 전해주려 받아 적습니다.
민주주의는 사상과 이해관계를 달리 하는 사람들을 포섭해서
그들을 하나로 융합하는 제도라고.
민주적 절차라는 것은, 상호 존중의 토대 위에서 대화와 타협,
경쟁과 승복. 그리고 재도전의 기회보장을 통해
이해관계를 융합하는 정치기술이라고
그리고
강물은 바다로 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굿바이 마이 캡틴, 나의 소중한 친구여!
나의 유일한 하나뿐인 대통령이여!
당신은 우리의 영혼 안에 영원히 웃는 분으로 살아계십니다.
이제는 아프지 않은 나의 대장, 나의 캡틴,
평안하소서.
옴, 산티 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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