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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봉하 여행기 (1)

짱나라note 조회 2,273추천 112008.05.09

 봉하마을에서 1박 2일을 머무는 동안 놀랐습니다.

  생각보다 마을이 훨씬 작았고, 끊임없이 사람들이 찾아오는 점이 신기했으며,

 또 마을 곳곳을 돌아보며 살고 싶을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29일 서울에서 진영역까지 기차를 탔고, 봉하마을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쯤이었습니다.

운 좋게 뵐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을 갖고 먼저 화장실을 들렀다 나와 보니,

사저 쪽에서 많은 사람들이 흩어져 내려오고 후배는 호들갑스럽게 자랑을 해대더군요.

“생각보다 훨~씬, 너무너무 멋있으셔!"

아쉽지만 낼 뵈어야지 하며 돌아서려니 다시 사람들이 꾸역꾸역 모여듭니다.

나처럼 기회를 놓친 그들은 사저지킴이들을 향해 끈질긴 애원과 아부에 협박까지 합니다.

“전라도 무안에서 양파 캐다 달려왔어요! 우리가 얼마나 먼데서 왔는지 아시면 대통령님 쫌만 나오시쇼.”

“무안이 99% 대통령을 찍었는디... 얼굴을 좀 뵈주믄 좋겠네요.”

경호관과 어린 전경들에게 매달려보고, 애원해 봐도 소용이 없어지자, 뒷줄에 선

60대 아주머니는 서운함과 탄식의 노래 ‘너무합니다’를 ‘대통령님 너무합니다~’로 불러제끼고,

주변사람들은 동병상련의 아쉬운 마음을 웃음으로 털어버립니다.

기대감으로 달려온 먼 길이라 무척이나 아쉬워하던 전라도 분들의 억지는 정겹고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저지킴들은 그날 진땀 꽤나 흘리더군요.

 

사랑합니다!를 생가 방명록에 쓰고 자원봉사센터 노란집 사람들과 인사 나누다가

거침없이 봉하마을을 싸다니는 똘망똘망한 5살 꿈이라는 녀석을 만났습니다.

어디로 튈지 모를 역동적인 이 아이는 노짱님과 찐한 포옹을 나눈 행운아라고 합니다.

 

진영읍으로 나가기 전 사저 옆 저수지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고요하고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잔디밭을 지나 산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을 걷다가

누군가 저수지에서 일 하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혹시 형님 되시는 분이 아니신가요?

“아이고 눈도 밝네! 내를 어찌 알아봤소? 이쁜사람들이네.”

“척 보면 알지요. 영광입니다!”

“이리로 건너오이소!”

우린 웬 횡재냐 싶어 얼른 저수지언덕 가건물로 갔습니다.

작은 텃밭에선 상추, 고추, 돋나물 등이 파릇하게 자라나고 있었고, 주변정비작업을 위한 공간인 듯했습니다.

 

손수 커피도 타주셨고, 귀하다는 운곡주도 넉넉히 한잔 씩 부어주셨지요.

술 맛은 맑고 깊었으며 즉석안주로 잘라 내놓으신 알싸한 마늘대 맛은

소박하고 정 깊은 그분의 마음으로 여겨져 참 달달했습니다.

우리들의 몇 마디에 그간의 심적 고민이 묻어나는

‘참으로 내 맘을 잘 표현했소, 내 맘하고 똑같네!’ 등으로 적극 호응해주시더군요.

 

장군차는 언제쯤 이곳에서 살 수 있냐는 우문에

“그거이 이제 갓 시집 온 거라요, 그러니 아이 낳을 때까진 한참을 기다려야지요.”

노짱님 못지않은 형님분의 유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형님분을 만나고 하룻밤 숙소를 찾아 진영읍으로 나가려다 슈퍼 앞에서 낯익은 신사를 봤습니다.

“악! 안녕하세요? 김경수비서관님 반갑습니다!”

“아, 네! 왜 이렇게 늦게 오셨어요?”

“저흰 내일 뵈려고 오늘 늦게 왔어요.”

이게 웬 또 떡? 오호호~ 봉하에 오니 복이 통째로 자꾸자꾸 굴러오는 구나!

겨우 흥분을 가라앉히고 유명한 소고기국밥과 파전, 막걸리, 국수까지 배불리 먹고서야

봉하의 짧고 굵직한 첫날을 마무리했습니다.

(2008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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