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그제 30여분간 작업한 것이 날아갔습니다. 날아간 뚜껑을 찾아와서 닫고 다시 시작합니다. 시점은 어제(8/6)입니다.
게시판 성격에 맞는 내용인지 좀 저어합니다. 그래도 기냥 밀고 갑니다.
그그제 봉하갔다온 탄력으로 어제는 어린이대공원을 가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구글맵으로 확인한 바로는 성인 걸음으로 50여분 걸릴 것 같았습니다. 느린 제 걸음과 여기저기 들 쑤시는 제 행장을 감안하여 2시간을 책정하였습니다.
16:45 출발 내일(8/7)이 입추에 칠석이라 열매가 눈에 들어옵니다.
17:17 제2쉼터 도착 사실상의 등산은 끝났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산등성이를 타고 돌아 하산하는 것이니까요!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는 길은 얼마전까지 출근하던 즐거운 길이었습니다. 오늘은 왼쪽으로 갑니다.
17:20 군인 & 예비군 만남 키 작은 원추리를 만나 반가웠으나 감상적 자태를 뽐낼 수는 없었습니다. 훈련 중인 군인들의 눈이 온 산에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어찌알았냐고요? 길마다 짝다리 짚고 선 장교들이 잡담 중이었습니다. 예비군은 한 명만 보았습니다. 더 구체적인 것은 작전상 비밀입니다. 중간에 토끼네 샘을 마난 저도 세수만 했습니다.
17:32 제1 쉼터 도착 안내도에는 만남의 광장이라고 되어 있는데 뭐가 맞는 것인지....해그름에 마실나온 산비둘기 한 쌍을 만났습니다. 샘이 나서 신부만 찍었습니다.^^;; 숲이 어두워서 플래시가 터지면서 적목현상이 보이네요!
17:50 만남의 광장(숲) 도착 여기서부터 하산입니다. 사람이 많더군요. 말똥가리(?), 밥풀때기(?)도 많았습니다. 저는 금정산맥을 중심으로 동의 산동, 서를 산서, 남을 산남지방이라고 명명을 합니다. 늘 정형근의원님을 당선시킨 죄로 산동, 산남 지방의 문화생활이 부러웠습니다. 그나마 산길의 표지판과 안내도는 잘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산서 산기슭에는 없는 샘이 산동 지방에는 왜 이렇게 많은지 골짜기 마다 들러서 표주박을 기울이니 배가 부릅니다.
17:55 측백나무 아가씨 와! 너무나 감동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미스코리아들 숲에 서면 이런 기분일 것이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너무 감동이라 동영상까지 촬영을 했는데 해상도가 좀 아니네요!
18:05 어린이대공원 도착 콘크리트 도로를 보는 순간 감흥이 다소 깨졌습니다. 순간 발견한 것이 김남조였습니다. 사실 저에게 김남조는 약간 이명박씨처럼 계륵같은 존재입니다. 그래서 외면하고 돌아서려다가 발견한 것이 시가 있는 숲입니다. 뭐 시는 개인적으로 타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가 노래하는 순간의 제 노랭이니까요!
18:06 시가 있는 숲 긴의자에 앉아 나무들이 불러주는 노래를 듣다가 흥에 겨워 화답을 해 주고는 싶었으나 듣는 귀가 많은 관계로 그냥 엠피삼 상자(mp3 player)를 열어 신영옥의 그집앞을 들려주었습니다.
산에게 나무에게 / 김남조
산은 내게 올 수 없어 내가 산을 찾아 가네 나무도 내게 올 수 없어 내가 나무 곁에 서 있네 산과 나무들과 내가 친해진 이야기
산은 거기에 두고 내가 산을 내려 왔네 그들은 주인자리에 나는 바람 같은 몸 산과 나무들과 내가 이별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