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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온몸으로 기억하면
언제나 다시 오겠다 하셨지요.
연둣빛 잎새마다 설레는 숨결로
환한 꽃으로 피어나
우리 가슴에 돌아오겠다고 하셨지요.
남은 생에 그리 밝게 웃던 것도
푸른 숲에 이는 맑은 바람으로
우리 곁에 돌아오겠다는
뜨거운 약속이셨지요.
성큼성큼, 분단을 넘던 그 걸음으로
우리 곁으로 걸어와
묵묵히 함께 일하고 담배 한대 나누고
구두를 뒤집어 털고 일어나 자전거를 타고
잔잔한 웃음으로 돌아와
서럽고 가난하고 지친 우리 어깨를
다독여주겠다는 말씀이셨지요.
사람 사는 세상 만들자고
오리들을 놓아주던 들녘,
그 부드러운 바람결에
따듯한 손길 놓아주고
봉화산 삭정이를 치던
그 정갈한 마음 그대로
산그늘에 묻어둔 채
신새벽, 홀로이 벼랑 위에 서서
그 백척간두에서
천문天門을 열고 모든 것 떨쳐버린 것도
사람을 잃고 서러운 눈물밖에 흘릴 줄 모르는
철없는 우리 곁으로,
비 되어 눈 되어 바람이 되어
다시 오겠다는 굳은 약속이지요.
세상에 대한 원망 다 거두고
야 기분 좋다, 라고
다시 한번 외쳐보고 싶은 영혼이지요.
목숨이야 본디 정해진 것이라서
누가 만나고 헤어짐을 뜻대로 하랴마는
차가운 무관심의 바닥에 몸을 던져
잠든 가족을 두고 고향에서 몸을 던져
그렇게 낯설게 가시매
생각할수록 서럽고 분한 마음 금할 길 없으나
그 모든 것, 온갖 차별과 분단을 넘어
화합의 길로 가자는 뜻이지요.
아직도 우리 몸 속에
먹먹하게 남아 있는 것은
사람 사는 미래를 앞당기고 싶었던
순정한 사랑이지요.
아직은 죽음으로 일깨울 수밖에 없는
자유롭게 평등한 세상 만드는 일은
님을 지키지 못해 한없이 미안한
산 자들의 몫입니다.
이제 님을 더는 외롭지 않게 하렵니다.
보셔요, 죽어서 이룬 삶의 약속이 저렇게
열정이 숯불로, 정의의 횃불로,
평화의 촛불로 우리 가슴속에
면면히 타오르고 있는 것을.
사랑했습니다.
자랑스러웠습니다.
이 마음,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이젠 웃고 계시겠지요...
2012년 5월 23일 3주기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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