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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Boy
조회 1,724추천 122009.01.18
이른 점심을 먹고는 일찍부터 가고자 하였던 나들이를 하고자 부지런을 떨었다. 아침부터 흐린 날씨로 빗방울이 오락가락하였지만 며칠간 동장군이 큰소리 치는 바람에 찬 먼지만 날리던 터라 찬기가 가신 빗방울은 선선한 바람과 함께 봄을 재촉하듯 하였다.
가벼운 마음으로 오어사(吾魚寺)로 출발 ! 포항시 **읍 ***에 소재하는 오어사는 시내에서 차로 약 20분이면 갈 수 있어, 여느 유명 절에 비해 속세와 더 가까이 있다. 번잡한 도심을 벗어나고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는 길을 굽이 쳐 돌기를 몇 차례 벚나무 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봄에 꽃이 만발할 때 둘러보면 화려한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벚나무 길이 끝나갈 무렵부터 오어사 입구까지는 오어지(吾魚池)라는 제법 큰 못이 펼쳐져 있었다. 며칠 전 추위에 얼었다가 어제와 오늘의 봄 같은 날씨에 얼음이 서서히 녹고 있었는데 겨울 철새인 청둥오리 세 마리가 나란히 줄맞추어 걷고 있었다. 어린 시절, 논 위 얼음판에서 썰매를 지치던 친구들이 떠올라 입가에 어느 덧 잔잔한 미소가 번진다.
오어사(吾魚寺)는 신라 진평왕 때 최초로 건립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신라의 고승 원효와 혜공이 수도를 하다가 법력으로 개천의 고기를 생환토록 하는 시합을 하였는데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살아 힘차게 헤엄을 치자 이 때 살아 움직이는 고기가 서로 자신이 살린 고기라 하여 이때부터 나 오(吾), 고기 어(魚)를 써서 吾魚寺라 불렀다고 한다. 현재의 건물은 조선 영조 17년(1741년)에 중건된 것이라 한다.
오어지(吾魚池)를 사이에 두고 깍아지른 듯한 기암괴석의 모습으로 오어사를 내려다보고 있는 운제산(雲梯山)은 한 폭의 겨울 산수화를 펼쳐내고 있었다. 거장의 산수화에서도 볼 수 없는, 자연 속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움이 아닌가 ! 빗방울이 오락가락 하는 주말이라 가족 나들이객들이 좀 있고 그리 번잡하지는 않았다. 허나, 어쩔 수 없는 세속인이라 아름다운 모습들을 가슴에 담지 못하고 인스턴트? 카메라에 담느라 마음은 번잡하였다.
오어지(吾魚池)를 가로질러, 기암괴석의 발끝을 돌아드니 원효암(元曉庵) 600m란 이정표가 보인다. 다리 때문에 산행을 못한 지 어언 3년이 다 되었다. 부담이 조금 되었지만 왠만한 산은 두 시간 내 거뜬히 정상까지 완등한 예전 경험을 살려 나름 마음먹고 도전해 보았다. 함께 간 이가 길동무가 되어 주니 천천히 오르는 길임에도 지루하지 않았고 오랜만에 맛보는 산행의 기쁨이야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귀에서 뺨을 타고 흐르는 선선한 산바람은, 오랜 반가운 손님이라도 맞는 듯 우리를 반겨주었다.
기암괴석의 발 끝을 지나 운제산 허리 춤에 다다르니 원효암이 자리잡고 있었다. 원효암은 1999년 중건하였는데 아담하고 평화로운 모습으로 운제산(雲梯山)의 품속에 묻혀 있었다. 자연을 닮으려는 이들이 소박하게 살아가는 도량이었다. 이웃하여 자리한 관음전(觀音展)은 글자 그대로 산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등 산이 만들어 내는 소리를 마음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곳이 아닐까 ? 그 깨달음의 경지는, 눈에 보이는 것과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귀로 들리는 것과 듣고 싶은 것만 듣는 범인(凡人)들은 도무지 알 수 없는, 자연에게로 열린 마음이 있을 때에야 비로소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오어지(吾魚池)에서 건져 올렸다는, 유물 전시관에 모셔져 있는 자그마한 동종(銅鐘)은 수천 년 전부터 내려오는 오어사(吾魚寺)의 이야기를 오늘날의 우리에게 이야기해 주려는 듯하였다. 관음(觀音)의 경지에서만 들을 수 있는 그 이야기가 궁금하여 기축년 겨울에 어리석은 한 중생이 귀를 기울여 본다.
오어사 현판(문에 사천왕상?이 그려져 있다)
오어사와 오어지(吾魚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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