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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없는 실직가장들 “추석이 무서워요”

장수아들note 조회 697추천 42009.09.22

돈없는 실직가장들 “추석이 무서워요”

 



“따뜻한 추석 맞았으면 좋겠지만.”

우리 민족 고유의 대명절인 추석을 앞둔 실직 가장(家長)들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 무겁다.
재취업이 시급한데다 빠듯한 생계를 꾸리기도 힘들어 우울한 추석을 맞을 것 같기 때문이다.

22일 서울 영등포 서울 남부종합고용지원센터에서는 오전 9시부터 업무가 시작됐으나 100여명의 구직 및 실업급여 신청자들이 업무개시 전부터 대기하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 권고사직이나 회사 부도 등으로 직장을 잃은 40∼50대 실직 가장들이 40%가량이었다.

외국계 자동차 부품 조달업체에서 근무하다 올해 초 회사의 재정사정 악화로 권고사직 형식으로 직장을 그만 둔 이모씨(47)는 “가족의 장래 계획을 전혀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2∼3개월이면 직장을 구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던 이씨는 6개월 이상 제대로 되지 않아 초등학교 6학년인 딸 아이와 아내뿐 아니라 부모님을 뵐 면목이 없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퇴직금으로 올 추석은 어떻게 지내겠지만 실업상태가 지속될 경우 생계 걱정까지 해야 하는데 답답한 마음 뿐”이라며 “딸아이나 아내의 친구가 집에 놀러오면 자리를 피하게 되는 등 심리적 부담도 많다”고 말했다.

이씨는 “일정한 수입이 없어 가족의 미래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며 “하루 빨리 적당한 일자리를 찾아 예년처럼 따뜻한 추석을 맞았으면 좋겠다”고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실업 4개월째인 조모씨(55)는 20여년간 안경테와 펜시용품 유통 회사에 근무하던 중 지속된 경기침체 영향으로 회사 경영이 악화되자 다른 직장을 구하기 위해 사직서를 제출했다.

회사에 근무할 때는 관리나 영업 전문가로 통했지만 50살이 훌쩍 넘은 조씨에게는 재취업이 녹록지 않다.

조씨는 “우리집이 큰집이어서 추석 때 시골에서 동생들이 올라온다”며 “부모님과 동생들을 볼 낯이 없고 조카녀석들 용돈도 주지 못할 형편이라 찹착하기만 하다”고 담배연기만 뿜어댔다.

외국계 물류기업에서 수·출입 통관사무를 보던 중 구조조정으로 4개월 전 정리해고당해 실업급여를 받고 있다는 이모씨(39)는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의 입장인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추석이 얼마 안 남았지만 추석 연휴에 오히려 마음이 더 불편해질 것 같고 부모님댁에 가는 것도 내키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씨는 “부모님 얼굴뵙기가 너무 힘들다”며 “조금 벌어놓은 돈을 용돈이라고 드리려 하지만 받지 않으려 하신다”고 말했다.

고용지원센터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한 월평균 1만2000명 정도가 실업급여나 취업지원과 관련, 방문한다”며 “경제가 조금씩 회복된다고 하지만 실직자들, 특히 실직 가장들의 재취업 도전은 여전히 눈물겹다”고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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