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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희망

짱나라note 조회 610추천 42009.05.28


몇 년 만에 나선 강남거리,
그 화려하고 경박한 도심의 작은분향소를 따라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무심히 바람처럼 곁을 지나쳐갔지만
또 많은 사람들은 그리움의 예복을 차려입고 2시간여를 묵묵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 송이 국화를 들고, 촛불을 켜고 우렁우렁한 가슴의 분노와 눈물을
길고 긴 줄로 서서 저녁과 밤을 보내는 소중한 사람들을 보며
우리 대통령님이 정말 잘 살아오셨구나.... 생각했습니다.



어여쁜 여성들과 직장인 남성들 속에서도 몇몇 가족들이 보였습니다.
제 옆에 섰던 그들은 지난해 봉하방문을 했었나봅니다.
'00아 너 대통령할아버지 잘 알지?'
4살 아이가 눈만 말똥하게 뜨자
'작년에 할머니할아버지랑 우리가족 모두 노무현할아버지를 만났잖아, 너 안고 사진도 찍어주셨는데........'
더는 말을 잇지 못한 그 젊은 엄마는 고개를 돌려 흐느꼈습니다.
남아있는 자존심과 삶의 가치, 희망마저 무너졌다 생각한 사람들은
대통령님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과 회한에 쉴새없이 눈물로 통곡합니다.

'절대로 착하게 살지 말자! 정의를 찾고 남배려하고 선하게 산다는 게 아무 소용없지 않냐!
우리도 똑같이 악랄하게 편법쓰고 남 후려쳐가며 돈벌어서 이 세상에 복수를 해야 해.'
친구 남편은 그리 울부짖었답니다.
'아름다움은 없어, 처절하게 복수하고 처단해야 할 세력을 키워야지, 우린 너무 선했어. 악은 선을 해치지...'
후배가 보내온 문자입니다.

일국의 대통령을 지낸 분이 그처럼 억울하게 당해왔거늘 우리라고 별 수 있어? 신이 있는 거냐?
아직도 우린, 정확히 무엇을 잃어버린 것인지... 잘 알지 못합니다. 그저 지금은 분노하고 서러워 할뿐.

노짱님께서 사람에 대한 사랑을, 그 희망을 잃지 말라고 다 안고 가셨을까요...
강남역 그 거리에서 길게 줄 선 많은 사람들의 비통과 그리움을 목격하며 그렇게나마 위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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