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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란 대나무로 만든 거화(炬火)봉을 든 스님 9명이 인화대 주변에 둘러섰다.
굵직한 참나무 장작 위로 스님들이 일제히 거화봉을 대는 순간, 조계산 언덕에 모여든 1만5천여 추모객 사이에서는 "스님 나오세요, 불 들어갑니다", "스님 뜨겁습니다, 빨리 나오세요" 라고 큰소리로 외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점화되는 순간, 장작 위에서는 시뻘건 불길과 함께 연기가 치솟았고 거화봉은 불길에 '탁, 탁'하는 큰 소리를 내며 갈라졌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며 이 모습을 지켜보던 불자들은 스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반야심경, 신묘장구대다라니경 등을 염송하며 눈물을 흘렸다.
인화대 주변에서 무념무상의 표정을 유지하던 스님들도 그 순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무소유'의 가르침을 전하고 실천한 법정스님이 13일 오전 11시41분, 순천 송광사 전통다비장에서 거센 불길 속에 마지막 길을 떠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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