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 make error!! /var/www/html/data/world/user_photo/202508/dir make error!! /var/www/html/data/world/user_photo/202508/thumb/
4월 18일 토요일 한낮,
기자들이 시도 때도 없이 마을 곳곳에 진을 치고 사저를 향해 사진을 찍어대는 통에 마을주민들이 화가 많이 나서 오후부터 항의집회를 하고 있다는 진영지기 님 글을 읽는 순간, 모니터로 봉하소식을 들으며 바글바글 속을 끓이기에는 화창한 봄날 토요일을 견디기 힘들었다.
봉하에 가자, 갈 거면 토요일에 가서 조금이라도 더 오래 봉하에 있다 오자.
가기로 결정하고 나니 어찌나 맘이 급한 지 부랴부랴 오고가는 버스시간을 검색해보고 농군정호 님과 파란노을 님 전화번호를 적고 혹시 도울 일이 있을 지 몰라 츄리닝바지를 챙겨 출발.(마침 포항에 가는 이가 있어 포항까지는 무임승차)
무슨 일이든 수십 번 고민하고 결정하는 내가 오직 노짱 님께만은 맥없이 무너지니(?) 이 어인 조화인지 모르겠다.
봉하에 가기로 결정하기 전에 봉하마을 분위기 파악을 위해 파란노을 님과 통화를 하고, 가기로 결정되면 다시 전화하기로 했는데 그만 전화를 못하고 출발해서 진영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 8시쯤이었다.(김해에서 진영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탔는데, 마산이나 창원 가는 사람들이 버스를 탄다. 두 곳은 가 본 적이 없어 거리가 무척 먼 줄 알고 있었는데 아닌가 보다.)
읍내를 한참 헤맨 끝에 물어물어 큰 마트 앞에 서 있는 공중전화를 찾아 휴~ 이제 살았다 하고 전화카드를 넣으니, 우째 이런 일이! 0원으로 나온다. 5천원권 사서 얼마 사용 안 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전화카드 파는 곳이 없어 마트직원에게 사정을 얘기하니 잠깐 사용하라고 해서 감읍해하며 농군정호 님께 전화를 하니 안 받으시고, 파란노을 님한테 호미든 님 전화번호를 물으니 깜짝 놀란 파란 님은 빨리 검색이 안된다며 일단 끊고 기다리라기에 끊었는데 10분을 기다려도 소식이 없어 결국 호미든 님 전화번호는 모른 채로 마트를 나왔다. 번호를 알았어도 전화하기가 미안했을 테지만 이번 일을 겪고나서 휴대폰을 장만하기로 했다. 휴대폰 없이도 불편없이 잘 사는 걸 보여주겠다는 오랜 소신을 접은 이 책임을 누구한테 물어야 하나? 원인제공자가 하도 여럿이라....-_-
더 큰 문제는, 진영읍내 찜질방에서 자고 일요일 아침일찍 봉하에 들어갈려고 했는데 읍내엔 찜질방이 없고 버스 타고 다시 나가야 된다는 것이다. 여자 혼자서 잠 잘 곳을 찾으니 대답하는 분들이 이상한 눈길로 쳐다본다. 준비없이 길 떠난 불찰이 이렇게 클 줄이야. 아니, 우리 노짱 님 만나러 가는 길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그렇지만 다 큰 어른이 낯선 곳 길에서 밤을 맞으며 잠시 미아가 된 기분을 느껴보는 것도 괜찮았다.
고픈 배를 달랠 겸 식당에 들어가 비빔밥을 먹으며 다시 한 번 찜질방 위치와 버스를 물어보니 사람들마다 다들 친절하게 잘 가르쳐 준다.(그동안 붙박이로 살면서 여행 온 사람들한테 위치를 가르쳐 주는 입장이었는데 이번에 반대입장이 돼보니 초행길인 사람에게 현지인들의 친절이 여행객한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알았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설창’이라는 곳에 내려 찜질방에 들어간 시간이 밤 9시 반.
인터넷이 가능하냐고 물어보니 된단다. 와우! (사용료 20분에 500원)
맨 먼저 사람사는세상에 접속하니, 아니나 다를까 파란노을 님과 함께하는세상 님이 애타게 나를 찾는 댓글과 한줄 메모를 남기셨다. 무사(?)하다는, 내일 봉하에서 만나자는 쪽지를 보내고 참여사진관에 올라온 오후 상황과 밀린 뉴스를 보고 자리에 누웠는데, 눕기만 하면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어느새 아침이던 잠탱이가 잠 자리가 바뀐데다 설레임과 착잡함, 늦잠 잘 걱정에 쉬 잠이 오질 않았다.
드디어 일요일 아침.
택시를 타고 봉하에 도착한 시간이 7시 50분. 이번이 세 번째 방문에 사진으로 수백번도 더 본 익숙한 마을 곳곳에 어제 마을주민들 집회에서 사용한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봉하마을 주민들 답답한 심정을 담은 짧은 두 줄 구호.
언론들이여 해도해도 너무한다
사람 좀 살자!!
어디 봉하마을 주민들 뿐일까. 웬만해선 잘 안 움직이는 나를 여기까지 오게 한 너희들, 제발 생업에 전념할 수 있게 해다고!!
생태연못에 가기 위해 사저앞을 지나가는데, 부지런하기도 하지 그 시간에 벌써 기자 두명이 사저 쪽에 카메라를 고정시킨 채 뚫어져라 사저를 쳐다보고 서 있다.
저들만 아니었으면 노짱 님께서 아침 저녁 자전거로 동네 한 바퀴 휘~ 도실 텐데...
봉하마을을 아름다운 생태마을로 변화시키기 위해 전국의 앞서가는 마을을 둘러보시고, 봉화산으로 화포천으로 다니시며 불가능한 꿈이 현실이 되게 하실 텐데... 원통하다, 작금의 이 상황이...
그 동안 호미든 님 사진으로 익숙한 생태연못 주변은, 지난 주말 사랑나누미 동호회회원들과 봉하식구들이 심은 크고 작은 나무와 꽃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혼자서 징검다리도 걸어보고 사저를 배경으로 나무사진도 찍고 다시 마을로 돌아오니 기자 둘은 여전히 그 자리에 말도 없이 앉거나 서 있다. 희안한 사람들이다. 혹자는 그들을 ‘역사를 기록하는 사람들’이라고 하더라만 글쎄, 외출도 아닌 집 안에 있는 전직대통령을 향해 먹이감을 노리는 하이에나처럼 사방에서 사진기를 들이대고 굴절된 펜을 휘둘러대는 그들에게 역사를 기록하는 사람들이란 영광의 타이틀은 어울리지 않는다.
아래서 올려다보기엔 높은데 막상 오르니 뒷동산처럼 낮아 힘들 새도 없이 순식간에 정상에 올랐다. 역시나 산중턱에 두 명, 정상에 두 명이 사저로 사진기를 겨누고 앉아있다. 사저 입구에 있는 기자들도 그렇고 그들 특징이 사람을 못 본체 한다. 왜 그럴까? 사람도 없고 조용한 시간 홀홀단신 사자바위에 오른 방문객을 상대로 인터뷰(소설쓰기)하기 딱 좋을 텐데 말이다. 대체 여기서 뭘 찍을려고 이러고 있냐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어올랐지만 내가 먼저 말을 걸 수도 없고 뒤에서 셔터를 눌러도 돌아보지도 않는다. 물어보고 싶다. 얼마던지 비판적 시각을 유지하며 공정한 기사를 쓰고 보도할 수 있을 텐데, 누구들한테는 흐물흐물 솜방망이를 들이대면서 왜 유독 노공 님한테만 날카로운 칼을 들이대는지, 밥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러는지 아니면 정치떡찰들이 말하는 걸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지 그네들 솔직한 속내를 한 번 들어보고 싶다.
4월초, 코앞까지 산불이 났던 호미든관음상을 둘러보고 내려와 가 본 잔디밭은 푸릇한 새 잔디가 올라오는 중이다. 올해도 이 잔디밭에 노공이산할아버지를 만나러 온 아이들 천진무구한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10시 반, 방문객들과 취재진들이 반반인 주차장에서 노랑경 님, 호미든 님, 파란노을 님을 만났다. 초면이지만 구면이나 다름없는 이들이다. 사저와 인접한 이웃집 뒤안길에 트랙터와 경운기로 길을 막았지만 사이를 비집고 들어간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어 어제 집회에 사용했던 플래카드로 사저가 보이지 않게 가림막을 하는 중이라기에 따라가 보니, 온라인으로 보던 광경이 바로 눈앞에서 진행중이다. 그게 무슨 찍을 꺼리라고 의자위에 올라가 연신 셔터를 눌러대기에 ‘취재열기가 무척 뜨겁네요’ 비꼬는 한마디를 했더니 내게로 카메라를 돌린다. 속으로, 좋습니다, 우리 서로 찍어주기 합시다 하며 나도 정면으로 그들을 찍었다.
계속...(내용이 길어서 죄송합니다.)
![]() |
![]() |
![]() |
![]() |
---|---|---|---|
3311 | 한번더 | 은구리 | 2009.04.21 |
3310 | ■ "한사람 바보만드는건 시간문제 ? " ■ (2) | 중수 | 2009.04.21 |
3309 | ■ [성명서] '대기업 은행소유' 반대한다. ■ (1) | 중수 | 2009.04.21 |
3308 | ■ 당신 ! ...... 그러면 안되 ! ...... ■ (1) | 중수 | 2009.04.21 |
3307 | [봉하방문 후기1] 들으셨습니까? (16) | 가은 | 2009.04.21 |
3306 |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리는 기억에 남는 사진한장 (4) | 수노원 | 2009.04.21 |
3305 |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16) | 우물지기 | 2009.04.20 |
3304 | 여기 노무현대통령을 지지했던 촛불들을 기억하십니까? 힘내세요 (4) | 서민층 | 2009.04.20 |
3303 | 4월19일봉하마을에서 한컷.. (6) | 볼펜과연필 | 2009.04.20 |
3302 | 수사란, 말로 하는게 아니라 -바로 증거다 증거 ---Evidence (3) | 조지이모 | 2009.04.20 |
3301 | [호미든의 봉하時記] 역사의 중심에 서 있는듯 합니다 (37) | 호미든 | 2009.04.20 |
3300 | 합법적인 이명박아웃의 선거 포스터... 4.29 (10) | 자연과 사람 | 2009.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