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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부자입니다

돌솥note 조회 1,652추천 242010.11.29

김장을 많~이 했거든요.

물가가 너무 올라
요즘 김장 많이 한 사람이 부자라면서요?

한 줌도 안 되는 파 한 단에 20원 빠지는 4천원.
( 파값만 3만원 넘게 썼습니다 )
무 하나에 3800원.
총 오십만원이 훌쩍 넘는 김장비용.

파, 양파, 갓, 고추가루, 젓갈,마늘, 생강...
어느 하나 바싸지 않은 재료가 없습니다.
저는 농부의 딸이기 때문에
농산물 비싸다는 생각이 잘 안 드는데
-비싸다-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작년보다 김장 비용이 갑절이 되는 것 같습니다.

배추값이 천정부지로 솟을 때
청기와집에 사시는 분은
배추 비싸니 양배추로 김치를 담으라고 하시더라만
김치는 배추로만 담는 게 아니잖아요?

예상을 훨씬 넘는 예산 때문에 결혼 30년만에 처음으로
생굴, 생새우 넣는 걸 포기하고 김장을 했답니다.
몇 만원어치 사도 표도 안 날건데 싶어
손이 오그라들어 결국은 못 샀답니다.
덕분에 김장 후 굴이 듬뿍 들어간 겉절이 맛을 못 봤답니다.
참으로 소박한 서민들의 행복도 맛보지 못한 김장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담백한 김치가 되겠지요?

가장 기본적인 반찬인
김치도 맘대로 담가먹지 못하는 세상이 되었네요.


배추가 곧 도착한다는 택배 아저씨 전화를 받고
우선 생굴, 생새우 대신에
표고, 다시마, 무를 넣고 맛있는 국물을 만들었습니다.
고추가루 갤려구요.




































택배 아저씨한테 받은 봉하 배추를 주방에 일렬 종대로 정렬시키고
내가 역사 앞에서 방관자로 살지 않았다는 유일한 증거인
-탄핵반대 집회-에서 산 만원짜리 저 수건을 놓고 인증샷을 했습니다.


봉하재단에서 친절하게 가르쳐주신 대로 물빼기를 하고 있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물을 빼면 맛이 없답니다.


본격적으로 김치 담글 준비를 시작합니다.
여기부터는 장갑을 끼고 하는 작업이 많아
사진 찍는 것은 생략합니다.






















좋은 젓갈과 매실액도 넣고
남편을 조수로 기용해 봉하배절임배추 50Kg과
부족한 듯 하여서 절임배추를 더 사다가 김장을 끝냈습니다.
김장을 끝내고 저렇게 8통을 쌓아놓으니 부러울 게 없네요.

동치미 무 2단을 사다가 동치미도 며칠 전에 담갔습니다.
동치미는 늘 자신이 없습니다.
왜 어려서 먹었던 어머니의 동치미 그 맛이 안 날까요?
무만 넣고도 그런 맛을 내셨는데...

.
.
.


어느 분들은 봉하에 까지 가셔서
김장나눔 행사에 동참하시는데
저는 제 집 김치만 담가서 죄송합니다.

김정호 대표님과 여러분들의 수고와 땀으로 키운 배추로
김장을 잘 했다고 소식 전합니다.
감사하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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