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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4일, 봉하마을과 들녘의 오리

실비단안개note 조회 2,077추천 342009.06.15


봉하로 가는 길
봉화산을 내려온 우리는 봉하로 가는 막히지않은 길이 없을까하며, 봉하 삼거리에서 들어간 반대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공장과 들판이 나왔지만 (제대로의)차도가 나오지않기에 내비게이션에 'ㄴ ㅁ ㅎ ㄷ ㅌ ㄹ ㅅ ㄱ'를 검색하니 안내가 나왔기에 반가워하며 이끄는대로 가니 우리가 정토원으로 올랐던 정토원으로 가는 삼거리가 나왔습니다.
약은 고양이 밤눈 어둡다고, 그짝이었습니다.
우리는 다시 봉하삼거리로 갔습니다.

여전히 밀리는 차량으로 삼거리를 조금 지나 차에서 내려 걸었습니다.(제가 해작질이 많기에, 차가 아무리 밀려도 제가 더 느리다는 걸 알지만)차 보다 걷는게 더 빠를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걷다가 추모글 읽고 또 걷고, 그러다 또 멈추어 읽고 하다보니 중간쯤 되었는데, 김해 가락대로를 달릴 때부터 꽃집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던 국화가 도로와 한 켠에서 팔고 있더군요.
두 송이를 안아 향기를 맡으며 걸었습니다.

봉하마을 스케치
제가 언제 다녀왔나요, 그때 봉하 마을 주민 모두가 상주였기에 모내기를 못하고 있었습니다.언론을 대하는 이들과 봉하를 찾은 조문객들이 많이 안타까워 한 부분인데, 이제 봉하 들녘은 모내기가 끝났으며, 경운기(양수기)로 논에 물을 대고 있었습니다. 눈이 시렸습니다.

사람들은 노사모 기념관을 열심히 드나들었고, 마을 회관앞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초상화가 있으며, 참배는 줄을 서야 가능합니다. 이제 추모록이라고 해야겠지요. 사람들은 여전히 대통령을 그리며 흐려 읽지 못할까봐 또박또박 인사를 합니다.

음수대에 바가지가 가지런하며 봉하쉼터와 다른 점방들도 문을 열었으며 봉하빵은 줄을 서야 구입이 가능했습니다.

손녀 서은이에게 손이 시리지않도록 쭈쭈바를 감아주시던 봉하쉼터에서 추모객들은 국수로 허기를 채우거나 음료 등 간식을 장만하기도 했습니다.

서거 기간에 꽂혀있던 사저앞의 꽃다발이 시들었고, 빗방울이 약간 떨어졌기에 경비는 우산을 들고 조금 멀리있었습니다.

생가는 이제 지붕을 드러냈습니다.

차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주차할 곳이 없어서 다시 삼거리로 나왔으니 알아서 오라고요.
연락을 받는다고 금방 후다닥 갈 제가 아니지요. 천천히 구석구석을 걸었습니다. 흩날리던 빗방울이 멈추었습니다.

노사모기념관에는 여전히 대통령의 영상이 흐르고 함께 흐르던 노래는 '작은 연인들'이었습니다.

언제 우리가 만났던가 / 언제 우리가 헤어졌던가 / 만남도 헤어짐도 아픔이었지 / 가던 길 돌아서며 / 들리는 듯 들리는 듯 너의 목소리 / 말 없이 돌아보면 / 방울방울 눈물이 흐르는 / 너와 나는 작은 연인들 //

대통령 내외분이 앞과 천장에서 보고 계시는데 서럽게 눈물이 났습니다.
서거기간에 보이던 희망돼지는 많은 이들의 메세지에 덮였고, 손이 닿는 모든 곳에 그리움 가득한 인사가 붙어있습니다.

들리나요, 보이시나요, 볼 수 있다면 한 번만 돌아서서 봐 주시면 안되나요….
대통령 시절 국정 운영시 입으셨던 옷들이 곱게 접혀있었습니다. 유리관만 쓸어봤습니다.


봉하들녘
추모객들은 참배후 부엉이바위를 가르키거나 정토원을 오르고, 노란리본을 따라 원두막을 찾고 봉하들녘을 걷습니다.
흐린 날씨로 수련은 입을 다물고 있으며, 노란리본은 소리없이 힘차게 날렸습니다.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셔요~ 하며 달려오실 것 같은 봉하들녘에는 모내기가 마쳐졌으며, 수생식물단지에는 자원봉사자들이 풀을 뽑고 있었습니다.

"노사모에서 나왔나요?"
"아닙니다, 자봉입니다."
순수 토종 蓮을 고집했다는 연잎이 깊은 초록이 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떠났는데.

모내기를 한 논에 아기오리가 풀어졌습니다.
바람이 많아 그런지 오리들은 옹기종기 서로의 체온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가만 손을 갖다댔습니다.

한 여인이 (오리에게)그럽니다.
"야 니네들 이뻐하는 어른이 계시지않으니 어떡하냐…. "

돌아 봤습니다. 이 길인가,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추위 채 가시지 않은 3월 바람을 가르며 달렸었습니다. 우리는 줄을 서고, 스토커처럼 카메라의 창으로 걸음걸음을 지켜봤습니다. 부엉이 바위가 보입니다.

논 가장자리의 노란 네모 상자는 오리의 집입니다.

또 물었습니다.

"노사모 회원이세요?"
"아닙니다, 자봉입니다."
말뚝을 박아 (그물)울을 치는 중입니다.

아래의 노란 옷을 입은 분들은 부산 시민광장 회원이며, 우리는 서로 수고한다고 인사를 했습니다.

차도로 오르지않고 계속 농로를 걸었습니다.

삼거리가 가까워오자 빗방울이 굵어졌으며, 낮에 양산을 든 이들은 우산으로 바꿨지만 누구도 뛰지않았습니다.
삼거리에 자귀나무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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