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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바람이 분다> 대전- 늦었습니다 ㅜㅜ

소금눈물note 조회 1,684추천 432009.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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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도 믿어지지 않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사십 구 일이 흘렀답니다.
중음에 머물던 그분을, 이제 정말 허리를 깊이 숙여 떠나보내야 하는 날이랍니다.

가시는 날이라는데
좋은 곳으로 가셔서 이제 정말 평안하시라 인사드리는 날이라는데...

며칠을 하늘이 쏟아진듯 퍼붓던 비가 거짓말처럼 개었습니다.
행여나 마지막 가시는 길이 험하게 될까봐 마음 졸이며 밤새 뒤척였는데 하늘이 우리 마음을 아시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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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끄러미 얼굴을 들여다봅니다.
어디를 보고 웃으시던 모습일까요.
사저에 찾아온 손님들을 향해, "참 행복합니다" 부끄러운듯 웃으시던 그 얼굴이네요.
우리들의 꿈이라고, 희망이라고, 터무니없는 기대로 당신의 어깨를 잔뜩 짓눌러놓고, 정작 우리는 멀찌감치 떨어져 잘난 척 혀를 차며 외면했는데, 그 짐을 다 지고 외로이 견디던 청와대를 나와 비로소 당신은 행복하다 하셨지요.

일을 하지 않으니 당신을 좋아한다고, 어쩌면 당신의 노고와 애정을 그리 몰라주나 원망 한 자락 하실 법도 한데, 그저 허허 웃으며 손님들 앞에서 행복해하시던 당신.
어느새 백발이 되셨더군요.
몰랐어요. 5년 동안 그리 지치셨는지 정말 몰랐어요.
그래도 그 흰머리로, 까맣게 탄 얼굴로 둥글게 팔을 올려 하트를 보내주시던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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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피 흐르는 대금 선율에 당신을 떠올려봅니다.
어쩌면 이렇게 슬픈 노래보다는 꽹가리를 들고 쟁기덕 쿵덕 어설픈 박자를 부끄러워 아니하고 어깨춤을 추는 모습이 어울렸을 당신.
장마로 불어난 계곡에서 물수제비를 뜨고, 아이들처럼 풀썰매를 타고 언덕을 내려오다 엎어지던 당신.
국민의 마음이 풀린다면, 달걀 쯤은 얼마든지 맞아주어야 그게 대통령 아니겠느냐 하시던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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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앉은 청년의 가방에 스카프가 매어있더군요.
그 스카프의 문구,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였던가요.

잊을 수가 없을 겁니다.
이제 당신 같은 사람을 다시 가질 수 있을까요.
참말로 어느 이의 말마따나, 비단이 처음이라 비단인줄 모르고 걸레로 써버렸다는 이 뼈아픈 후회...
가마니짝으로도 못쓸 험한 짚쑤세미로 날마다 심장을 짖이겨 다치다보니, 목덜미에 바람처럼 감기던 그 비단손수건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서럽도록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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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말과 당신의 말이 멀지 않고, 우리의 기대와 당신의 마음이 그리 멀지 않는 곳에서 닿아 울리게 하던 당신.
'정치가의 얼굴'과 ' 정치가의 말'이 당신에겐 없었지요.
당신은 그저 그런 사람이었고, 그런 당신이 우리의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들 몰랐을까요.
적어도 당신의 진심만은, 그 진정만은 알았는데,
그런데 당신의 그 마지막 자존심, 그 진정을 다치고 싶어하지 않는 자존심이 당신을 어디로 이끌어올릴지를 왜 몰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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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의 노랫소리는 구슬픕니다.
우리들의 엄마였던 당신에게, 그 하늘길에 보낸다는 노래.
가만가만 따라하다 나는 또 목놓아 울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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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사위가 밤에 젖어드네요.
서울에서 내려온 이름짜한 사람들은 아니지만, 정말 마음 깊이서 간곡하게 보내는 마음이 이 광장에 앉은 우리를 하나이게 합니다.
알 것 같습니다.
무대에 서 있는 사람이나, 여기 앉아 무대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나  하나가 되어, 우리는 어쩌면 당신을 그토록 사랑했었다는, 당신 같은 사람 다시 없으리라는 그리움을 슬픔으로 저며내고 있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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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시로 당신을 그리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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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당신이 생전에 좋아하시던 노래로 당신을 불러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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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노래로 우리를 또 하나이게 한 가락들을 연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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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밤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당신의 얼굴을 그리워 외치는 마음들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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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서늘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하늘은 아직 파랗게 열려있는데,
볼을 스쳐가는 바람결에 옆에 앉아있던 친구를 돌아보며, 누구랄 것도 없이 우리는 속삭였습니다.
"여기 지금 오셨나봐!"

바람이 불면 당신이 오신 줄 알겠다 했지요.
노란 꽃이 피면 당신이 오신 줄 알겠다 했지요.
그 꽃이 진다고 당신을 잊는 일은 없겠노라 했지요.

여기.. 계시지요?
계시지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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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속에서 당신의 웃는 얼굴은 더 환해보입니다.
촛불과 함께 오셔서 촛불로 당신을 보내드리는 오늘.
자신을 희생하고 어둠을 밝히는 이 작은 초와 어쩌면 그렇게 닮으셨던지요.
자신이 닳는 줄도 모르고  뚝뚝 눈물을 흘리는 촛불을 바라보며
당신을 생각합니다.
당신이 주신 희망과 당신이 가진 외로움을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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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연주회가 있다는 젊은 연주자들이 당신을 위해 기꺼이 이 무대에 섰습니다.
마지막 연습을 포기하고 대통령님의 길에 풀어놓는 아리랑에 어깨파도를 탑니다.

당신과 일면식도 없었으나 자신이 가진 가장 소중한 몸짓으로 인사를 전하고픈 저 마음들을 아신다면
이제 외롭지 않으실거예요.
이렇게 많은 이들이 당신께 고마웠다고, 당신과 함께 지냈던 참 좋았었다고 늦은 고백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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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무대가 멈추었습니다.
무대 한켠에 서 있던 펼침막위로 당신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이 땅에 주신 한살이와 지난 사십 구 일의 대전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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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 바위를 뒤로 하고 영결식날 온 나라를 울렸던 한명숙총리의 조사가 흐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얼마나 긴 고뇌의 밤을 보내셨습니까?

얼마나 힘이 드셨으면,
자전거 뒤에 태우고 봉하의 논두렁을 달리셨던,
그 어여쁜 손녀들을 두고 떠나셨습니까?

대통령님. 얼마나 외로우셨습니까?

떠안은 시대의 고역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새벽빛 선연한 그 외로운 길 홀로 가셨습니까?


영상이 흐르면서 조금씩 새어나오던 흐느낌이, 누구랄 것도 없이 터진 둑처럼 걷잡을 수 없이 광장을 흔들어버립니다.
억지로 얼굴을 굳히고 영상을 보며 간간 안경을 닦아내다가, 그만 나도 모르게 엉엉 울어버리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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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가도 그 날의 경악과 분노와 서러움은 가라앉지 않습니다.
참말 어디 넋이 빠진 듯, 아니 온통 분노와 고통이 똘똘 뭉쳐 뇌수를 가득 채워버린 것만 같았습니다.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그리 말씀하셨지만  못난 백성은 창졸간에 당한 이 천붕지통을 가라앉힐 길이 없어 아무말이나 쏟아놓고 아무데나 붙잡고 싸우고 뒹굴며 보냅니다.
어리석어서... 아직도 그 마음을 다 헤아리지 못하는 어리석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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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엉엉 우는 귓가에 떨리듯 울리는 회심곡 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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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깊어가도 대열은 흐트러지지 않고 점점 늘어납니다.
끝쪽에 앉았다 생각했는데 어느결에 뒤돌아보니 무리의 맨 앞쪽이 되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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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을 가르는 북소리로 당신의 혼을 부릅니다.
설움에 지쳐 눈물 번진 얼굴로 우리의 마음을 다시 깨워 일으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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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콘서트는 막바지로 달려갑니다.
6.15청년회 "놀"의 무대가 열렸습니다.
우리 귀에 익숙한 노래가 나오면서 눈물을 씻고 광장은 다시 하나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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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만나 때로 우리 행복했고
때로 아프고 서러운 날 있었으나
오늘 우리는 참을수 없이  그립고 아픈 마음입니다.
밤이 깊도록 이 많은 사람들이 온 나라 각처에서 모여 나와서 촛불을 밝혀든 까닭은
아름다웠던 지도자를 떠나보내는 곡진한 인사이면서
가심을 결코 헛되지 하지 않는다는 우리의 다짐이겠지요.

긴 역사속에서 천천히 승리한다는 그 말을 믿으며
이 촛불을 결코 꺼뜨리지 않으리라는
당신을 영원히 우리 안으로 모셔, 우리가 이제 각각의 당신이게 하겠다는 결심이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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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세요 대통령님
우리들의 영원한 노짱.
당신이 지피고 간 불꽃 , 당신이 키우고 간 꽃들이
지금 온 나라에 이렇게 피어 물결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 밤 서울의 대한문에서, 부산대학에서, 수원에서, 대전에서, 광주에서
그리고 수 많은 방방곡곡의 광장에서, 거기 모인 마음들에서 이렇게 피어 물결이 되어 흐르고 있습니다.
온 나라를 흘러 불어가는 바람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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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은 헛되이 잊혀지고 더렵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이 주신 가치는 우리가 이제 맡아 지키고 키워나가겠습니다.
우리 후손에게 두고두고 가르치겠습니다.

우리에게 한 아름다운 지도자가 있었더니라
가장 가난한 요람에서 태어나 바람 센 생의 벌판을 지나왔으나, 그의 영혼은 한없이 맑고 곧았으니 그를 낸 땅의 가난하고 처절한 꿈을 희망과 꿈으로 바꾼 이.
추악한 무리들이 그의 맑음과 곧음을 시기하고 미워하여 그를 모욕하였으나 그 무리들이 감히 그를 더럽힐 수는 없어, 이승과 저승의 작은 다리를 훌쩍 뛰어넘어 마침내 그 무리들을 베고 이기니
우리에게 우리의 문자가 있는 한, 우리의 말이 우리의 마음을 지키는 한
대대로 그를 기억하고 기리리니

그런 지도자가 우리에게 있었더니라
참으로 자랑스럽고 한없이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그런 이를 우리가 가졌었더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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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바람이 붑니다.
이 바람은 결코 그치지 않고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우리의 그리움을 부르며 목덜미를 스쳐갑니다.

안녕 노무현.
다시 와요.
다시 바람이 되어 우리에게 와서 깃들어요.



참 많이 사랑했던 대통령님.
늦은 고백을 용서하세요.

당신을 만났던 것을,
당신을 알아보고 사랑했던 것을
제 생의 자랑으로 여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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