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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남편이 정몽준씨 밥을 먹고 살아서 울산에서 십여년 넘게 살았습니다.
울산은 좀처럼 눈구경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날은 눈많은 고장에서 태어난 제 눈에 보기엔
-눈이 왔다-는 표현을 하기에 민망한 적설량이었지만
그 지역에선 모처럼 -땅에 눈이 쌓인 날-이었습니다.
아침에 자는데 갑자기 동네가 시끌시끌 시끄러우며
남녀노소 모두 나와 탄성을 지르며 눈맞이를 했습니다.
사용할 기회가 별로 없었던 겨울장비로 중무장하고
눈놀이하는 우리 아이들을
흔한 기회가 아니라서 기념으로 찍어 두었더랬습니다.
86. 1. 16-이란 날짜가 찍혀있는 걸 보니 이십년이 훨씬 지난 옛날이네요.
참 세월이 빨라요.
저는 요즘 시속 58마일로 가거든요.
우리 아들 7살 때 일기입니다.
저는 아이들을 기르면서 때렸다는 기억이 거의 없고
우리 아이들도 비교적 조용한 편이고 말썽 부리는 아이들이 아니라서
스스로도 맞은 기억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 이십년도 넘은 이 일기장이 발단이었습니다.
-내가 매 맞고 자랐다는 명백한 증거야.
하며 갑자기 자기 신세가 서러워 다 큰 딸이 웁니다.
그러고 보니
늘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숙제하는 딸내미 때문에(지금도 못 고치는 병)
엄마인 저를 많이 속상하게 했고
그것이 유일하게 속 썩히는 부분이었습니다.
기질이 야행성이라서 남들이 자야 할 시간에 숙제 시작하는 버릇!
숙제가 많은 날은 징징거리며 12시가 넘어도 숙제를 못 끝냈던 일들!
이 날은 제가 화가 나서 쥐어 박아서 울었나 봅니다.
사건(?)이라서 동생 일기장에 올라간 걸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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