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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 받았습니다.

은빛노루note 조회 2,335추천 42008.09.17

작년 가을에 있었던 일입니다.

참고로 저는 충남 공주 토박이로 직장생활동안의 시간을 경기도에서 보낸것 외에는
공주를 떠나 본적이 없는 아낙네고 울 시댁은 밤농사를 주로 하는 동네인데

가을이면 길바닥에 밤이 굴러다니는데도 줍는 이가 없습니다.

내 산밤도 다 못 줍는데 남의 집 밤 줏을 여유 없답니다


가을이 되면 우린 밤 줏으러 가야하는데 그날도 우리부부는

밤 산에 가서 힘든 줄도 모르고 열심히 줏었습니다.

몇시간을 열심히 줍고 남편은 밤 포대를 차 있는 곳으로 옮기는 중인데

그 사이라도 더 줏을려고 열심히 밤을 줍는데 어디서 날아왔는지

부정파리 한마리가 얼굴 주위를 날아 다닙니다.

 

난 별 생각 없이 손으로 쫒으며 밤만 신나게 줍는데 난리가 났습니다.

그건 부정파리가 아니라 옷바시라는 벌이었고 순식간에 온가족이 내 몸을 향해 공격을 하는데

더워서 나시티 하나만 입었고 밤 자루 메고 간 남편은 멀리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하늘이 노랬고 이러다 죽지 싶었습니다.


계속 달려들어서 도망치는데 밤나무 가지에 이마를 정통으로 부딛혀 털썩 주저앉은 곳은

나무 베어낸 뽀족한 부분이었고 천만다행으로 급소는 피해서 찔렸습니다.

어떻게 그 상황을 헤쳐 나왔는지 다 지나고 보니 얼굴과 팔 다리에 13개의 흔적을 남겼고

다행히 머리는 비껴갔지만 폭탄 맞은 얼굴을 하고 멍하니 앉아 있었다죠.

상황이 종결되고 나니 벌 쏘인 곳에서 열이 나기 시작하는데

세상이 나를 거부한단 생각을 들었습니다.


남편의 말을 빌면 일류 코메디 한편 봤답니다.

갑자기 괴성이 들렸는데 그건 사람이 지를 수 있는 소리가 아닌 귀신이 포효하는 소리로

순간 자기도 놀랐답니다. 멀리서 쳐다보니 미친 여자가 난동을 부리는 것처럼 발광을 하는데

뭔가 이상한 걸 봤다고 생각 메고 간 자루 팽개치고 급히 달려오니 벌떼들과 한판 붙어서는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을 못하고 있는데 그 꼴이 정말 웃겼답니다.

웃을 수도 없고 혼자보기 아까운 장면이었다고 동영상 찍어서 티비에 내보내면 대박 났을 거라고 하며 놀립니다.



며칠이 지났습니다.

벌 쏘인 곳보다는 이마 부딛힌 곳이 더 아프고 찔린 엉덩이가 더 쑤시지만

그런대로 좀 나아진것 같아서 나아졌다고 말했더니

"앞으로 남편 말 잘 들어 얼마나 남편 말을 안 들으면

벌들이 쫒아 와서 벌을 주냐“ 합니다.


남편말 잘 안 들어서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정통으로 벌 받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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