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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눈이 많이 왔던 날. 그 눈을 다 맞으며 마당에서 혼례를 치루었던 언니. 눈 덮힌 큰언니네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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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장독대
첫날밤!
듣기만해도 가슴설레는 말입니다. 40년하구두 한참 하필 크리스마스날 족두리 쓰고 사모관대 쓰고 잔디 시집 간 날입니다.
유교집안이라 크리스마스 개념두 없었고 동짓달 보름 길일로 지낸 혼인이였다. 아버님 형제 4형제분 사촌이 30명. 서열로는 내가 10번째구 결혼순서는 5번째였다.
그러니까 미혼인 오빠들이 다섯이나 있었다. 드디어 첫날 밤 짖꿎은 사촌 오빠언니들이 창호지문을 얼마나 무자비 하게 찢고 엿보기 한다고 문살만 앙상하게 남겼다.
그날따라 함박눈이 왜그리 쏟아지던지 문살만 남은 앞뒤문을 통하여 함박눈이 신랑 각시 이부자리위로 날아 들었으니 이 얼마나 멋지고 낭만적인 "첫날밤"인가?
교통수단도 도로도 없든 먼먼 그시절 신행길이 난감해 잠도 오질 않았다 한참을 걸어나와 면내에 딱한대 있던 낡은 "도락고"(트럭)타고 시집왔다.
그 날 눈이 얼마나 많이 왔든지 후행 오셨든 세 사촌 오라비들이 길을 더듬어 가며 귀가했단 후문이고 눈덕분에 단 한장두 결혼기념 사진이 없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눈내리는 날이면 아스라히 먼 엣날을 추억하며 멋진?? 첫날밤을 회상해본다, 그래도 그밤이 추웠다는 기억은 없는걸 보면 두사람의 사랑의 온기였을까?
[출처] http://blog.naver.com/alswk875/memo/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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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언니는 제가 초등학교 4-5학년 때 쯤 함박눈이 엄청 많이 왔던 크리스마스에 결혼을 했습니다. 주먹만한 함박눈이 쏟아지는 초례청인 안마당에서 차일을 치고 전통혼례를 치뤘던 기억이 납니다. 사람이 띨띨해서 예전 기억을 잘 못하는 편인데(증세가 좀 심한 편이거든요) 그 날 눈이 엄~~~청 많이 왔다는 거 자고 일어나니 방문의 창호지가 다 뚫어져 있었던 건 기억이 납니다.
맞선을 봐서 결혼을 했는데 군복입은 형부의 명함판 사진을 매일 보시며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사진 속의 사윗감을 보시고 '콧날도 좋고, 귀도 잘 생기고...... ' "코 잘 생긴 거지는 있어도 귀 잘난 거지는 없단다." ( 코와 귀의 순서가 바뀐 것인지도 모릅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 하시며 어린 저에게 자꾸 사진을 디미시며 은밀한 목소리로 "얘, 네가 보기엔 어떠냐?" 하고 물으셨는데 초등학생이 뭘 알았겠습니까?
그 꽃다운 나이인 23살에 결혼했던 언니가 일주일 후면 칠십이 됩니다. 참 세월이 빠르네요.
그 때 초등학생이었던 저라고 그 세월이 비껴갔겠어요? 오늘은 미용실에 가서 염색을 해야겠습니다. '그 놈의 흰머리는 잠도 자지 않나?' 했더니 요즘은 그 흰머리라도 많은 게 좋아보이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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