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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를 아시나요? - 쥐잡기 대회 -

돌솥note 조회 1,237추천 202009.12.31





제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는
(1961년 4월1일에 입학했다고 기억됩니다 )
요즘같이 추수가 끝날 즈음
온 동네가 '쥐잡기'를 했었습니다.
이장님이 집집마다 쥐약을 나누어 주고
집단적으로 -쥐 소탕전-에 들어가는 것이지요.


그러면 학교에서는 쥐꼬리를 잘라서
성냥곽속에 한통씩 넣어가지고 오라고 합니다.
그 시절은 오징어가 참 흔해서
마른 오징어 다리를 물에 불려서
재를 발라 감쪽같이 해오는 친구도 있었지만
쥐도 역시 흔해빠져
쥐꼬리 자르는 작업이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때는 국가에서 명령만 내리면
모든 것이 척척 이루어지던 군사정권 시절이라서
그것이 가능했고
또 그 시대에 적합(?)했던 통치방법일 수 있었겠지만
사진을 보니 검정 무명 바지 저고리 차림의
퍽 가난했던 시절이었는데도
'추억은 아름다워라'
선지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어른들이 꽤 있더라구요.
저는 저 사진보다는 한참 더 뒷세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명 치마 저고리 입고 다니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러고 보면 저도 -옛날 사람-이네요.




제가 매일 왕복 8Km를 걸어서 학교를 다녔는데
지금 생각하니
자연의 아름다움과 계절의 변화를 즐기며
너무나 멋진 성장기를 보냈음에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해빙기의 질척거리는 황톳길에
고무신 바닥 가득 흙이 잔뜩 달라붙어 힘들었지만
아지랑이 아롱거림을 보고 봄이 오는 걸 느꼈고
꽁꽁 얼었던 시냇물이
가운데 부터 녹기 시작하며 버들강아지가 싹을 틔우고
길가나 무덤 근처에 지천으로
할미꽃이 피어나던 봄.


퇴약볕에 힘들었지만
오는 길에 발가벗고 저수지에서 물장구치고 놀다가
뜨겁게 달구어진 바위에 빤쓰를 널어 말려입고 왔던 여름.
매캐한 모기불 냄새를 맡으며
멍석위에서 별을 바라보다 잠들었던 여름밤.


메뚜기가 톡톡거리며 튀던
가을 들판의 풍요로움속에
볍씨를 까먹거나
김장무밭의 아직 덜 자란 무를 뽑아 먹으며 왔던 가을.


유리알같이 매끄럽던 겨울 빙판길.
젖은 손으로 문고리를 잡으며 '쩍' 달라붙던 추운 겨울.
아주 추운 날에는
잡아도 잡아도 없어지지 않던 이를 없애려고
내복을 벗어 '이'가 얼어죽으라고
밖에 내놓고 잤던 일.
폭설이 내리면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해 큰 소나무 가지가
 "쩍!"
갈라지던 소리를 들으며
포근하고 두꺼운 솜이불 덮고 잤던 겨울.
등잔불 옆에 앉아
떨어진 양말을 깁다 앞머리카락 태워먹던 그 겨울밤.


그러나 제가 가장 좋아했던 계절은 늦가을이었습니다.


추수가 끝난 황량한 가을 들판과
뺨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
해질 무렵 청명한 하늘을
'시옷'자로 날던 기러기떼.
어둑한 산길에 바스락 거리던
떡갈나무잎 소리에
발걸음을 재촉했던 해거름지던 하교길.
조금은 쓸쓸하고 외로운 느낌이 들던
그 늦가을을 참 좋아했었습니다.


그 황량하고 쌀쌀하며 텅빈 들판이 있는
11월을 무척 좋아했는데
어느 때부터인지 이젠 봄이 좋아졌습니다.
나이를 먹었다는 증거랍니다.


쥐잡기 대회 사진을 보고 또 수다가 길어졌네요.
.
.
.

4~5년 전에 썼던 글이네요.
제목이 -쥐잡기 대회-라고 되어 있어서
뭔 내용인가 하고
다시 한 번 읽어 봤습니다.

도시에서 자랐거나
그 시대를 살아보지 못한 분들은
도통 이해가 안 되시겠지요?




Come Waltz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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