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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기> 봉하가는 길 -4

소금눈물note 조회 1,110추천 112012.05.22

 

 

다른 데 해찰하며 돌아다니는 사이에 잔디언덕에선 벌써 마당이 벌어졌어요.

이 더운 한낮에 제 친구는 그늘 아래서 헥헥대고 있는데 (그래서 살 좀 빼자고 했잖아 이 인간아!!)

저 분들은 도대체...

 

한낮의 뜨거운 열기보다 더 뜨거운 무엇이 그늘 한 점도 없는  이 언덕으로 모이게 했을까.

문득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그러나... 이런 마음은 0.5초.

저는 역시 끝까지 저 분들처럼 훌륭한 사람은 아직 못 되는 고로 그늘에서 침 흘리며 무대를 보고 있는 친구에게

냉큼 달려갔습니다.

 

 

넋놓고 좋다고 입 벌리고 웃고 있는 친구님.

 

"눈이 다 환하잖아?

사람은 모름지기 일단 인물이 추천장이야.

우리 대통령님은 진짜 너무 외모지상주의자셨다니깐.

사방에 저런 인물들만 세워놓고 계셨으니."

 

"침 떨어진다...!"

 

"츄릅;;"

 

조곤조곤 이어지는 말씀 사이로 대통령님 일화에 잔잔히 웃다 가슴이 울컥해지고...

아무래도 봉하만 오면 제 정신 챙기기가 어렵습니다.

 

그리움은 우리 모두 마찬가지인가봐요.

웃으며 추억하다가도 눈물이 어쩔 수 없이 떨어지는 건요...

 

많이 그립습니다.

정말.... 참 그리운 분이십니다.

 

돌아가시고 언젠가 팔월쯤이었던가 꿈을 꾸었어요.

잔디밭 너머 정토원으로 올라가는 길 쯤이었는데 여사님과 대통령님이 아침 산책 차림으로 수행원들과 나서셨더군요.

저도 제 친구들과 언덕길을 오르다 마주쳤어요.

꿈에서도 너무 반가워서 쫓아가 꾸벅 인사를 드리니 빙긋이 웃으시면서

 

"참 좋은 날입니다. 모두 좋으시요?'

 

저희들을 보고 악수해주시다 수행원들께 말씀하시니 뒤따르던 분들도 함께 웃으시더군요.

 

"걸을 만 합니다. 조금 힘들어도 다 끝이 있는 길이니까요. 잘들 살펴가이소."

 

손을 흔들며 가시는데 깨어나서도 생시인 듯 선연해 오히려 어리둥절했지요.

당신이 가신 길이 걸을만 하다고, 힘들어도 다 끝이 있는 길이니 천천히 따라오라고 하신 말씀일까요?

우리는 죽었다 깨나도 그 길 그 마음으로는 못 갈 것 같은데요.

 

잔디언덕에 앉아 함께 모시던 분들의 추억담을 듣다보니 문득 그 말씀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부산에서 활동하시는 인디밴드라고 하셨는데 제가 멀어서 밴드 이름을 잘 못 들었어요.

죄송합니다.

<희망버스> 응원하시다 아홉시 뉴스에 출연하시는 바람에 "빨갱이"라고 아버지께 구박받는다고, 그래도

이 무대에 선 게 꿈만 같고 영광이고 너무 좋다고 하신 분들.

제가 다 고맙습니다.

토크가 길어지면서 경운기 시동이 꺼졌다고 명계남씨가 소개하시는데 웃었어요 ㅎㅎ;;;

 

 

 

 

오월은 어디나 노란 색이 먼저 보입니다.

천지에 핀 노란 꽃들, 노란 마음들이 눈물처럼 보였습니다.

이젠 그러지 말아야지. 이젠 이 힘으로 일어나 걸어야지 하는데..그게 쉽지만은 않아요.

너무 오래 주저앉아 있으면 좋아할 애들은 누구 뿐인지 뻔히 아는데요.

지기 싫어서 일부러 얼굴 굳히고 사납게 주먹을 휘둘러도 보지만...그래도 마음이 허전하고 서럽고 괴로운 것은

요즘 보는 뉴스가 더 싫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들 그러세요... 진짜 그러지들 말자구요.

누구 좋으라구요. ㅠㅠ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처음 봉하에 온 조카에게 보여주고 싶은 곳이 아직 많습니다.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아쉽고 죄송합니다.

 

뒤쪽으로 나오다 농군정호님을 뵈었습니다.

 

"악수하고 싶어! 나 인사하고 갈래!!"

 

"셔럽!! 망신살 보태지 말고 얼른 와!!"

 

"아웅~ 여기 아니면 또 언제 보겠다고. 앗 김경수님이다!!"

 

"정신차려 이 사람아!!"

 

안 따라가려고 버둥버둥하는 제 목덜미를 친구가 질질 끌고 나왔습니다.

그 몸무게나 이 몸무게나 보태고 뺄 거 없이 최홍만급인 건 마찬가진데 제가 지고 마는 건 아마 제가 좀 더

착하기 때문이겠지요. ㅠㅠ

 

 

 

처음, 봉하마을 경계석에 노란 병아리가 그려졌을 때 저는 오마이뉴스 기사로 읽으면서 참 많이 울었어요.

여름 내내 뙤약볕 아래서 고생하신 대학생들도 너무 고맙고, 저 병아리 끝을 따라 마을 길로 가는 수 많은

어린이들의 마음이 바로 제 마음이어서요.

 

이젠 정말 슬픈 말은 하지 말아야 할텐데...

 

 

죄송합니다.

도촬입니다.

아빠 품에 안겨 노랑개비숲을 가는 아기 모습이 너무 예뻐서 몰래 찍었습니다.

 

 

잔디언덕에서 묘역으로 이어지는 곳에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많은 손님들이 쉽게 발길을 옮기지 못하고 사진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계셨습니다.

 

 

듬직하고 멋진 저 모습들을...

 

다시 볼 수 있겠지요?

그렇겠지요 분명?

 

 

"저렇게 우리 모두 저금통을 채웠지.

온 국민들이 다 저렇게 저금통을 보내서 그걸로 선거를 치르고 대통령을 만들었단다.

그 분은 그런 분이셨다. 우리가 만든 우리 대통령이셨어."

 

어린 아들에게 허리를 굽히고 설명하시던 젊은 아빠.

그 어린이는 지금은 저 뜻을 다 알지는 못하겠지만 아빠처럼 그 많은 사람들이 이 더운 여름에 노란 바람개비 숲에서

지금은 없는 한 사람을 그리고 자랑스러워하며 추억하던 그 일을 생각하겠지요.

어린 아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아빠의 마음이 무엇이었는지 아마도 그건 잘 알 것이라 생각해요.

 

어린 친구의 세상에는 우리가 지금 겪는 그 모질고 추악한 정치는 절대 없기를, 그런 사람은 절대 다시는 없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윽.. 또 길어졌어요.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제 내내 월급도둑질을 해서 오늘은 모처럼 착하고 성실한 직장인코스프레를 했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진짜 이번 방문길 마지막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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